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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디킴 Jul 18. 2019

블록체인, 누가 좀 쉽게 설명해 줄 수 없을까?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왕초보 탈출하기

재작년인가 한때 비트코인 투자 광풍이 엄청 불었던 기억이 난다. 초기에 누가 소액을 투자해서 로또와 같은 대박이 났다는 둥, 일부 대학생들이 투자 대열에 동참했다가 학자금을 날렸다는 둥 인터넷에 자극적인 기사들이 난무했었다.


그도 그럴 것이 2015년 11월에 30만 원 후반에 거래되던 1 비트코인(BTC)이 2018년 1월에는 장중 한 때  2천8백만 원을 넘어섰었다. 불과 2년 만에 70배 이상 상승을 한 것이다. 그러다가 2019년 1월에는 다시 3백만 원대까지 떨어졌으니 비트코인의 이러한 투기적인 가격 변동은 사회적인 이슈가 되기에 충분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비트코인에 대한 찬반 의견이 극명하게 갈리다 보니 나 같은 일반인 입장에서는 '비트코인이 뭐길래 이 난리일까?'라는 생각을 한 번쯤은 하게 된다.


최근에 페이스북이 리브라(Libra)하는 암호화폐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전 세계가 다시 암호화폐로 요동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암호화폐는 돈이 될 수 없다”며 리브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분명히 했고, 미국의 재무장관 므누신 또한 "리브라의 출현이 국가안보와 직결된다"라고 하며 리브라의 상용화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리브라에 대한 시장의 평가도 ”원대한 시도이다”와 “위험한 도전이다”로 극명히 갈리고 있다.

 


이렇게 비트코인과 리브라 같은 암호화폐가 핫이슈로 떠 오르면서 암호화폐의 기반이 되고 있는 '블록체인'이 4차 산업 혁명 시대의 핵심 기술로 다시 한번 부각되고 있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대해서 왠지 남들은 다 아는데 나만 모르는 것 같아 인터넷 여기저기를 찾아보니 생각보다 다양한 자료들이 있다. 나같이 처음부터 겁을 먹는 사람들이 많았는지 글의 제목들도 한결같이 ‘블록체인 쉽게 이해하기’, ’초등학생도 이해하는 블록체인’, ‘보면 누구나 아는 블록체인’등 한 번만 읽으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제목들이다.


하지만 막상 들어가 보면 해시(hash) 함수, 작업 증명(proof of work), P2P(peer-to-peer), 분산 기장, 51% 공격 등 처음 접하는 낯선 단어들이 줄줄이 등장하고 초반부터 기가 질려 글 중간에 읽기를 포기하고 나오고 만다. 전산이나 회계에 대한 기본지식이 있는 사람에게는 쉬운 내용일 수도 있겠지만 내게는 여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고차원 함수처럼 느껴졌다.


이러다가는 영원히 '블록체인'에 대해서 문맹이 될까 싶어 주말에 작정하고 용어들부터 차근차근 공부를 해 보았다. ’초등학생도 이해하는 블록체인’이란 글을 한 열 번은 읽은 듯하다. 그러고 나서 인터넷에 올라온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관련 기사를 읽어 보니 이제 서야 “아, 이게 이거네”하고 이해가 된다.


알면 별거 아닌데 모르면 왠지 어려운 것 같고, 낯선 전문 용어들을 보면 겁부터 나는 게 나 같은 초보자들의 현실인 것 같다.


그래서 나 같은 블록체인 문맹들이 기본 지식 없이도 그 개념을 쉽게 이해하였으면 하는 바람에서 짧은 기간에 속성으로 배운 얼마 안 되는 지식이지만 한번 정리해 보았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본래의 기술 용어들은 최대한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편한 용어로 대체하였으며 일부 복잡한 과정은 편의상 적당히 생략하였다. 혹 블록체인 전문가가 보면 내용이 부실하다고 할 수도 있겠다. 초보자들을 위해 초보자가 쓴 글이니 다소 부족함이 있더라도 이해해 주었으면.... 




