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다니고 있는 회사를 퇴사한다고 하면 주변에서 이런 말을 한다.
"회사가 전쟁이면 밖은 지옥이야."
하지만 우리는 회사가 전쟁이라서 떠난 것이 아니다.
조금 더 가족과 함께 하고 싶고 행복한 일을 하고자 떠난 것이다.
그리고 밖으로 나온 세상에서 아직 지옥을 보지 않았다.
다만 시행착오를 많이 경험하고 있을 뿐.
IT에 종사했던 우리 부부는 주변의 지인들이 IT 분야이다.
즉, 인테리어 하는 지인이 없어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하나 습득하고 있는 중이다.
도배를 배우고 시트지(필름)를 익히고 타일을 배웠다.
3가지 교육을 들으면서 하나 같이 하는 말은 [나이]이다.
선호하는 나이는 20대 보다 30대. 왜냐하면 20대는 힘들면 쉽게 나가기 때문이다.
30대는 결혼하고 가족도 있으니 힘들어도 버티기 때문에 선호한다.
하지만 40대 후반은 포기하라 한다. 취업이 거의 힘들다고.
40대 중반인 남편은 그런 말을 들을 때 조금 힘이 빠진다고 한다.
고민이 있을 땐 항상 같이 이야기를 한다. 어떤 방향으로 갈지.
그럼 고민이 한결 나아지고 다시 도전할 힘이 충전된다.
기술을 배우기 위해 구직 활동을 알아보는 중 어떤 이가 기술보다 인테리어 사장을 하라 한다.
마침 의뢰가 몇 건씩 코 앞에까지 왔다 가니 해볼 만할 듯하여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항목은 도배로 선정했다. 가장 재미있었고 처음부터 하고 싶었던 분야이기에.
의뢰가 오면 작업할 수 있도록 견적 내는 법을 배우고 재료를 가져올 수 있는 업체를 뚫고
문의가 오면 작업할 수 있도록 기사님을 찾았다.
기사님은 고급 기술자로 모셨다. 예를 들어 3명의 기사님이 필요하면 2명은 고급 기술자(25만 원) 그리고 중간 기술자 한 명으로 팀을 이루도록 하였다.
작업할 수 있는 준비는 끝났고 고객을 만들기 위해 숨고의 문을 두드렸다.
결과는 실패였다. 숨고의 경우 가격 경쟁이다.
우리처럼 고급 기술자 두 명을 사용할 경우 가격 경쟁에서 불리하여 채택이 쉽지 않다.
견적서를 보내는데 들어가는 수수료도 부담이었다.
한번 넣을 때마다 2천 원이 넘는 수수료가 있는데 채택되지 않아도 무조건 수수료가 나가니 한 달 동안 넣고 멈추었다.
숨고를 통해 얻은 지식은 자신이 직접 기술을 배워 뛰어야 채택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단가가 저렴해지니)
다시 방향에 대해 이야기했다. 처음부터 우리가 무엇을 하고자 했는지 생각하면서.
처음 계획은 기술을 배우는 것이었다. 남편은 손재주가 좋고 섬세하다.
뭘 해도 중간 이상을 하는 남편이 본격적으로 기술을 배우면 하자 없이 작업을 할 것이다.
그래서 다시 기술의 길로 가기로 했다.
누군가는 이런 말을 할 수도 있다.
"그러게, 왜 잘 다니고 있는 대기업 그만두고 나왔냐고"
어쩌면 그 사람들은 우리를 평생 이해 하지 못 할 수도 있다.
시선보다 행복을 찾고자 하는 우리의 마음을.
누군가 후회하냐고 묻는다면 아직은 아니라고 답한다.
다만 아쉬운 점은 있다. 조금 더 이 분야를 알고 나왔으면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을 건데.
계획에 대한 시행착오가 많은 게 아쉽다. 하지만 이 시행착오마저도 훗날 도움이 될 거라 믿는다.
모든 것은 교훈을 남기고 간다. 다만 이것을 알고 가는 자와 알지 못하고 가는 자가 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