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단호한 제제 Sep 03. 2023

헛된 '인간관계'(?)

물리학의 '벡터'로 읽어 보는 인간관계

우리 팀 막내는 친구가 너무 소중하다고 한다.

친구들을 위해서라면 자긴 뭐든 할 수 있다고..


그 모습이 이뻐서 그 친구를 좋게 보았지만,

한편으로는 결국은 영원하지 않을 인간관계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내심 걱정이 되었다.


나도 그런 '인간관계'에 내 삶이 흔들릴 정도로 시간을 쓰고 집착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학창 시절 깊은 우정을 나눴던 친구들과 연락이 뜸해진다. 다들 살기 바빠서 그렇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각자의 삶을 살면서 겪고 있는 상황과 경험도 다르고, 삶에 대한 선택과 괌점도 많이 다른 것을 느낀다.


너무 비슷해서 눈빛만으로 통했던 우리가! 평생을 함께 해야 한다고 다짐했던 우리가!

이제는 너무 달라져 버렸다.


나는 소위 '관계지향적'인 사람이다. 관계에 매여 내 길을 가지 못할 때도 많고, 결국 그 관계를 평생 지킬 수 있다는 믿음으로 어리석은 선택들을 수 없이 했다. 마치 애정결핍증 환자처럼.... 그 어리석음으로 인해 내 인생은 정말 많이 돌고 돌 수밖에 없었다. 한편으로는 그 어리석음으로 돌고 도는 인생을 살면서 더 많이 사람을 겪고, 배우기도 한 거 같다.


결국, 내가 그토록 집착했던 '인간관계'는 영원하지 않으니, 헛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물리학의 '벡터'와 '인간관계'

인간의 '의도'와 '감정'이 벡터?


물리학에서 '벡터'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이 개념을 인간관계에 적용해 보면 일맥상통한 부분이 있는 거 같다.


물리학에서 '벡터'는 속도, 힘, 가속도 등 크기와 방향을 가진 양이다. 복잡다단하게 보이는 인간관계에도 '벡터'와 같은 개념을 넣을 수 있지 않을까? 예를 들면, 인간의 '의도'와 '감정'



나의 '의도'가 곧 내가 맺게 될 '인간관계'의 방향

우리가 '선한 의지'를 갖고 먼저 '사랑'과 '존중'을 해야 할 이유


우리가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의도'이다. 여기서 '의도'는 벡터의 '방향'과 유사하게 간주될 수 있을 거 같다.


의도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에 따라 관계의 질이 달라진다.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다면, 그 관계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나쁜 의도를 가지고 있다면, 그 관계는 부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다. 예를 들어, 친구에게 선물을 줄 때, 의도가 친구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라면 그 관계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고, 선물을 주는 것이 결국 자신의 능력을 과시할 의도였다면 '선물을 주는 것'이란 보이는 행동은 같아도 그 관계는 결국 어색해질 수 있다.


보이는 행동은 같아도  인간은 각자의 해석에 기반해 서로의 '의도'를 판단하기에 관계의 결과는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해석이란 각 개인이 삶을 살아오면서 겪어온 경험과 지식, 관점을 담은 개인별 패러다임에 기반한 관점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벡터로 간주할 수 있는 것은 인간의 '감정'이다. 이는 물리학적인 벡터에서 '크기'와 유사하게 보인다. 감정이 강하면 그 벡터의 크기도 크고(관계가 강하고), 감정이 약하면 그 벡터의 크기도 작다(무관심은 관계를 약하게 할 것이다). 즉, 사랑, 존경, 신뢰 등의 감정이 강할수록 상호 간 관계의 '크기'는 커지고 견고해질 것이다.


만일 내가 먼저 '선한 의지'를 갖고 상대를 사랑과 존경, 신뢰의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더 견고하고 긍정적 관계를 갖게 될 확률이 커지지 않을까 싶다.


가끔 내가 이런 말을 하면, 팀원 중에서는 '너무 도덕적'인 것을 강조하는 거 아니냐는 반박을 하는 친구도 있다.  사실 나는 그렇게 도덕적이거나 바른생활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인간관계는 단순하지 않다. 여러 가지 의도와 감정, 상황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이것은 여러 벡터가 합쳐져 하나의 임베딩 벡터(결과 벡터)를 만드는 것과 같다.


친구 관계에서는 존경과 애정, 공동의 목표 등 여러 '벡터'가 합쳐져 깊은 우정이 형성될 수 있고, 연인관계에서도 여러 가지 면에서 작은 벡터값으로 인해 유사함과 안정감을 느꼈거나, 의도와 상황으로 서로에게 작용하는 강한 끌어당김을 느꼈을 수도 있다. 직장관계도 마찬가지다. 내가 먼저 동료에게 믿음을 주고 이끌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보이는 행동과 내재적 의도와 감정 모두에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도덕성을 강조하는 옛날식 견해가 아니라, 'what works(무엇이 효과 있나)'를 기반으로 한 논리적 접근을 해 봐도 같은 견해로 귀결된다고 말하고 싶다.



그때는 그랬고... 지금은 아닌....

우리가 지금 이 순간에 'Be Present' 해야 할 이유


세상이 끊임없이 변하듯이 인간관계도 변할 수 있다. '벡터'의 개념을 인간관계에 적용해 보면, 관계의 다양한 측면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리학의 벡터가 시간에 따라 달라지듯이 사람들의 의도나 감정, 상황이 변함에 따라 인간관계의 벡터도 변할 수 있다. 즉, 어릴 때의 벡터와 성인이 된 지금의 벡터는 완전히 다를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더 풍요로운 인간관계 속에서 상처받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주도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이런 인간관계에 있을 수 있는 벡터의 변화를 이해하고 의도(방향)와 감정(크기)을 변화에 맞춰 잘 조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인간관계는 헛되지 않다. 그 모든 관계 속에서 내가 경험하고 배우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소중한 인연도 언제가 변화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관계에 집착하여 내 인생을 소홀히 하진 말아야 한다. 또, 결국 변화될 관계이니 상처받지 않기 위해 관계의 시초부터 무관심하지도 말아야 한다. 변화될 관계이지만 그 순간에 최선을 다해 상대에게 집중하고 서로에 대한 영향을 주고받는 다면("Be Present"), 그 관계를 통해 내가 배우고 성장할 수 있고, 매 순간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만약, 누군과와의 관계에 어려움을 겪을 때도, 그 관계의 '벡터'에 대해 생각하며 이성적으로 그 관계를 조망한다면,  감정적으로 어떤 사람을 미워하며 내 인생과 감정을 낭비하는 일도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인간관계#친구#의도와감정#벡터#인생의의미#관계지향적#성장#변화#존중과사랑#현재에집중#소중한인연 #삶의교훈#팀워크#성장조언#심리학#비즈니스윤리


by 제제

- 매 순간 Be Present 하면서 의미를 쫓고 있는

- 관계에 매이지 않지만 여전히 모든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 그러나 늘 주도적으로 내 삶을 살길 원하는



작가의 이전글 디지탈+임포스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