암호화폐를 이야기하기 전에 우선 그 기반이 되는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서 먼저 살펴보자. 쉬운 이해를 위해서 두 개인 간의 송금 사례를 가지고 설명을 해보고자 한다.


철수가 친구 영희에게 1,000 원을 송금하고자 할 경우 철수는 인터넷 뱅킹을 통해서 거래은행에 있는 잔고에서 1,000 원을 빼 영희가 거래하는 은행 계좌로 이체하거나 거래 은행에 가서 종이 통장과 이체 요청서를  제출하고 이체 요청을 하면 된다.  

이러한 송금 과정은 모두 은행과 같은 금융기관을 통해서 이루어지는데 이때 은행의 역할은 철수의 계좌 잔고에서 1,000 원을 차감하고 영희에 계좌 잔고에 1,000 원을 추가해 주며 이 거래 기록을 은행 전산 서버에 남겨 나중에 두 사람이 서로 분쟁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은행은 이러한 이체 거래를 중개하고 그 거래 내역을 기록, 보관해 주는 대가로 고객들에게 수수료를 부과한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해본다. 만약에 전쟁이나 천재지변 또는 해킹으로 은행의 전산 기록이 사라지거나 손상되어 은행 계좌에 있는  내 돈을 못 돌려받는 경우가 생기면 어쩌나?


비슷한 고민을 하던 철수는 전쟁이나 천재지변이 일어나도 내 돈이 안전하게 보관될 수 있으며, 해킹의 우려도 없는 아주 이상적인 은행을 고안해 냈다. 철수는 본인이 고안한 은행 아이디어를 지인들에게 알려서 무려 100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100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했다. 철수가 고안해 낸 아이디어가 어떤 것인지 한번 살펴보자.




철수가 만든 블록체인 기반의 은행


우선 철수가 만든 은행은 종이 통장을 발행하지 않는다. 그 대신 100명의 고객에게 온라인으로 사용 가능한 전자지갑을 나누어 주기로 했다. 고객의 모든 입출금 내역과 잔고 내역은 이 전자지갑에 기록되며 전자지갑의 거래내역은 비밀번호를 가지고 있는 이용자 본인만이 볼 수 있다. 즉 은행조차도 그 내역을 볼 수 없다.


두 번째로 이 은행은 모든 거래를 카카오 뱅크처럼 온라인으로만 할 수 있도록 하고 거래 상대도 해당 은행의 가입 고객으로만 한정을 했다. 그리고 거래의 편리성을 위해서 내부 고객끼리 온라인에서만 사용 가능한 별도의 가상 화폐(디지털 화폐)를 발행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해킹에 대비하기 위해서 개인 간 모든 거래 기록은 은행이 아닌 개인이 각자 보관을 하도록 하고 개인이 가지고 있는 컴퓨터가 해킹당할 우려가 있으니 거래 즉시 100명의 고객 모두에게 거래 기록을 복사에서 공유해 주기로 했다(이것을 회계 용어로 분산 기장이라고 한다. 즉 거래 기록을 여러 사람에게 나누어 주고 분산해서 기록한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하면 100명의 회원이 가지고 있는 컴퓨터가 모두 망가지거나 해킹되지 않는 한 누군가의 컴퓨터에는 거래 기록이 남아있게 된다.  


여기까지만 보면 철수가 만든 은행이 "좀 엉성해 보이긴 해도 100명 사이에서는 동작이 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문제점이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우선 내 거래 기록을 나머지 99명에게 공유해 주면 내 개인 정보가 모두에게 노출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생긴다. 


 이러한 우려 때문에 실제 거래 내역은 각자의 컴퓨터에 보관고 남들과 공유하는 거래 정보는 모두 코드로 암호화하기로 했다. 이때 거래 정보를 좀 더 쉽게 암호화하기 위해서 먼저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해야 하는데 블록체인에서는 이러한 데이터 변환에 해시함수(hash function)라는 독특한 함수를 사용한다. 이렇게 거래 내역을 디지털 데이터(해시함수를 통해서 만들어졌다 해서 이 디지털 데이터를 해시값이라고 부른다)로 전환하면 테이터 용량도 줄일 수 있고 컴퓨터 상에서 처리도 한결 쉬워진다.  


