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노포기행] 국내 유일(?)의 단관극장, 동두천 동광극장
경기도에서는 ‘우리 동네 오래된 가게(노포 老鋪) 발굴 및 관광활성화 마케팅 사업’을 신규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에 현장평가위원으로 참여하게 되어 후보지를 다녔는데 심사결과를 떠나서 노포의 활성화를 위해 소개를 하고자 한다. 지극히 주관적인 판단과 관점이 있으니 미리 양해를 구하며 가게와는 전혀 무관하다.
단관극장은 멀티플렉스와 달리 스크린이 하나인 옛날식 영화관을 말한다. 경기도 동두천 시내에 가면 동광극장이 있다. 연령에 따라 인식이 다르겠지만 40대 중반 이상이라면 어릴 때 갔던 극장이 환생(?)한 듯 80~90년대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다. 왕복 2차선 도로 길가에 위치한 동광극장은 누가 보더라도 옛날 모습 그대로이다.
입구를 들어가면 탄성이 절로 날 정도로 과거의 모습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현장 평가를 위해 들어갔더니 아무도 안 계신다. 적혀있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했더니 점심 식사 중. 2시 30분에 첫 상영이 있어 짬을 이용해 식사 중이시란다.
극장 내부의 불을 켜보니 더욱 선명하게 과거의 모습을 보여준다. 극장 역사는 60여년이 넘었고 2번째 주인으로 30년이 되간단다. 극장 내부는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새로 수리를 하여 의자나 내부 시설을 바꿨다.
자그마한 매점도 있고 과거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도 있고, 말 그대로 예전의 극장 그대로라고 보면 된다. 관람객의 편의를 위한 안마의자도 두어 개 놓여 있고 영화감상 후 피곤한 몸을 안마로 풀어보라는 의도가 있는지..
옛날 영사기가 한 편에 놓여있다. 한 아름만한 필름이 돌아가며 영화를 보여주는 영사기가 실제로 작동이 되고 있어 영화를 살짝 보여준다.
옛날 모습이 그대로 있다 보니 방송 프로그램도 여러 번 촬영했고 그 모습이 벽에 걸려 있다.
‘경영’에 대해 묻자 표정이 살짝 어두워진다. 요즘 워낙 시설이 좋은 멀티플렉스 극장이 많아서 경쟁력에서 밀리고 위치적으로 인구가 많지 않다보니 어려운 건 예상했지만 많이 어렵다고 하신다. 그래도 개봉관이라 ‘밀수, ’비공식 작전‘ 두 편을 상영하고 있다.
젊은 친구들은 소위 인스타그램 사진으로 인기가 있다고 한다. 다만 살짝 들어와서 사진만 찍고 가는 것이 다소 아쉽단다. 어쩔 수 없이 이런 행동을 막기 위한 안내문이 붙어있다.
동두천, 과거의 미군기지 시절에는 그야말로 불야성을 이루던 곳이다. 지금은 많이 쇠퇴했지만 양키시장도 있다. 포천, 동두천 등에는 자연유산 등 가볍게 돌아볼 수 있는 관광지가 여럿 있다.
특히 동광극장은 과거의 향수뿐만 아니라 ‘레트로’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유명 멀티플렉스보다는 음향, 스크린 크기, 관람 환경 등이 다소 밀릴 수 있지만 이런 분위기에서 영화 한 편 보는 것도 나름 추억일 것 같다.
젊은이 들이 이곳에 가서 사진만 찍고 가기보다는 영화한 편 보고 인스타 등에 올려주면 더 많은 사람들이 방문할 만한 매력은 분명 있다.
영화 한 편 보고 인근의 호수식당(부대찌개로 유명한 곳)이나 대성삼계탕(삼계탕 하나로 36년) 노포가 있으니 취향에 맞게 식사 하시고 돌아가면 어떨지.. 서울이나 일산, 파주 등에서의 접근성은 좋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