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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디킴 May 27. 2019

스마트폰 때문에 사라진 것들 그리고 사라질 것들

스마트폰의 블랙홀 현상

스마트 워치를 개발하면서 타깃 고객인 젊은 층을 대상으로 고객 조사를 한 적이 있다. 어떤 디자인을 선호하는지, 가격대는 어느 정도가 적정한지, 추가로 원하는 기능은 없는지 등등...


고객 조사를 하면서 발견한 의외의 사실은 요즘 시계를 차는 젊은이들이 30%도 안된다는 것이었다. 그나마도 의상과의 코디를 위한 패션 액세서리로서 시계를 차는 경우가 많고 시계 본래의 목적인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서 시계를 차는 젊은이들은 거의 없었다.  


"스마트폰이 항상 손에 있는데 시계가 왜 필요해요?" 라는 답변이다.


IT 제품도 아닌 멀쩡한 손목시계가 스마트폰 때문에 설 땅을 잃고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각 사별 다양한 스마트 워치들


비단 손목시계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때문에 사라진 제품들이 한둘이 아니다. 스마트폰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대단한 능력을 가진 제품이 분명하다.

 

우선 컴퓨팅 능력만 보면 손바닥 안의 이 작은 물건이 책상 위에 있는 커다란 PC 못지 않게 파워풀하다.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메모리는 또 어떤까? 최신 모델의 경우 64G는 기본이요 128G(기가)에서 나아가 256G 메모리가 내장된 모델들도 있다. 256G 메모리이면 4메가 용량의 MP3 음악 64,000곡을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이고 2G(기가) 정도 메모리를 차지하는 HD급 영화도 130편 가까이 저장할 수 있다.


한때 시장을 주름잡던 MP3 플레이어나 DVD도 결국 스마트폰 때문에 이미 오래전에 소리 소문도 없이 시장에서 사라졌다.  

한때 장안의 히트상품이었던 아이리버의 MP3 플레이어


카메라는 또 어떤가? 이미 디지털카메라의 성능을 넘어 10배 광학줌이 달린 모델부터 후면 3개, 전면 2개 총 5개의 카메라가 달린 마트폰들이 출시되고 있다. 앞으로 3D 입체 촬영이 가능한 카메라가 내장된 모델도 곧 등장하지 않을까 싶다.


스마트폰의 카메라 성능이 아무리 좋아져도 독립 제품인 디지털카메라의 영역은 침범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몇 년이 지난 지금 전문가용 DSLR 카메라만이 어렵게 시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때 유행처럼 차 안에 달고 다니던 카 내비게이션도 이젠 언제 그랬냐는 듯이 스마트으로 대체 되었다.


아이들이 있는 집이면 하나씩은 가지고 있던 닌텐도 게임기도 다양한 스마트폰 게임이 나오면서 이젠 주위에서 찾기가 쉽지 않다. 한때 아이들의 동영상 교육을 위해 인기를 끌었던 태블릿도 스마트폰 화면이 대형화되면서 인기가 시들해졌다.


스마트폰에는 일반인은 잘 모르는 또 다른 비밀 병기가 숨어 있다. 바로 상상을 초월하는 다양한 센서들이다. 온도를 측정하는 온도 센서, 습도 센서, 기압 센서, 기울기를 측정하는 자이로 센서, 속도를 재는 가속 센서, 주위 빛의 밝기를 측정하는 조도 센서, 리모컨에 사용하는 있는 적외선 센서, 위치를 추적하는 GPS 센서, 지문 센서, 컬러를 인식하는 RGB 센서 등 외에도 새로운 센서들이 계속 추가되고 있다. 이러한 센서들은 PC 못지않게 파워풀한 컴퓨팅 능력을 갖춘 스마트폰의 CPU와 결합되어 수많은 새로운 애플리케이션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앱만 깔면 집에 있는 모든 리모컨을 다 없애고 스마트폰으로 TV, 에어컨, 오디오 심지어는 전등까지 컨트롤이 가능하다. 등산을 할 때에는 위치마다 고도, 기압을 포함하여 다양한 산악 정보를 제공해 준다. 달리는 자동차의 속도도 실시간으로 알려줄 수 있다. 심지어는 레이저 센서를 이용하여 긴 줄자가 없이도 물체와 물체 사이의 거리를 간편하게 측정하는 앱도 있다. 피부 건강 상태를 측정하는 앱까지 나왔으니....




앞으로 또 어떤 들이 스마트폰 때문에 사라질까?


그러지 않아도 파워풀한 스마트폰이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는 성능 외에 또 다른 천군만마를 얻었으니 바로 5G 무선 통신의 상용화이다.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는 컴퓨팅 능력도 대단한데 초고속, 대용량 무선 통신이 가능해지면서 클라우드 컴퓨터와의 연결을 통해 스마트폰의 컴퓨팅 능력 몇 배로 늘릴 수 있다.


3D 입체 영상 통화가 가능해지고, 가상현실(VR) 안경과 결합하면 스마트폰만 가지고도 언제 어디서나 100인치 이상의 대형 화면으로 현장감 넘치는 영화를 볼 수도 있다. 결국 영화관도 머지않아 스마트폰 때문에 사라질 가능성이 큰 서비스 중의 하나이다.  



스마트폰의 기능과 역할이 파워풀해지면 질수록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은 더욱 개인화될 것이며 개인화 관련 산업 규모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커질 수 있다.  


주요 센서를 이용한 원격 진료도 스마트폰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며, 길게 보면 지금 동네마다 몇 개씩 있는 개인병원도 스마트폰으로 인해 그 숫자가 급격히 줄어들 날이 올 수도 있다.


이커머스 또한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능이 결합되면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을 직접 살피며 쇼핑을 하듯 입체적인 상품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며 스마트폰이 이커머스의 핵심 허브로서 자리를 잡으면서 이마트나 홈플러스 같은 대형 매장도 결국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이커머스에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을 듯하다.


이제는 스마트폰을 단순한 IT 제품으로 인식해서는 안된다. 스마트폰은 이미 나와 세상을 연결시켜주는 소통의 핵심 수단이 되고 있으며 나아가 제3의 두뇌로서 나를 대신해서 내가 필요로 하는 지식과 정보들을 컴퓨팅해주고 원격진료나 원격강의 등과 같은 모든 개인화 서비스에 있어서 나와 서비스 제공자 간의 허브(중계소) 역할을 하며 개인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될 완벽한 AI 개인 비서로 발전을 해 나갈 것이다.


 이렇게 파워풀한 잠재력을 가진 스마트폰을 SNS나 사진 찍기, 음악 듣기를 주용도로 사용하는 것은 시속 250킬로미터 이상 달릴 수 있는 고급 스포츠카를 사서 동네 슈퍼에 장 보러 가는 용도로만 사용하는 것과 같다. 성능이 용도 이상으로 너무 빠르게 올라갔던지 아니면 그 성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들이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리라.


스마트폰의 미래 잠재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무궁무진하다. 발전하는 기술과 성능을 어떻게 고객의 니즈와 결합하여 고객들이 원하는 실용적인 고객가치들을 만들어 내느냐가 핵심이며 '무엇을 하고 있느냐'가 아닌 '무엇을 할 수 있을까'의 시각에서 그 잠재력을 누가 더 빨리 현실화하느냐가 미래 IT 사업의 성패 갈 것이다.



저서 『고객가치』 주요서점 링크

교보문고 https://bit.ly/2STe3M2
예스 24 https://bit.ly/2TinC2z
인터파크 https://bit.ly/2Cs9mPh

알라딘 http://aladin.kr/p/T2P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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