이렇게 내 거래내역을 디지털 코드로 암호화한 후 원본이라는 도장(보통 디지털 서명이라고 한다)을 찍어 다른 철수 은행 입자에게 전송을 한다면 내 거래 정보가 새어 나가는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  



두 번째 우려는 "나는 영희에게 1,000원을 보냈는데 영희가 안 받았다고 우기면 어떻게 할 것인가?"이다. 


기존 은행을 이용할 때에는 은행이 알아서 잔고를 조정해 주고 그 잔고에 대한 신뢰성을 은행이 보장해 주었는데 은행이 없을 경우 "누가 잔고를 조정해 주고 이 잔고 내역이 진짜인지를 누가 증명해 주나?"가 큰 고민이 될 것이다. 아마도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블록체인의 중요한 역할 중의 하나가 아닌가 싶다.


우선 철수가 만든 은행에서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에는 같은 1,000 원짜리라 하더라도 서로 다른 고유번호가 부여되어 있다. 따라서 철수가 영희에 1,000원을 송금하면 어떤 고유번호의 1,000원이 송금되었는지가 함께 이체 거래 기록에 남으며 철수가 영희에게 1,000원을 송금했다고 나머지 회원들에게 그 거래 내역을 알리는 순간 철수가 영희에게 송금한 특정 고유번호를 가진 1,000원짜리 폐의 소유권은 철수에게서 영희로 이전되었다고 나머지 회원들이 확인을 해준다. 일종의 공증을 해 주는 것이다. 


거래 당사자를 제외한 98명의 회원들이 두 사람의 거래에 대한 증인이 되기 때문에 철수가 나중에 이 특정 고유번호를 가진 1,000원을 다른 사람에게 중복해서 보내겠다고 할 경우 98명의 회원은 이 거래가 '거짓 거래' 임을 공표하고 거래 내역을 장부에 기록하는 것을 거부한다. 즉 회원들 스스로가 연합해서 자율적으로 은행이 하는 거래에 대한 공증 역할을 하는 것이다.


물론 철수와 나머지 회원들이 담합해서 철수가 영희에게 1,000원을 송금했다고 주장을 하면 “거짓 거래”가 “참 거래”로 바뀌어 영희가 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회원수가 100명이 아닌 10만 명, 100만 명이 되면 이렇게 “거짓 거래”가 “참 거래”로 둔갑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세 번째 우려는 "누군가 100명의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는 거래 기록을 모두 또는 상당 부분을 해킹하여 조작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이다.


가능성이 아주 없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러한 해킹과 데이터 조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블록''체인'이라는 블록체인의 핵심 항목들이 등장을 한다.

철수가 만든 은행의 개인 간 거래 내역은 블록(Block) 형태로 된 가상의 디지털 금고에 보관이 되는데 이 금고 하나의 크기(데이터 저장 용량)는 1 Mbyte 정도 된다고 한다. 보통 MP3 음악 파일 하나의 크기가 3~4 Mbyte 정도 되니 디지털 금고 블록 하나의 저장 용량은 MP3 음악 파일의 25%~30% 정도를 차지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이 디지털 금고 블록 하나에는 약 2,000개 내외의 거래 내역이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되어 저장될 수 있다.  


참고로 이때 저장되는 거래 내역은 데이터 용량을 줄이고 관리 편리성을 위하여  앞에서 설명한 해시 함수(Hash Function)를 이용해 해시값이라는 함축된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되어 보관된다. 이 2,000개 내외의 거래 내역을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서 누군가는 데이터가 저장된 디지털 금고금고문을 닫은 다음 금고를 봉인해야 한다.   


블록체인의 묘미는 여기에 있다. 금고문을 열기 위해서가 아니라 닫기 위해서 잠금용 비밀번호가 필요하다.


