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언어통치: '리터러시'가 '문해력'으로 사용될 때
1. 행정 명령이 된 언어
이재명 대통령이 교육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외국말을 쓰면 유식해 보이나요?”, “멀쩡한 한글을 두고 왜 쓸데없이 외래어를 쓰느냐”라고 지적했다. 또한 기자·교사·방송인까지 “최소한의 교양이 부족한 언어 사용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외래어 자제를 ‘단체 공지’를 통해 바로잡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통령의 발언이 개인적 취향의 표명처럼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 최고 권력자의 언어 인식은 사적인 차원에 머물지 않는다. 국가가 언어를 어떻게 다루고, 시민의 언어 사용을 어떤 방식으로 규율할 것인가에 대한 정치적 신호로 작동한다. 이번 발언 역시 외래어가 거슬렸던 대통령의 ‘한글 사랑’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 우리가 살아 가는 역동적인 언어 현실을 부정하고, 특정한 언어관을 공적 기준으로 제시하려는 문제적 장면으로 읽어야 한다.
대통령의 논지는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첫째, “멀쩡한 한글”을 놔두고 “쓸데없이” 외래어를 사용하는 것은 잘못이다. 둘째, 외래어 사용은 무지나 무교양의 징표다. 셋째, 공공 영역의 언어는 국가가 개입해서 교정해야 한다. 이는 모두 언어 규범을 정치권력이 선별적으로 정립하고 시민의 언어 사용을 규율하려는 ‘언어 통치’의 시도로 해석된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가 행정 명령의 대상으로 전환되는 순간, 이렇게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올바른 언어’를 정할 권한은 누구에게 있는가?
2. 통치의 언어, 생활의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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