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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삼류 Mar 22. 2024

품격있는 자기 합리화, 문학.

별로 되고싶지 않은 주인공

 한 방송사에서 패리스 힐튼에게 개념 없는 몰카를 한적이있다. 몰카의 내용은 헬기사고인척 패리스힐튼에게 겁을 주던것이었다. 패리스힐튼은 졸도에 가까울 정도로 힘겨워했고, 몰카인걸 알고나서도 충격과 공포, 그리고 분노가 사그라들지 않았다. 패리스 힐튼이 가장 무서워 하는 것이 ‘죽음’ 이기 때문이다. 원하는 것은 모두 가질 수 있는 재력, 근데 그것이 사실, 큰 노력없는 성취이고, 존재만으로도 모두가 우러러보는 삷, 사람 많은 곳에서 늘 중심이된다. 물론 패리스 힐튼이 노력하지 않은 삶을 살았다는 건 아니다. 실제로 그녀는 일 중독이고, 말 그대로 셀럽이라는 직업을 만들었고, 그냥 잘난거, 재수없는걸로 돈을 벌겠다는 마케팅의 귀재인 똑똑한 여자니까. 다만 나의 논점은 태어나길 잘 태어나면, 죽는 게 무서울 만큼 인생을 사랑할수있다는 것이다. 물론 다 그런건 아니라고 반박하겠지만, 그런 반박을 하는 사람은 세부류로 나뉜다. 배가 불러서 본인이 가진게 얼마나 ‘개꿀’ 인지 모르고 설치는 유형, 부자들을 질투하지 않는 진보적인 시민이 된 기분을 느끼기 위해 욕하는 유형, 모든걸 다 가졌지만 성격적 결함으로 인해 인생을 말아 먹은 유형. 인생은 남과 비교하는 순간 우울해진다. 나는 패리스 힐튼 같은 사람이 사는 세계 근처에도 갈수 없지만, 그녀가 뭘 먹는지 뭘 하고 노는지 볼 수 있다. 즐기지는 못하고 부러워해야한다. 이것이 요즘 세대가 우울한 이유가 아닐까? 그래서 난 너무 우울하다. 내가 가지고 태어난 것들이 너무 볼품이없어서 우울하다. 이 세상 모든 것들이 내가 볼품없음을 증명한다. 그러나 단 한가지, 문학속에 넣는다면. 나의 볼품없음이 감사할때가 종종있다. 괴로울 때 내뱉는 독백, 위로해줄 사람없어서 만든 나의 머릿속 환영이 내게 전하는 위로, 그것들을 모아 문학속, 극중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꽤나 매력적인 주인공이다. 문학의 재미는 2가지로 나뉜다. 볼품없는 자의 비상, 왕의 추락. 우리가 뻣뻣하디 뻣뻣한 활자 속에서 재미를 느끼는게 바로 인물의 낙차다. 생각지도 못한 위치까지 올라가거나, 생각지도 못한 곳 까지 추락해야한다. 우린 인물을 가여워하거나, 응원하고 싶어야한다. 가여움과 응원은 주인공이 노예든 왕이든 두가지의 모든 감정을 충족시켜야한다. 단순히 부러워선 안된다. 그래서 문학은 현실 속에서 무수히 마주치고, 화면 너머로 보이는 부러움을 파는 인간들은 주인공이 될 수 없다. 그들은 뛰어난 엔터테이먼트를 줄 수 있는 인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누구나 되고 싶은 주인공이 될수 있는 자질을 갖춘 인물이 ‘나’ 라고 생각하면, 꽤나 품격있는 자기 합리화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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