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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쟌 Mar 08. 2022

역사에 무임승차하지 않기 위한 투표

나의 소중한 권리

내가 살면서 어떠한 연예인에 빠져서 덕질이란 것을 해본 적이 없는데 한 역사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가슴이 뜨거워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나는 그 강의에 빠져서 본격적인 역사공부를 하게 됐고 지독하게 나를 재우던 한국사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뒤집어졌다.


공부를 하면서 나는 이런 생각을 많이 해본 것 같다.

일제강점기 시대에 살고 있었다면 과연 유관순 열사, 안중근 의사, 윤봉길 의사처럼 나라를 위해 희생할 수 있었을까? 내가 6월 민주항쟁 속에 있었다면 나는 독재정권에 맞서 내 목소리를 낼 수 있었을까.... 마음이 있다 해도 분명 행동으로 옮기는 데는 정말 깊은 고뇌가 필요할 것이다. 그래서인지 독립운동가나 조국을 위해 희생한 분들을 빗대어 선거 유세를 하는 모습을 보면 살짝 불쾌하다. 누구보다 빠르게 빛의 속도로 도망갈 사람들이 바로 권력의 맛을 본 사람들이 아니겠는가. 그 시대를 경험하지 않은 그 누구도 함부로 비유할 수는 없다.



역사가 보이면 자연스럽게 정치가 보이기도 하다. 나는 내 자신이 누가 대통령이 돼도 상관없는 사람인 줄만 알았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내가 초등학교 때 우리 집은 IMF를 직격탄으로 맞아 저금통에 있는 돈을 털어서 수학여행을 갔고, 광우병 파동으로 시위가 한창이던 때는 남동생이 전경으로 그 시위 현장에 있었다. 친구가 존경하던 대통령이 서거하던 날 나 역시 친구와 함께 눈물을 흘렸다. 내가 고등학교 때 제주에 수학여행을 다녀올 때 탔던 배에 수많은 학생들이 몸을 싣고 돌아오지 못한 참사에 한동안 그 배안에서의 일들이 떠올라 힘들었다. 그리고 2017년 3월 9일. 회사에서는 직원들이 일을 하면서도 뉴스를 몰래보고 있었고 탄핵이 결정되었을 때 그렇게 정치 얘기를 쉬쉬하던 사람들이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알게 모르게 내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들이 역사에 기록이 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 안에서 살고 있었다.


요즘 대선을 앞두고 더욱 눈여겨봐야 하는 언론이나 토론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든다.  언론은 진실을 알리기 위함인지, 가리기 위함인지 어느 순간부터 기울어지기 시작했고, 토론은 공약이 아닌 네거티브만 난무하는 자리가 되었다. 정치적 성향이 짙은 편은 아니지만 뭔가 우려스럽기도 하고 불안했다. 그래서 굳이 사전투표를 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독려를 했다.  하나가 어떤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고 해서 세상이 바뀌진 않겠지만 투표를 하는 것만으로도 어쩌면 많은 것들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집은 개인적성향 차가 커서 진보, 중도, 보수가 뒤섞여있는데 이번만큼은 처음으로 하나가 되었다. 우리 가족이 이렇게나 똘똘 치는 날이 오다니...


친한 사람들과 정치나 진지한 얘기는 웬만하면하지 않는다. 누가 누구를 지지하던 그 사람의 권리이고, 나와 견해가 다르다고 해서 잘못된 것도 아니다. 다만 그 권리를 반드시 행사해주길 바란다. 살면서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투표를 꼭 해주었으면 하는 대선이 있었을까 싶다. 어느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도 최소한의 권리는 행사해야 역사와, 그리고 현재를 살아가는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을 것만 같다.


1987 영화나 택시운전사를 보고 부모님께 묻곤 했다. 그 시절에 무엇을 하고 계셨는지, 어떤 시간을 보내셨는지 듣고 나면 많은 생각들이 머리를 스친다. 그리고 먼 훗날 아이가 커서 지금을 묻는 다면 나도 꼭 이야기해주고 싶다.


"앞으로 네가 살아갈 세상을 위해,

역사에 무임승차하지 않으려고 침묵하지 않았어"


권력을 쥐려는 정치인들보다 국민의 권력이 더 강한 때가 바로 지금인 이유는 바로 투표권이 있기 때문이다. 그 소중한 권리로 국민의 위대함을 일깨워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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