회원 중의 누군가가 이 잠금용 비밀번호를 찾아내 금고문을 봉인하고 나면 이 '디지털 금고'안의 정보는 안전하게 보관이 가능해진다. 이렇게 봉인된 디지털 금고를 복사 모든 회원들에게 전달하면 비로소 회원들은 이 금고  안에 있는 거래 정보를 '참 정보'로 인정하고 각자의 컴퓨터에 보관을 한다.


그리고 잠금용 비밀번호를 찾아 금고문을 봉인하는 순간 디지털 금고에는 다른 블록과의 연결을 위한 고유의 연결고리(chain)가 생긴다.


디지털 금고의 잠금용 비밀번호는 금고 안에 저장되어 있는 2,000여 개의 거래 정보와 각각의 금고(Block)가 가지고 있는 고유 정보의 조합으로 이루어지며 비밀번호의 구조가 워낙 복잡 난수표처럼 번호를 바꾸어가며 컴퓨터로 계산을 돌려야만 이 비밀번호를 찾을 수 있다. 여기서 잠금 비밀번호를 찾아 금고문을 잠그는 것을 작업 증명(proof of work, 금고문을 확실히 봉인했기 때문에 금고 안에 있는 거래 정보가 안전하다는 것을 증명함)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다들 바빠 죽겠는데 누가 한가히 앉아서 이 잠금 비밀번호를 찾고 있겠는가? 철수가 만든 은행의 회원들은 "그냥 수수료 좀 내더라도 기존처럼 은행에 맡기는 게 낫겠다"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그래서 철수 회원 중에 누군가가 회원들의 거래 내역이 보관된 디지털 금고의 잠금용 비밀번호를 찾아내 성공적으로 금고문을 봉인해 주면 그 대가로 철수 은행에서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코인)를 나누어 주는 아이디어를 냈다.


이렇게 컴퓨터로 난수표를 돌려 디지털 금고 블록의 잠금용 비밀번호를 찾아내  금고문을 봉인해주고 그 대가로 디지털 화폐(코인)를 받는 과정을 코인 채굴이라고 한다.  


솔직히 채굴이라는 처음 말을 들었을 때 비트코인이라는 동전을 실제로 어디에선가 곡괭이질을 해서 캐내는 줄 알았다. ㅎㅎ




이렇게 탄생한 코인이 비트코인이며 이 비트코인이 바로 암호 화폐의 원조다.  비트코인 창시자가 비트코인을 처음 제안할 때 발행할 수 있는 코인 수를 2,100만 개로 한정해 놓았으며 이미 1,800만 개 정도의 코인이 발행되어 추가로 발행할 수 있는 코인 숫자가 얼마 안 남았다고 한다. 따라서 누군가 새로운 디지털 금고 봉인했을 때 대가로 주는 코인의 숫자는 계속 줄어들 수밖에 없다. 추가로 발행(채굴)할 수 있는 코인의 숫자는 점점 줄어들지만 코인의 회소성 때문에 시장의 코인 가격은 점점 올라가게 되며 채굴자는 코인을 적게 받더라도 코인 가치의 상승 때문에 여전히 이 코인 채굴 작업에 매력을 느끼게 된다.


이렇게 디지털 금고의 잠금용 비밀번호를 찾기 위해서는 밤낮으로 여러 대의 컴퓨터를 돌려야 하는데 채굴하는 코인의 가치가 컴퓨터가 소비하는 전기세보다 적을 경우에는 코인 채굴자의 수지 타산이 안 맞게 된다. 그러다 보니 전문 코인 채굴자들은 전기세가 싼 국가들을 찾아 유목민처럼 떠 돌아다니기도 한다.   


블록체인을 설명하다 잠깐 비트코인으로 샜는데 다시 블록체인으로 돌아가서 그럼 블록체인이 어떻게 해킹과 데이터 조작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를 한번 살펴보자.


