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세레나 Aug 12. 2020

좋은 책을 만나면 생기는 기분 좋은 변화들

독서 4개월째, 나의 변화는?

 사람들마다 '좋은 책'에 대한 기준은 저마다 다양할 것이다. 누군가는 '자신에게 변화를 주는 책' 혹은 '읽을 때마다 더 나은 사람이 되게 해주는 책'이라고 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작가가 존경받는 삶 혹은 떳떳한 삶을 살아왔느냐'가 좋은 책의 선정 기준이라고 했다.

 예전에 나에게 좋은 글과 책이란 '공감을 줄 수 있는 글'이었지만 최근에 하나가 더 추가가 되었다. 글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책, 굳이 어렵게 설명하지 않아도 감탄을 하게 만드는 글이다.





최근에 꽤 좋은 책을 많이 만났다. (내 기준에서는)
- 태수 문정의 '1센티 다이빙'
- 박정민의 '쓸만한 인간'  
- 이주영의 '나는 프랑스 책벌레와 결혼했다'
-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
- 김민식의 '매일 아침 써봤니?'가 그랬다.
그리고 지금 읽고 있는 파울로 코엘료의 '흐르는 강물처럼'이 그러하다.

 재밌는 책, 혹은 나와 찰떡같은 좋은 책들을 만나면 괜히 
배가 살랑살랑 아프고 (이상하게도 진짜로 화장실을 자주 간다. 뭘까?) 책을 한숨에 다 읽는 게 아까워서 몇 페이지를 조금 읽다 덮고 또 읽기를 반복한다. 일부러 느리게 음미하며 꼭꼭 씹어 읽고 싶어서이다.

20대 초반에 내게 엄청난 영향을 준 글귀가 있다. 당시 싸이월드에서 이 글을 우연히 접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여행의 지침으로 정했다. 바로 파울로 코엘료의 '흐르는 강물처럼'에서의 구절이었다.


다르게 여행하기
1. 박물관은 피한다. 그 나라의 과거보다 현재에 충실하자.

2. 술집에 간다. 디스코텍이 아니라 오순도순 술잔을 기울이며 신과 세상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곳 말이다.

3. 여행은 혼자서 가되, 결혼한 사람이면 배우자와 간다. 그래야만 정말 그 나라를 알 수 있다.

4. 너무 많이 사지 말자.

5. 한 달안에 전 세계를 다 보려고 하지 말자. 4-5일씩 한 도시에서 머무르는 것이 일주일 안에 다섯 도시를 도는 것보다 낫다.

 파울로 코엘료의 '흐르는 강물처럼' 중에서



이 글을 접하고 나는 정말 곧이곧대로, 20대의 대부분의 배낭여행을 혼자서 했고, 당당히 루브르 박물관을 스킵하고 공원 벤치에서 누워 있었으며, 적어도 일주일은 머무르며 도시를 보려고 노력했다.

그 당시에 나에게 엄청나게 큰 영향을 준 글귀의 책인데, '왜 나는 이 책을 읽지 않았을까?' 하는 물음이 생겨 오늘 새벽 3시 반에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서 부랴부랴 ebook을 구매했다. 읽어보니 초반부 내용이 익숙한 것을 보니, 아마 10년 전쯤에 이 책을 읽었던 듯하다. 그리고 20여 페이지 정도 읽다가 덮었나 보다.(이후에 내용들이 생경한 것을 보니)




 똑같은 책도 '나의 변화'의 의해서 지루한 책에서 인생 책으로 변한 걸 보니 애초에 좋은 책이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 책을 좋게 받아들이는 나와, 지루하게 받아들이는 나의 가치가 개입될 뿐이라는 생각도 잠깐 했다. 하지만 내 주관적인 입장에서 좋은 책은, butterfly in my stomach이라는 영어 표현처럼 뱃속에서 꿀렁꿀렁 거리는 설렘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엄청난 스파크가 터지는 매개체가 되는 책이다.

파울루 코엘료의 책을 단 30페이지만 읽었는데 무수한 글감들이 떠올라 (작가 코스프레는 아닙니다만) 메모장에 나의 생각들을 수없이 적어내려 갔다.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몰랐던 글들이 탁! 누가 글귀를 틔어주었다고 해야 할까. 흐르는 강물처럼을 읽고 갑자기 나는 
 
사람들이 비난하는 작가, 한비야나 공지영에 대한 나의 생각도 정리하고 싶어 졌고 세상과 거리 두는 연습에 대한 나의 생각도 정리해야겠다 생각했다.
앞으로 더 많은 책들과 나의 생각들이 부딪혀 스파크를 터지는 경험을 더더욱 해보고 싶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