[즐거운 도시 다이어터 Vol.2]
2021년에 우리나라의 총인구 감소가 시작되면서, 뉴스에서는 떠들썩하게 인구 감소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렇지만 다들 아시다시피 지방 소도시에서는 인구감소가 오늘 갑자기 일어난 일이 아닙니다.
제가 살고 있는 전라북도의 경우에도 전주시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시군이 1990년대에 가장 많은 인구 수치를 보였고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 인구의 감소를 고질병처럼 겪어 왔습니다. "1990년대부터 감소했다"라는 것부터도 사실 통계 상의 눈가림이라고 볼 수 있죠. "그 이전부터 인구가 대도시로 유출되었지만, 1990년대에 이루어진 도농 합병에 의해 인구가 깜짝 증가했다"가 사실인 지방도시들이 대다수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2개의 지자체였던 곳이 하나의 지자체로 합병되면서 인구가 합쳐졌고, 합병된 그날에 급증된 인구가 현 지자체의 최대 인구 기록인 경우들이 많습니다.
인구감소가 하루 이틀의 일이냐, 통계가 잘못되었다 하며 콧방귀를 뀌려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오랜 기간 동안 인구감소를 고질적으로 겪어온 지자체들 대부분이 총인구 감소 이슈에도 위기를 느끼지 못했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오히려 지방 소도시들은 최근 들어 인구 감소폭이 줄어들었기 때문이죠. 도시로 빠져나갈 인구는 거의 다 나가버려서 인구 감소폭이 크던 1990년대, 2000년대보다는 인구가 안정화되었다고 판단하는 곳들도 있습니다. 점점 고조되어 오는 초고령화에 따른 2차 인구 감소를 모른척하고 잠깐 한숨 돌릴 수 있는 순간이 도래한 것입니다.
이 순간 우리는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지역만은 인구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인구 증가를 대비한 시설 유치를 할 것인가? 잠시 안정적으로 보이는 인구에 안주하고 권태를 즐길 것인가? 건강한 도시 다이어트로 제2의 인구감소를 대비하고 건강한 지역으로 다시 태어날 것인가?
당신의 선택에 도움이 되기 위해 저는 오늘 무리한 시설 유치로 파산을 하게 된 일본 유바리시의 이야기를 짧게 해 보겠습니다. 많이 알려져 있는 사례이죠.
일본의 지방 소도시인 유바리시는 2006년에 파산을 선언한 도시로 유명합니다. 유바리시는 1960년대에 일본의 대표적인 탄광도시로 최대 인구는 1960년대, 약 12만 명이었습니다.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탄광산업이 사양되고 인구가 급감하자 유바리시는 탄광에서 관광으로 전환하는 발전전략을 세우고 석탄박물관, 리조트, 스키장 등을 건설합니다. 이러한 "관광화" 정책은 타 지자체에서도 수없이 진행하는 전략으로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겠죠.
그러나 그 당시에는 일본도 인구감소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인구 감소"에 따른 세수 감소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 수요 예측 없이 무분별하게 시설을 건설했다는 점, 전시 행정과 무분별한 투자, 제3 섹터의 실패 등을 반복했다는 점 등등이 파산을 불러오게 됩니다.
파산을 선언한 2006년 유바리시의 지방채 등은 약 630억까지 증가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파산을 선언할 당시에 유바리시의 인구는 12,000명, 세수 약 8억 엔이었습니다. 세수를 다른 어떤 곳에도 사용하지 않고 부채 원금만 갚는다 해도 78.75년을 갚아야 하는 규모였죠. 파산 직전에는 부채를 갚기 위해 다른 부채를 사용하고, 분식회계까지 하는 처절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 후 유바리시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2006년 이후 인구가 모두 사라졌을까요? 아닙니다. 현재 약 7,500명의 인구를 유지하면서 나름의 인구 안정기에 들어갔습니다. 다만 그 속이 여전히 끓고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일본의 교토가 작년에 돌연 제2의 유바리시는 교토가 될 수 있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이대로라면 재정이 10년 내 파산할 것이라는 이야기였죠.
남의 나라 이야기 같으신가요? 우리나라도 세수보다 공무원의 월급이 많은 지자체가 60여 개소나 된다고 해요. 호~옥시 여러분이 사는 곳은 아닐까요?
정부가 2021년 10월 인구감소지역 89곳을 고시하고, 지방 소멸 대응기금을 마련해 10년간 10조 원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벌써 2022년의 사업은 접수가 시작되었고 8월부터 추진한다고 해요.
당신의 지역은 어떠한 선택을 하셨나요? 궁금하네요
아! 유바리시는 최근 멜론 산업이 잘 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