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없는 나무가 되었으면 했는데
또다시 나의 가지로 나의 몸에 흉터를 남겼다
새살이 돋고 봄이 찾아올 때쯤이면
나는 꽃을 피울 수 있을 거란 희망은 거짓이 되었고
물음 많은 가지에 바람은 언제나 곁을 맴돌아
질책하듯 나를 흔들어놓는다
개탄스럽다
그리 말해도 들어줄 이는 없었다
나조차 나를 괴롭히는 환경 속에서
나의 외로움과 서러움을 달래줄 햇살조차 없는 삭막한 이곳에서 나는 홀로 울부짖는다
목마름을 견디어내며 내 몸의 생명을 나눠
잡초 한 풀 자랄 수 있게 할 수만 있다면
이름 없는 그에게 나의 아픔을 주고 싶다
그가 썩어 문드러져 죽음에 이르렀을 때 조차 아랑곳하지 않고 모든 죄악심을 쏟아낸다면
찬란했던 과거의 자신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