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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유경 Oct 17. 2020

출판이 예술인 이유

우당탕탕 친환경 출판 : 책 <암병동 졸업생>은 인쇄중

책 <암병동 졸업생>의 인쇄소에서 제작중입니다. 샘플 인쇄나 감리 없이 진행되는 과정이라 떨리고 두려운 마음이 큽니다. 같은 인쇄물을 같은 제지에 인쇄해도 그날의 온도와 습도, 기계의 상태 등에 따라 결과물이 조금 달라진다고 해요. 출판이 예술이라 생각하는 부분은 이런 인쇄의 과정까지 포함하기 때문이겠죠?


첫 책을 친환경 출판으로 하면서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제가 원하는 친환경을 욕심내면 낼수록 인쇄 부수를 늘려야 했고, 비싸졌고, 복잡해졌습니다.


100% 재생펄프를 사용한 제지로 표지를, FSC 인증을 받은 제지로 내지를 채웠습니다. 식물성 콩기름 잉크를 사용하였고, 무알콜 인쇄, 친환경 파우더 사용 등을 활용하여 책을 인쇄합니다.


버려지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책의 크기를 맞추고, 생산 자원 효율화를 위해서 제작 부수를 조정하고, 식물성 콩기름 인쇄와 무후가공에 맞추어 책 디자인을 진행했습니다.


항암 중에도 읽을 수 있는 책을 만들자는 마음으로 시작하였는데, 책이 암병동 졸업생을 잘 나타내는 것 같아서 뿌듯합니다. 외부의 환경에 취학하고 연약하지만 그 안에 자신만의 이야기가 단단하게 담겨 있는 모습이 암병동 졸업생과 닮았습니다.


제지 선택은 치료를 받으면서 가까워진 3명의 암 환우분들과 함께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책이 나의 습관에 따라 변하는 모습이 매력적이다.”, “조금씩 다른 책이 각각 개성이 있는 것 같고, 나만의 책인 것 같아서 좋다.” 라는 예쁜 평을 주셨어요.


신사고 하이테크 전경

한 달 전 9월에 겨우 받은 인쇄 일정을 드디어 만나네요. 친환경 인쇄에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암병동 졸업생은 신사고 하이테크에서 진행하는데, 특히 김형교 과장님께 큰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더해서 많은 부수를 판매하실 수 있는 베스트셀러 작가님이나 대형 출판사에서 책 <암병동 졸업생>보다 더 친환경적인 책을 출판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보다 친환경에 가까운 비싼 제지로 책을 가득 채우고 싶었고, 인쇄 과정에서 소비되는 에너지를 보다 친환경적으로 소비하는 인쇄소도 있었지만, 정말 많은 부수를 제작할 때 가능한 것들이었어요. 저의 예산과 1인 초보 출판의 한계선에서는 최선을 다해보았습니다!


모두 책 <암병동 졸업생>이 잘 나올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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