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글은 어떤 분의 구독 신청 알람으로 시작되었다.
워낙에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생각이 많은 아이라서 매거진 또한 여러 개가 된다.
그리고 이런 다양한 생각은 아직까지 나에게 독이 된 듯하다.
다양한 생각에 실제로 글로 태어난 아이들은 극히 드물다.
이 생각을 하고 있으면 저 생각이 치고 들어오고 저 생각을 하면 이 생각이 치고 들어오고 그러다 나 자신은 왜 그런 구조로 되어 있나 사주로 분석해 보고 내가 무엇을 향해 나아갈 것인지를 끊임없이 생각하다 보면 결국 글로 이어지는 아이들은 적을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나를 움직이게 하는 힘들이 있었는데 그것은 사람이다.
누군가 나를 찾는다면은 나는 그 책임으로 인해 움직인다.
오늘 어떤 분이 "40대 중반 대기업 퇴사 후의 삶"을 신청해 주셨다.
구독을 확인하다 생각이 잠기었다.
이분은 글을 안 쓴 지 1년이 되어가는 매거진에 왜 구독을 신청하셨을까?
어쩌면 현재의 결과를 무척 궁금해 할 수 있었겠구나...
누군가는 나의 사소한 경험도 필요로 하겠구나 싶어 명리 공부를 하다 잠시 덮어 두고 글을 쓰게 되었다.
사람의 힘이랑 이렇게 무섭다. 그 많은 생각을 한방에 물리쳐 주고 '이것 먼저 해'라고 정리해 주었다.
그럼 퇴사 후의 우리의 삶은 어땠을까?
흔히 신랑은 반 백수라 한다. 월급이 반 이상 줄었기에 반 백수...
글로만 보면 분위기 살벌 할 수 있다. 하지만 신랑의 말을 듣고 막 웃었다.
"오빠는 말을 참 재미있게 잘해요."
현실과 대조하면 맞은데 슬프지 않고 재미있다.
"근데 오빠 몸과 마음은 편해요?"
"월급 적은 것이 불편하지. 몸은 편해."
"그럼 됐어요. 월급 적은 것은 신경 쓰지 마세요. 줄었다고 한들 우리가 밥 못 먹고 그러지는 않잖아요. 그냥 마음도 편하게 가져요. 우리가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서 나왔지 힘들기 위해서 나온 것은 아니잖아요. 이 길을 가다 보면 다른 길이 보이겠죠."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다만 그 배움은 숨은 그림 찾기다. 꼭꼭 숨겨져 있기에 찾으려고 노력해야만 한다. 배움을 찾게 되면 우리에게 길을 안내해 준다.
성공이 꼭 돈을 많이 벌고 목표를 달성해야만 있는 건가?
무언가를 얻으면 되지 않겠는가?
절반으로 줄어든 월급으로 인해 신랑에게 화를 내거나 혹은 왜 이런 길을 선택했냐고 서로 탓하지 않을까?
그리하여 신랑의 밥 먹는 뒷모습만 봐도 화가 나고 짜증이 나면 어찌해야 할까? 그런 내 모습이 무섭게 느껴지고 그렇게 나의 반응에 신랑의 모습을 상상하자니 괴롭게 느껴졌다.
사람은 힘들 때 본모습을 보인다고 한다. 나 역시 사람이지 않은가. 내 안에 또 다른 내가 이런 계기로 나올 수도 발견할 수도 있다.
매번 힘들면 돈을 놓지 사람을 놓지 말자라고 다짐을 하면서 보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현재까지 우리들의 모습에 변화는 없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하는 일이었다.
특별한 일이 없지 않은 이상 매일 산책을 하면서 하루의 일과를 공유했다.
일과라는 것이 뭐 매일 변하겠는가? 했던 말 또 하고 했던 말 또 하고 그러다 새로운 일 있으면 당분간은 그 일들을 반복하면서 말하고... 누군가는 너무 단조로운 삶이 아니냐고 물을 수도 있지만 난 단조로운 이 삶이 행복이라 말한다. 행복은 우리에게 너무 익숙해져 있기에 보이지 않는다. 배움이 숨은 그림 찾기라면 행복은 자신이 외면한 존재이다. 우리는 현재 가진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 우리가 외면하지만 많으면...
[시도가 실패될 수도 있지만 인생을 실패했다고 말하지 마세요. 우리 곁에 있는 행복을 외면하지 않으면 실패한 것이 아닙니다.]
p.s 구독 신청해 주신 분께 감사함을 드립니다. 이렇게 저를 움직여 주셔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