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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레나 Sep 02. 2020

'여행에 미치다' 사건에 대해

조심스럽게 적어보는 글



 최근 '유튜브 뒷광고 논란'에서부터 '여행에 미치다 논란'까지 , SNS에서 화려하게 활동했던 인플루언서들이 더없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여러 사건들이 발생했다. 그들은 일반인이었지만 연예인과 다르게 일일이 구독자들과 쌍방향으로 소통하고 정보를 나누면서 급속도로 채널들을 성장시켰고 대중들에게 친밀감을 주며 그렇게 승승 가도를 달렸다.

그러다 며칠 전, 친구와 통화를 하는데 "여행에 미치다 말이야"라고 운을 떼길래 친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나 그 사람들 인스타 안 봐. 자격지심만 느껴져" 했더니


" 아니 그게 아니고 요새 난리 났다고! 몰라?
거기 대표라는 사람이 여행 포스팅에 실수로 영상을 잘못 올렸는데 그게 성적 동영상이었데"

라고 하는 것이다.

들어가 보니 이미 SNS부터 다음날 아침에는 온통 하루 종일 기사화되면서 네이버 1위 실검에 떠있었다. 무슨 일이었을까 하며 여미 채널에 접속하니, 많은 구독자들의 화난 댓글들이 보였다. "경찰 수사받으세요! 모두 언팔로우를 합시다! 똑바로 사과하세요!" 등등. 사건의 진위여부를 떠나 물론 불법적인 동영상을 보는 것, 소지하는 것 해서는 절대 안 되는 일이다. 하지만 그가 만약 아주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이렇게까지 질타를 받지 않았을 테다. 채널의 파급력이 컸기에 수많은 질타를 받고 있는 상황이 다소 안타깝다.



 

 나도 여행에 미치다 초반에는 그들의 채널을 좋아했었다. 다양한 여행정보들과 예쁜 사진과 영상들을 보며, 여행에 대한 욕망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도대체 어떻게 사진을 찍는 건지) 사진 색감이 너무 이뻐서 '와 나도 사진만 잘 찍었다면 이때까지 여행한 거로 저렇게 인플루언서가 되었으려나' 하고 말도 안 되는 괜한 상상도 해보았다.

여미 크루들의 몇몇 개인 인스타도 팔로우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그들의 모든 계정을 팔로우를 취소했다. 그 이유는 어느 순간부터 광고처럼 보이는 협찬 여행이나 협찬 제품 포스팅들이 눈에 띄게 너무 늘었기 때문이다. (물론 당시에는 광고라는 말을 하지 않았지만, 지금 다시 들어가 보니 유투브 뒷 광고 논란 이후 모든 포스팅에 #유료광고 #광고 등의 키워드를 붙여놓은 것을 보았다.) 상당수의 포스팅이 유료광고로 드러나서, 다시 한번 실망을 하게 되었다.

허나 내가 만약 운영하는 채널이 커져서 수많은 유료 협찬과 광고글이 들어왔을 때 제의들을 모두 거절하고 투명하게 운영할 수 있었을까?라고 자문하면 나 역시도 그러지 못할 것 같다. 아마 나는 그들에 대한 질투였나 보다. 나와 나이가 비슷하고, 나도 나름 여행도 적게 다니지 않았는데 저들은 많은 사람들에 관심을 받고, 연예인처럼 고가품을 협찬을 받고 애프터 파티에 가고, 셀럽들과 사진을 찍고 올리는 화려한 모습에서 아마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꼈던 것 같다.


단순히 불법 영상 소지했다는 것 이상으로 사람들이 이토록 이 사건에 화난 이유에는, 아마 몇 년 동안 여미의 성장과정들을 그대로 보면서 상업화되어가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실망과 안타까움 등이 쌓이고 쌓여 이 사건을 맞아 터진 것이라고 본다. (물론 텔레그램 사건과 맞물려 더 주목받는 것도 사실)

 평범한 우리는 매일 일하고, 미래에 대해 고민을 하고 1년에 한두 번 여행 가는 날만 보며 사는데,  그들은 남녀 짝짝 모여 허 구언 날 해외에 나가서 좋은 호텔에서 자고, 좋은 곳에서 놀고, 마시는 모습에 (인스타에서 보이는 모습은)  초반에 여행에 미치다의 신선한 커뮤니티의 모습은 전혀 볼 수 없었으니까 말이다.

 필요 이상의 비난은 분명히 자제가 되어야 한다. 어떤 분들은 익명 계정을 만들어 일일이 크루들의 개인 인스타 계정 댓글에 똑같은 내용을 복사 붙여 넣기 하며 " 조준기 씨랑 무슨 사이죠? 사과하세요. 해명하세요 "라는 여러 댓글 테러를 하시는 것을 보았다. 사건 이상으로 비난받는 여타 크루들이 처한 상황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오늘은 여미 대표다 자살시도를 암시하는 말을 남겼고, 여럿 기사들의 자극적인 기사 제목들과 원색적인 댓글도 많이 보인다.

 SNS로 흥한 자, SNS로 망한다라는 말을 여실히 보여주는 여럿 사건들에 나도 앞으로 블로그나 브런치 등을 운영하며 더 조심해야겠다 뼈저리게 느낀다.



사진출처 : 1boon.kakao.com / adi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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