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가 권력이 될 때 2

'주 기자'가 던진 균열의 언어, 전유의 힘

by 신동일

1. 주 기자를 둘러싼 공방


몇 년 전 예능 프로그램 <SNL 코리아>에서 배우 주현영이 연기한 ‘주 기자’ 캐릭터는 한동안 사회적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누군가는 서울 말투와 20대 여성의 미숙함을 희화화한 ‘모욕적 재현’이라 비판했고, 누군가는 세대 특유의 화법을 포착한 ‘탁월한 묘사’라고 환호했다. 동일한 장면이 전혀 다른 반응을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은, 언어가 정체성과 권력의 문제와 밀접하게 연결되었음을 다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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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한 비판을 즐겨하는 이들에게 이 장면은 곧바로 구조의 문제로 연결된다. 주 기자의 캐릭터가 ‘사회초년생 여성’이라는 약자성을 조롱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논리다. 인턴기자의 떨리는 말투, 경직된 표정, 과장된 동작은 20대 청년 여성의 이미지를 회화적으로 재현하고, 이미 견고하게 존재하는 사회적 위계를 강화하는 이데올로기적 장치가 된다는 지적이다. 물론 이 관점은 유효하다. 한국 사회에서 ‘청년 여성’의 말투는 오래전부터 “가볍다, 얄팍하다, 비전문적이다”라는 편견과 결합되었다. 말투는 능력을 평가하는 잣대가 되고, 면접장은 그 편견이 노골적으로 작동하는 공간이 되곤 한다.


2. 거대 담론의 한계와 미시적 언어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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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earcher in 언어, 평가, 권력, 사회: 자유, 사랑, 존귀한 삶의 양식을 복원 중인 Christ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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