앞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디지털 금고(Block)의 잠금 비밀번호는 안에 저장되어 있는 2,000여 개 거래 정보(해시 함수를 통해서 디지털로 변환된 해시값)와 금고 블록이 가지고 있는 고유 정보들의 조합으로 생성이 되는데 보관되어 있는 거래 정보 중 한 개만 바뀌어도 잠금 비밀번호는 리셋이 된다. 잠금 비밀번호가 리셋되면 금고 블록을 다른 금고 블록과 연결해 주는 연결고리(chain)가 끊어지고 이 블록은 고아 블록이 된다. (실제로는 레고 블록과 같은 물리적인 구조물이 아니며 전후 블록의 블록 고유 해시값을 중개로 연결된 가상의 연결고리임)

어렵게 금고문을 열고 데이터를 조작했더니 금고 블록이 통째로 고아 블록이 되어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금고 안에 있는 개별 거래 정보는 이미 복사되어 모든 회원들에게 공유되어 있기 때문에 해킹된 금고 블록 하나 사라진다고 원본 데이터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이 거래 정보는 새로 생성되는 다른 금고 블록 안에  다시 저장된다.


비트코인 창안자는 이터를 저장하는 지털 금고 블록 하나의 잠금 비밀번호를 찾는 데 10분 정도가 걸리도록 비밀 번호의 난이도 세팅해 놓았다고 한다. 앞에서 설명하였듯이 유능한 해커가 금고 하나를 해킹해서 안에 있는 거래 정보를 하나라도 조작하면 금고의 잠금 비밀 번호는 자동으로 리셋된다.


어렵게 이 잠금 비밀번호를 다시 찾는다 해도 비밀번호가 바뀜에 따라 블록의 연결고리 또한 바뀌기 때문에 이 블록 간의 연결고리가 끊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동시에 그다음 블록의 잠금 비밀번호도 새롭게 바꾸어야 하고 또 그 다음다음 블록의 비밀번호도 연속적으로 야 하는데 슈퍼 컴퓨터를 능가하는 컴퓨팅 능력이 없으면 이러한 조작을 연쇄적으로 동시에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한다.


 블록 한 개는 해킹이 가능할지라도 연속적인 해킹이 안되면 그다음 블록과의 연결이 끊어져 죽은 불록이 되는 것이다.

고아 블록(v)에는 더 이상 블록이 연결되지 않아 죽은 블록이 된다.


그럼 이러한 블록체인 기술은 어디에 쓰이는 걸까?


블록체인 기술의 핵심은 기존 은행처럼 그동안 누군가가 독차지(서버-클라이언트 구조) 하던 정보의 기록 및 관리를 탈중앙 집권화해서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누구나가 자유롭게 정보를 기록하고 공유하며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각각의 거래에 대해서 지금처럼 누군가에게 승인을 받거나 통제받을 일이 없기 때문에 개인 간(P2P 거래) 거래는 더욱 빨라지며 거래 방법도 훨씬 편리해진다.  


유튜브를 한번 예로 들어보자. 누군가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리고 그 동영상의 조회수가 올라가면 광고 수익이 생긴다. 현재는 이 광고수익을 유튜브와 동영상을 올린 사람이 일정 비율로 나눠 갖는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하면 그 수익의 원천은 그 동영상을 보고 '좋아요'를 클릭한 시청자로부터 나오는데 정작 시청자에게는 아무런 수익 배분이 없다. '좋아요'를 클릭한 모든 사람들이 구글 서버에 실명과 계좌번호를 등록하게 하고 국경을 넘어 10원, 20원의 소액을 전 세계 10만 명, 100만에게 전달하는 것은 구글이 수익 배분을 결정한다 해도 현실적으로 집행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면 구글에 등록되어 있는 개별 회원의 ID별로 전자지갑을 만들어 주고 '좋아요' 클릭과 연동해서 소액의 디지털 화폐를 이 전자지갑으로 얼마든지 보내줄 수 있다.  


해킹을 통한 위변조가 어렵다는 블록체인 기술의 원리를 잘 활용하면 문서관리, 신원확인, 물류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의 개인정보를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암호화한 후 디지털 ID로 사용한다면 이 암호화된 디지털 ID는 위변조가 불가능해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 공인인증서 등 현존하는 모든 종류의 본인 확인 증서를 대체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전 세계를 하나로 묶는 글로벌 통합 신원 확인 시스템의 구축도 가능해진다.


