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퇴직을 한지 곧 1년이 되어 간다.
남편은 그동안 기술을 배우기 위해 노력했고 그건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바로 타이밍 때문이다. 작년부터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가격이 30프로에서 40프로 하락되었다.
이 말은 부동산 거래가 되지 않았다는 말이고 더불어 인테리어에 불황이 찾아왔다는 말이다.
도배의 경우 기술자의 일당이 25만 원에서 18만 원까지 떨어지는 경우도 있었고 이 마저도 일이 많지 않았다.
겨울이 비수기이기도 하지만 이번 비수기는 역대 최대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다.
기술자에서 사장으로 도전 한 사람들은 두 달이 되도록 일을 받지 못 한 케이스도 있었고 그러다 보니 신입의 경우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더욱 없었다.
다행히 남편은 최악의 경우는 아니었다. 한 달에 4번 정도 불러준 경우도 있고 일당도 작지만 챙겨주었기 때문이다.
남편이 다니던 학원 동기 중 한 명은 일하고 돈도 받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참 이해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이 세계는 더러 그런 사람들도 있었다.
이런 경우 그냥 나오는 것이 현명하다. 기술을 배우기 위해 버텨도 쉽게 가르쳐주지 않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반면에 초보여도 일을 시켰으면 차비라도 줘야 한다는 기술자도 있다. 돈을 안 주는 건 경우가 아니라면서. 다행히 남편은 첫 기술자님이 좋은 분이셨다. 하지만 이분도 혹독한 불경기를 견디지 못하고 남편분이 하는 일을 도운다고 잠시 쉬게 되었다.
처음 딛는 세계라 경험이 없었지만 이런 경험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곤 생각 못 했다.
게으름 부리지 않고 손재주 있고 주어진 일을 잘하면 계획대로 되지 않을까 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우리 부부는 이런 상황에서도 대화를 자주 했다.
"오빠, 우리가 너무 자신감이 넘쳤나 봐요"
정말 자신감과 희망이 많았으나 그렇지 못 한 현실에 짧은 반성을 남편에게 털어놓았다.
"우리가 자신감이 넘친 것이 아니라 희망만 넘쳤지"
순간 자신감과 희망의 차이를 생각하고 그때를 떠올렸다. 무엇이 넘쳤는지. 그리고 깨달음의 감탄사를 내뱉었다.
'아, 구체적인 계획도 그렇다고 세밀한 조사도 없었던 우린 정말 희망만 넘치고 생각만 넘쳤구나'
조금 더 이 분야에 대해 알아볼걸. 유튜브만 보고 희망만 넘쳤다.
세상에는 성공담 이야기가 너무 많다.
어쩌면 실패담 이야기와 평범함이 더 많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여기서 멈출 수도 없었다. 진짜 실패는 더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다.
우리는 다시 걸어야 했기에 많은 것을 계획하고 수정하고 길을 정하였다.
그리하여 결정 한 곳은 건설 CS 센터이다. 고정 급여를 받고 일을 배울 수 있는 곳으로 이제까지 배운 도배와 더불어 다양한 기술들을 할 수 있는 곳이었다.
급여의 차이는 다소 많이 났지만 그런 것을 생각할 시기가 아니고 생각해서도 안 되는 것이다.
자꾸 예전 것을 생각하면 현재 선택한 길에 적응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그릇은 새로운 것을 채워야 한다. 급여는 예전의 절반이지만 오히려 고정 급여를 받을 수 있어 감사했다.
부정을 버리고 반성으로 다지고 긍정을 챙겼다. 이렇게 가다 보면 우리가 희망하는 길이 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