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쫄지 않고 훈육해도 되는 순간!
휘둘리지 않고!
나에게 필요한 것, 우리에게 좋은 것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아빠, 엄마가 되기
"오래만에 가족들과 함께 분위기 좋은 카페에 갔습니다. 아이가 카페 안을 뛰어다닙니다. 이 테이블에도 갔다가, 저 테이블에도 갔다가, 호기심에 이것저것 만져 보기도 합니다. 화초 안에 있는 조약돌을 가져다 놀기도 하고요. 저는 그때마다 긴장되고 불편합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가 될 텐데... 저렇게 아무거나 막 만지면 안 되는데.’라는 생각에 아이를 쫓아다니게 되고, 잔소리를 하게 되지요.
남편은 그런 저를 못마땅해합니다. 아이의 호기심을 막아서는 안된다는 거죠. 크게 민폐를 끼치는 것도 아닌데, 제가 너무 아이를 옴짝달싹 못하게 한다나요. 한 술 더 뜨는 건 우리 엄마예요. 아이에게 한 마디라도 할라치면 “아직 어린데, 애 기죽이지 말아라.”라며 아이 아빠 편을 드는 겁니다. 비슷한 상황이 종종 일어나는데.. 그럴 때마다 혼란스럽습니다. 전 유난히 다른 사람 시선을 신경 쓰는 사람은 아니에요. 기본적인 배려는 습관이니까 어렸을 때부터 익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뿐인데 이럴 때마다 참 난감하고 혼란스럽습니다."
비슷한 고민을 하게 되는 순간, 꽤 많으시죠? 위 사례의 아빠나 외할머니처럼 훈육이 아이의 기를 죽이는 것, 아이를 억누르고 억압하는 것으로 여기는 사람들을 종종 만나게 돼요.
주변 사람들과의 갈등뿐 아니라 나 자신도 뭐가 좋은 것인지 혼란스러울 때가 있지요. 훈육의 방법이란 게 결국은 ‘아이에게 뭔가를 못하게 하는 것’, ‘아이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 ’으로 보일 때가 많으니까.. '훈육이 아이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 수 있어요. 그러니 '이럴 때 놔둬도 되는 거 아닐까? 아직 나이도 어린데.. 굳이?' 하는 마음이 드는 게 충분히 이해돼요.
반대로 아이의 자율성을 존중한다며 주변을 아랑곳하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따가운 시선과 '충'이란 모욕적인 표현의 대상이 되는 것도 속상하고 안타깝지요. 아이에게 적절한 행동을 배우고 가르칠 기회를 주지 못할까 봐 걱정되는거야 당연하고요.
주변의 누군가 때문에 또는 나 스스로도 훈육을 해야 할지, 말지 갈등했던 순간!
있으실 거예요. 그때를 떠올려보세요.
큰 아이가 다섯 살 때의 일입니다. 아이가 자유롭게 숲 체험을 하고 자율성과 놀이를 중시하는 기관에 막 입학한 때였어요. 아빠, 엄마들과 함께 관광버스를 타고 단체여행을 가는 길이었는데, 아이들이 버스 팔걸이를 밟고 올라가 뛰어노는 거예요. 버스가 주차해 있긴 했지만, 아이들이 위험해 보이고, 저도 불편해서 뭔가 제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차 안에 타고 있는 그 누구도 뭐라고 하지 않는 거예요. ‘어, 이거 왜 이러지? 아무도 뭐라고 안 하네. 지금 여기서 뭐라고 하면 이상하게 보일까?'라는 생각에 선뜻 나설 수가 없었어요. 물론 입학 초기이고 전체 분위기를 잘 몰랐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아이를 키우는 건 이런 혼란스러움의 연속이에요. _by 우산
부부 사이 양육관 차이도, 부모님 세대와의 가치관이나 행동방식의 차이도 옳고 그름을 따지면 갈등만 커져요. 상대방이 그런 기준과 행동을 하게 된 과정에 대해 이해해보자구요. 그러면 조금 더 순하고 다정하게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고 양육에 대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아! 상대방을 이해하기 이전에 '나'의 프레임을 먼저 살펴보기.. 이게 더 중요하고 말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하는 훈육이 정당한가' 고민될 때 기준이 될 수 있는 세 가지를 알려드릴게요. 이럴 때는 꼭 훈육해야 한다 라는 훈육 정당성의 기준이라고 보시면 되겠어요. 훈육 정당성 연구에서는 아동의 권리가 지켜져야 하지만 공공의 질서나 타인의 권리를 침해할 때는 제한될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쉽게 말하면 누군가를 위험하게 만들거나(나 자신도 포함됩니다.) 어떤 행동이 사회적으로나 윤리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경우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남의 물건을 가지고 온다거나 친구를 때릴 경우.. 어른인 우리는 자신감 있고 단호하게 '안 돼!!'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와 아이, 아이가 살아갈 미래를 위해서요.
우리가 훈육에 대해 많은 가이드라인과 원칙을 배우다 보니 너무 쫄아버릴 때가 있어요. 게다가 각종 뉴스에 ‘아동 학대’라는 말이 지속적으로 들려오면서 아이에게 과감하게 말하는 걸 불편해하기도 하죠.
"뛰면 위험해. 윤후가 다칠 수 있어. 다른 사람도.."
"화가 나도 다른 사람을 때리면 안 돼!"
"가지고 싶어도 다른 사람 물건을 그냥 가져오면 안 되는 거야"
너무 심각하게 긴 설명을 하거나, 이 담에 도둑이 된다거나 잡혀간다는 둥 위협할 필요 없이 간단하게 기준을 알려주고 적절한 행동을 알려주세요. 그렇게 시작하면 충분합니다. 시작은 시작일 뿐 마무리가 아니란 결심이 중요하구요. ‘내가 일시적인 분노에 의해서 화풀이를 하는 게 아니다’라는 자신이 있으면 쫄지 말고 가르치세요.
훈육의 기준이 되는 ‘훈육 정당성’
1. 내가(아이가) 위험하거나 해로워질 때
2. 다른 사람을 위험하거나 해롭게 만들 때
3. 사회적, 도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행동일 때
내가 아이의 사회화를 위해 무엇을 돕고 싶은 건지, 무엇을 알려주고 싶은 건지 명확해지면 자신감이 생길 거예요. 가끔은 ‘아. 그게 가르칠 필요가 없는 거였네. 내 세대에는 중요했지만 내 아이들 세대에는 그렇게 문제가 되거나 이상한 게 아닐 수 있구나’라는 깨달음도 찾아오고요.
다음 이야기는..
훈육해야 하는 순간에 단호하게 가르치되 그 방법에 대해서는 조금 더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다음 시간부터는 적절한 훈육 행동에 대해 좀 더 살펴볼게요.
부모와 함께,
부모를 위한 문화를 만들어갑니다.
이미 최선을 다해 애쓰고 있는 우리,
잘하려고 애쓸수록 돈도, 시간도 체력도.. 모두 방전되는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
부모인 우리도 충전이 필요합니다.
똑자의 ASK는 오디오로도 들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