이를 전자투표에 활용한다면 원격으로 투표한 사람이 본인임을 100% 증명할 수 있어 투표소에 가지 않고도 언제 어디서든지 투표에 참여를 할 수 있다.


또 다른 예로 명품 핸드백 업체가 핸드백의 생산, 수입, 통관, 배송, 판매 이력을 블록체인 기술로 암호화해 관리한다면 개별 핸드백마다 위변조가 불가능한 디지털 ID가 생겨 더 이상 짝퉁 핸드백이 진품처럼 유통되는 것은 불가능해진다. (물론 서로가 짝퉁인 줄 알고 사고파는 경우는 예외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이렇게 장점이 많고 애플리케이션 또한 다양하지만 암호화폐는 좀 다른 이슈가 있다.


처음에 언급한 것처럼 페이스북이 독자적인 암호화폐 리브라(Libra)의 발행에 성공한다면 그 순간 전 세계 대부분 화폐는 기능을 상실하고 말 것이다. 특히 달러는 글로벌 기축 통화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게 되고 미국은 더 이상 세계 금융시장에서 파워를 유지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특히 암호화폐는 거래에 참여한 사람들의 개인 정보를 포함한 모든 거래 정보를 암호화하여 은행과 같은 중개자 없이 거래에 참여한 당사자끼리 서로 자유롭게 거래가 이루어 지기 때문에 철저거래의 익명성이 보장된다. 불법적인 자금세탁을 방지하고 마약, 총기류와 같은 불법 물품의 거래를 막아야 하는, 무엇보다도 모든 수익에 대해서 공평하게 세금을 걷어야 하는 개별 정부의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암호화폐는 영원히 동물원 우리(암호화폐 거래소) 안에 가두어 놔야 하는 흉폭한 야수이며, 끝까지 개봉해서는 안 되는 판도라 상자일 것이다.


현재개인 간에 각자의 전자지갑으로 비트코인을 주고받아도 그 거래 내역을 제3자가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단, 그 비트코인을 현금화할 때에는 반드시 실명을 신고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다. 만약에 누군가가 자금에 여유가 있어 비트코인을 현금화하지 않고 전자지갑 속에 계속 모 그렇게 모은 비트코인을 자녀들의 전자지갑으로 넘겨준다면 자녀들이 그 코인들을 현금화하기 전까지는 이 불법 증여를 인식하거나 막을 방법은 없다. 또한 현금화 전에 이 비트코인이 수많은 거래에 이용이 되었다 하더라도 그 거래 과정을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암호화폐가 일반화폐의 역할을 해 현금화 과정이 필요 없어진다면 정부와 금융기관으로서는 정말 전쟁에 버금가는 불법 금융 거래의 재앙이 현실화되는 것이다. 그것도 국경이 없는....


이상 비트코인이라는 특정 코인을 가지고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최대한 간단하게 설명해 보았다. 모든 암호화폐에 적용되는 블록체인 기술은 매우 유사하며 코인의 사용 용도만이 조금씩 다를 뿐이다.


나 같은 비전문가가 상식 선에서 공부해 보고 내린 결론. 블록체인은 다양한 용도를 가지고 우리 일상생활의 많은 것을 혁신할 수 있는 진주 같은 기술인 것 같고 그 응용 아이디어의 하나인 암호화폐는 정말 쓰기에 따라 선과 악으로 갈리는 양날의 칼인 것 같다. 페이스북의 리브라(Libra)가 지핀 불이 어디까지 어떻게 번져 나갈지 관심 있게 한번 지켜보자.




저서 『고객가치』 주요 서점 링크

교보문고 https://bit.ly/2STe3M2

예스 24 https://bit.ly/2TinC2z

인터파크 https://bit.ly/2Cs9mPh

알라딘 http://aladin.kr/p/T2P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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