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로 사과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
1. 사과, 그 불완전하고도 절실한 화행
최근 한 유력 정치인이 당내 논란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그러나 곧바로 “충분하지 않다”,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이 쏟어졌다. 사과는 있었지만, 사과로 수용되지 않았다. 이제는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장면이다.
비슷한 사건은 도처에 널려 있다. 몇 년 전, 한 대선 후보의 배우자가 여러 논란에 대해 사과할 때도 그랬다. 그는 사과 영상과 함께 SNS에 ‘사과’ 사진을 올렸다. 먹는 과일 사과였다. 그 짧은 게시물 하나로 사방이 조롱과 분노로 뒤덮였다. “국민을 우롱한다”는 비난이 넘쳤다.
그는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부끄러움을 드러내며 고개를 숙였다. 창피한 일을 공개적으로 인정한다면 사과는 성립한다. 누군가의 조력을 받았든 스스로 준비했든, 그 나름의 진정성은 드러나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것은 끝내 사과가 되지 못했다. 내가 순진한 것일까, 아니면 가부장적 시선에 익숙해져 ‘남편에게 미안하다’는 아내의 사과를 관대하게 받아들인 것일까.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