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분에챌린지 같은
소리하고 앉아있네

K방역, 가장 아래의 이야기①

by 김양균의 코드블랙


영웅. 코로나19 대유행 과정에서 의료진은 이렇게 불렸다. 실상은 달랐다. 맞고, 에어컨도 제때 못쬐고, 굶고, 일한 보상도 못받는 이름뿐인 영웅. K-방역 가장 아래의 이야기를 2회에 걸쳐 전한다.


■ 글 싣는 순서

①#덕분에챌린지 같은 소리하고 앉아있네

②나, 병원 노동자… 오늘도 영혼까지 쥐어짜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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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도 부족한 인력과 낮은 임금으로 간호사의 노동조건이 매우 좋지 않았는데 이젠 코로나19 감염위험을 무릅쓰고 있어요. 환자들의 쏟아지는 불평과 막말에 감정노동은 기본이고요, 혹시는 제가 감염병을 옮기진 않을까 눈총까지 받고 있어요


보건의료 노동자의 말. 코로나19 유행 국면에서 의료진의 노고에 대한 응원이 각계에서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이를 바라보는 보건의료 노동자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과거보다는 보건의료 노동자의 노동 실태가 개선됐다지만, 여전히 최소한의 노동권 보장이 요원하기 때문이다. 내가 만난 여러 노동자들은 작금의 노동 실태를 ‘마른 수건 짜기’에 빗댔다.


코로나19의 여파로 보건의료 노동자에 대한 관심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지만, 이들이 어떤 상황에서 환자를 돌보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노동자들이 노력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조차 받지 못하고 있음을 가장 극적으로 드러낸 ‘사건’이 있었다. 여러 언론보도를 통해 의료인들의 보수가 제때 지급되지 않거나 파견 민간의료인에게 위험수당 등도 지급되지 않아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생활고까지 겪어야 한 의료진의 실상이 전해지자 여론은 크게 요동쳤다.


관련해 대구에서 환자를 돌봤던 한 간호사의 이야기.


“감염병은 일반 질병과 달라 보조인력 없이 간호사가 전적으로 치료를 담당해야 했고요. 혼자서 20명이 넘는 환자를 돌봤고 입퇴원이 있는 날이면 쉴 새 없이 뛰어다녀야 했어요.”


다른 의료기관에서는 코로나19 환자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사건도 있었다. 다른 노동자의 말.


“폭행을 당한 간호사들은 인간적인 대접을 못 받는다는 생각에 괴로워했어요.”


때문에 보건의료 노동자들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던 열악한 보건의료 노동 환경 개선 논의가 코로나19를 계기로 진일보되길 바란다. 관련해 지난 5월말 보건의료산업 산별중앙교섭 자리에서 보건의료노조는 보건의료노동자 노동권 보호, 안전한 일터, 코로나19 극복 위한 노사 공동의 과제 해결, 보건의료인력 문제 해결, 긴급 사회적 대화 및 사회 연대 실현 등을 교섭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그리고 사측(병원들)도 퍽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말한다.


“K-방역이라는 칭송을 듣고 있지만 허술한 보건의료체계의 민낯도 드러났어요. 이번 사태를 기회로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를 올바로 구축하는 해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런 상황을 정치권도 알고는 있다. 이용빈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는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지금까지 의료진의 헌신과 열정에 기댔지만 계속 준전시상황을 유지해 달라 주문할 수 없다. 코로나19 현장을 지켰던 의료진의 열악한 근무환경, 부당 처우, 과중한 노동 강도, 인력부족 등의 문제가 드러났다. 감염병 대응주체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춰가야 한다.”


같은 당 이수진 의원은 한술 더 떠 의료인들을 위해 위험수당과 환자를 돌보다 감염된 의료인들을 위해 위로금을 지급해야하고 그러려면 총 311억1800만원의 추경 증액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직 바뀐 것은 없다. 말 뿐이다.


이제 노동자들은 정부를 향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정부 요구안의 핵심은 이렇다. 보건의료노동자의 안전권·노동권 보장, 코로나19 대응 의료기관의 피해 보상과 지원, 국가 감염병 대응체계 구축, 공공의료 확대 및 보건의료제도 개혁, 보건의료인력 확충 및 인력문제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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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부는 아직 이렇다 할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