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훈육과 학대의 경계 1
휘둘리지 않고!
나에게 필요한 것, 우리에게 좋은 것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아빠, 엄마가 되기
오늘부터는 우리의 훈육 행동에 대해 영역별로 살펴보도록 해요.
먼저 ‘나의 언어적 훈육행동 돌아보기’입니다.
얼마전 ‘도벽이 있는 아이를 아빠가 골프채로 훈육하다가 경찰에 입건되었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습니다.
아이는 분명 나와 타인에게 해가 되고,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않는 행동을 했어요. 훈육이 필요한 상황 맞죠. 하지만 목적이 정당하다고 해서 '어떤 방법'이라도 괜찮은 건 아니잖아요. 우리가 훈육의 목적에 이어 '방법'에 대해 살펴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훈육의 목적을 실현하는 방법이 바로 부모의 훈육행동입니다. 방법에 대한 허용범위가 사람마다 다르듯이 같은 훈육행동에 대해서 누군가는 ‘이 정도는 괜찮아, 할 수 있는 거야.’ 라고 말하고, 누군가는 ‘어머! 어떻게 가르친다고 그런 행동을 할 수가 있어!’ ‘절대 그렇게 가르치면 안되지!’라고 할 수 있어요. 그 차이가 부부 갈등을 불러오기도 하고,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같은 기관과 부모 사이에서 상처를 주고 받게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내가 하는 훈육행동이 적절한지 부적절한지’에 대한 나의 인식 수준을 점검해볼 수 있는 자료를 찾아봤어요. 방법은 간단합니다. 아래 4개의 상황 문장을 보고 1- 5까지 점수를 매겨보세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솔직하게 답하기’입니다. 이건 누구에게 보이기 위한 게 아니니까요.
나의 언어적 훈육행동의 인식 수준을 점검해 봅시다.
(출처: 박봉주, 2018, 훈육 행동이나 지도 행위의 부적절함에 대한 인식)
* 아래의 문장을 읽고 1-5점까지의 숫자로 대답해보세요.
① 적절하다 ② 조금 적절하다 ③ 보통이다. ④ 조금 부적절하다. ⑤ 매우 부적절하다
1. 돌아다니면서 밥을 먹는 아이에게 “아휴, 또 저렇게 돌아다니면서 밥을 먹네. 동생 보기 창피하지도 않니?”라고 이야기한다.
2. 표현이 서툰아이가 자꾸 실수를 하니까 혼잣말로 “아휴, 힘들어 죽겠네. 또 실수를 하면 어떻게 하니. 응가를 했으면 말을 해야지.”라고 이야기한다.
3. 놀이터에서 더 놀고 싶어하는 아이한테 “혼자 여기 있을거니? 엄마는 들어가서 저녁밥 해야 하는데. 지금 들어가지 않으면 엄마 혼자 간다”라고 이야기한다.
4. 정리를 하지 않는 아이가 많은 양의 놀잇감을 정리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제자리가 어디인지 몰라? 제대로 정리해봐”라고 이야기 한다.
자, 이제 4문항의 숫자를 더해서 4로 나누세요. 그렇게 나온 값이 내가 ‘언어적 훈육 행동에 있어서 어느정도 부적절함을 인식하고 있는지’에 대한 지표값입니다.
4가지 문항 모두 일상적으로 쓰는 말이죠? 많이 해 본 말이기도 하고요. ‘뭐 이정도 말이 어때서’라고 생각할 만한 것들이에요.
저는 3.5점 정도 나왔어요!_by 우산
엄마들의 평균 점수는 3.16 점,
선생님에게 물어본 평균 점수는 3.92점이었다고 합니다.
엄마들 보다 선생님들이 더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1. “동생보기 창피하지도 않니?” 비교하고 면박주는 말, NG!
“민정아, 오빠 좀 봐. 저렇게 하고 다녀.” 라던지 “친구는 저러는 데 너는 왜 그러니?” 처럼 타인과 비교하는 말은 상대에게 아주 큰 언어폭력이 될 수 있습니다. 내가 충분한 사람이 아니라는 뿌리깊은 수치심을 심어주는 말이기 때문에요.
[딱 한 끝차이!_ 비교 빼고 이렇게~]
“돌아다니면서 먹으면 엄마는 힘들어. 앉아서 먹자!"
“이리와. 빨리 밥 먹고 다른 놀이하면 좋겠어. 앉아서 밥 먹자.”
2. “00해서 죽겠네.” 부정적 감정을 과대포장+비난하는 말 NG!
저도 딱 걸린 부분이에요. 주변에서 익숙하게 들어서 그런가..죽을 만큼 힘든 게 아닌 순간인데 '죽겠네' 소리를 하고 있는 나를 볼 때가 있어요. 조금 전에도 계단 올라오면서 "아이고 죽겠네...." 했다니까요. ㅠㅠ . ‘짜증나 죽겠네, 힘들어 죽겠네, 성질나 죽겠네’에서 ‘죽겠네’라는 말만 한 번 빼보자구요. 엄마가 지금 힘들다는 걸 알려주는 건 나쁜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너 때문에 힘들어 죽겠어”라던가 “또 실수를 하면 어떻게 해”라는 비난은 아이를 두렵고 위축되게 하지요.
[딱 한 끝차이!_ 비난 빼고 이렇게~]
“엄마도 좀 힘들다."
"응가하면 엄마에게 말하는 거야. 그래야 엄마가 도와줄 수 있어”
3. “너 빨리 안오면 엄마 혼자 간다. 엄마 잃어버려도 몰라” 위협과 협박으로 느껴지는 말, NG!
"망태 할아버지가 잡으러 올거야"
"경찰 아저씨한테 잡아 가라고 할거야"
아이가 어리다면 최후 통첩으로 흔히 쓰게 되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런 말이 아이의 연령이나 기질에 따라서는 위협이나 협박으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딱 한 끝차이!_ 협박 빼고 이렇게~]
“우리 현우가 더 놀고 싶지? 그런데 우리가 약속한 시간이 지났어. 엄마는 지금 가야 해. 엄마를 도와줘”
4. “제자리가 어딘지 몰라? 똑바로 해!”무시+완벽하길 요구하는 말, NG!
잘 모르면 도와줘야죠. "어딘 지 몰라? 그럴 줄 알았어. 웃기고 있네..."처럼 비아냥거리거나 무시하는 말, “너 똑바로 안 해. 하려면 제대로 해.”라는 말은 사실 기준도 명확하지 않으면서 상대를 무시하고 긴장하게 만드는 말이라고 합니다.
[딱 한 끝차이!_ 무시하는 말은 빼고 이렇게~]
“이제 정리하자. 아빠가 도와줄게. 여기 블럭 상자에 담으면 돼.”
글쎄요... 단호하게 없다고 썼다가 다시 생각해보니 세계적인 영적 지도자나 성인 반열에 들어가는 몇몇 분들의 이름이 생각나긴 합니다. 아무튼 이 이야기를 읽고 좌절감과 죄책감이 더 커지지 않길 바래요.
익숙하고, 일상적으로 들리던 말이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 지금 그걸 알게 되셨다면 충분해요. 내 말 중에 비교, 비난, 위협, 무시, 강요하는 표현들을 구분 해 낼 수 있게 되면 함부로 쓰게 되지도 않을겁니다.
부모와 함께,
부모를 위한 문화를 만들어갑니다.
이미 최선을 다해 애쓰고 있는 우리,
잘하려고 애쓸수록 돈도, 시간도 체력도.. 모두 방전되는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
부모인 우리도 충전이 필요합니다.
똑자의 ASK는 오디오로도 들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