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가 주는 뜻밖의 선물
앞에서도 말했지만 둘째는 항상 글을 읽는 것을 싫어했다.
심지어 재미있는 만화책조차도 글자가 있단 이유로 싫어한다.
다행인 건 말하는 건 싫어하지 않는다.
아무튼 글자를 싫어하다 보니 학원에서 문제를 풀 때 제대로 읽지 않아 지문이 긴 문장이라던지 조금 생각해야 하는 문제들은 틀려서 온다.
그러던 어느 날 퇴근 하고 저녁 준비를 하는데 학원에서 돌아온 둘째가 기쁨을 한 아름 안고서 웃으면서 다가왔다.
"엄마, 오늘 학원에서 친구들은 다 틀렸는데 나 혼자 맞은 문제가 있다."
"정말?"
"응. 문제가 엄청 어려웠는데 나 혼자 맞았어."
"우아~ 잘했네. 그런데 어떤 문제였어?"
"응. 학생 150명 중 안경을 쓴 학생 수를 반별로 조사한 그래프인데 여기서 5분의 1이 안경을 쓰고...."
아이가 문제 내용을 알려주는데 '어, 문제가 생각보다 어렵네. 생각을 좀 해야 하고. 심지어 그래프도 보면서 이해해야 하는데 어떻게 풀었지?' 하는 의문이 들던데 신랑의 말 한마디에 공감이 갔다.
"나연이가 독서를 해서 그 문제를 풀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 예전 같았으면 틀렸을 문제를 이제는 본인이 이해하고 설명을 해주고 있으니 어쩌면 독서의 좋은 영향 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둘째는 인정하기 싫었는지
"아니 내가 그냥 풀어서 맞은 거야."
자신이 잘 풀어서 맞은 건데 왜 책을 잘 읽어서 문제를 맞은 거라 생각하는지 이해하기 힘들어했다.
독서에 대한 긍정적인 느낌을 주고 싶었는데 계속하면 오히려 반감이 들까 하여 수긍해 줬다.
"어, 나연이가 잘 풀어서 맞은 거야. 잘했어."
그러고 나서 며칠 뒤 학원에서 중간시험을 보는데 자신이 틀린 문제를 들고 와서 설명을 해줬다.
"엄마, 여기 윷놀이에 참가하는 학생이 몇 명이라는 질문을 보고 막대그래프에서 윷이 있는 막대그래프의 수들을 더해서 썼는데 틀렸어."
문제점을 보자 아이들은 이 문제를 이렇게 이해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어쩌면 선생님이 이런 걸 의도하고 낸 출제한 문제이지 않았을까?
"나연아, 문제가 윷이 나온 학생이 몇 명인지 물어본 것이 아니라 윷에 놀이라는 글자가 더해져 윷놀이를 말한 거잖아. 윷놀이할 때 도, 개, 걸, 윷, 모가 나오잖아. 그럼 총 몇 명이겠어?"
"아~, 51명"
이제는 설명을 이해하지 못하여 괴로워하지 않는다. 다만 조금 생각을 하는 듯하다.
지금은 독서의 효과 인지 아니면 우연의 일치 인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건 선생님들이 지문이 긴 글들을 힘들어한다는 말이었다.
다음 상담에 한번 물어보도록 해야겠다.
아무튼 이러한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나니 독서 여행이 잘했다는 생각과 함께 지속성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