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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이 이혜림 Sep 19. 2022

행복이 뭐냐고 묻는다면 그냥 사는 거지, 뭐










행복이란 뭘까

많은 고민을 하던 5년 전의 나는

그 시절의 <효리네 민박> 을 보면서


행복해야 된다는 생각을 버리면 행복해진다는

효리 언니의 명언에 무릎을 탁 쳤다.

'그냥 사는 거지'가 내게는 정답이었다.


그냥 살려고 하니까 행복한 순간을

더 자주, 더 많이 느낄 수 있었다.

물론 행복하지 않은 순간도 많았지만,

그건 지금도 그렇다.


'행복'은 슬프다/화난다/기쁘다처럼

살아있는 생명으로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 중 하나일 뿐.


나 이제 슬퍼질 거야, 기뻐할 거야 라고

말하지 않는 것처럼 행복도 그러하다.


행복은 그저 내게 갑자기 찾아왔을 때

꼬옥 끌어안고 있는 힘껏 느끼면 될 뿐이다.






오늘 일기


캠핑 갈 때 먹으려고 샀다가

꽤 오래 수납장 안에 있던 콘스프와

딱 두 장 남은 식빵 구워서

남편이랑 간단 아침식사


거창할 필요 하나 없다.






이번 여름에 많이 먹은 샤인머스캣

너무 맛있어서 시댁에 한 상자 보냈는데

오늘 도착했다고 영상 통화하면서

내게 보여주셨다 ��


아.. 울 어머님 넘 귀여우심

예쁘고 실하다고 잘 먹겠다 하시는데

기분 참 좋았다.


맛있는 거 먹고 생각나는 사람에게

맛있는 걸 선물할 때의 기쁨.

그게 행복이지 뭐.


옆자리에 남편이 없어야

더 오래 통화하는 시어머니와 며느리 ㅎㅎ


결혼한 지 6년이나 지났는데

아직 어머님 좋아하는 과일이 뭔지도

모른다는 걸 알게 된 순간,


부모님에 대해 더 많이 물어보고

더 많이 기억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머님은 단단한 식감의 과일을 좋아하신다.

딱딱한 복숭아, 단감, 사과처럼.

며느리도 어머님과 같은 과일 취향 �


내 인생 두 번째 가족, 두 번째 만난 엄마

복 받은 나. 어머님이 너무 좋다.






오늘 아주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근황 토크를 이어 가다가

나도 모르게 아주 솔직한 진심이 나왔다.


다 모르겠고

세상에 해보고 싶은 게 너무 많아!

재밌는 게 너무너무 많아서 나 진짜 너무 좋아!


철든 척 어른인 척 안 해도 되는 사이

무얼 말해도, 그렇구나 그럴 수도 있지 라고

말해주는 친구


역시 오래된 인연 앞에선

다 무장해제 되는 걸까 ��







수다 떨고 집에 돌아와서.


외출 소지품 내팽개쳐놓고

듣고 싶은 음악을 스피커로 틀고

윙체어에 기대앉아

발가락 까딱까딱하면서

몸도 마음도 풀어져보는 시간







친구를 만나고 집에 와서,

1. 헤어샵 방문 예약했고

2. 발레 등록 상담 신청을 해뒀다.


길고 길었던 몸 쓰기 워밍업이 끝났다.

본격 운동하는 메이로 살게 되면

나 자신이 굉장히 자랑스러워질 것 같다.

으하하


그냥, 그렇게 

나 자신이 만족스러운 삶을 산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 같고

그게 최고의 삶인 것 같다.


실은 요즘 아주 많이 행복하다.

딱히 이유는 없다.

그냥 행복할 때가 온 건지 마냥 행복하다.


더 바랄 거 없이 딱 지금처럼만 살고 싶다.

그런데 늘 지금 같은 삶은 없을 거다.

이유도 없이 찾아온 행복은

또 영문도 모른 채 휘리릭 사라져버리겠지.


그러니까 지금 너어-무 행복할 때

이 행복이 사라지면 어쩌지,

이렇게 행복해도 될까

그런 걱정과 불안으로 하루를 채우지 말고

그냥 행복하다고 느껴지는 이 감정을

충만하게 느끼고 존재하며

더도 말고 덜도 말도 그냥 너무 행복한 오늘은

아주 행복하게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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