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의 무너진 마음 쌓아올리기

이력서는 어렵고, 서류 합격은 더 어렵고

by 일상라이터

이력서 서류 광탈. 마음이 조급해질수록 나를 깎아내리는 물살도 거세졌다.

무언가를 해도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기분.


다들 출근하고 조용해진 집. 그리고 시끄러워지는 속.

간신히 면접을 보아도 결혼 질문이 이어진다.

결혼을 전제로 만나는 남자친구는 있지만 아이 생각은 없다.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라기보다 내가 살아가는 것만 해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자식이라는 더 소중한 게 생기면 감당할 수 없을 것 같다.


면접에서 이런 대답을 할 수 있을 리가.

직업이 없을 뿐인데 나라는 사람이 조금씩 뭉개져간다.


어렸을 땐 다시 쌓아 올리면 그만이었다.

뭘 어떻게 쌓든 혼란스러운 가운데에서도 언젠가 잘 될 거라는 희망이 있었다.

30대와 40대, 그 이후를 생각하지 않고 오늘에 충실할 수 있었다.

젊음이라는 무기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큰 힘을 가지고 있었다.

나보다 2살 많은 언니는 내가 너 나이면 이것도 하고 저것도 했어.라고 말하는데

친구는 말한다. "우리 뭔가 시작하기엔 좀 늦지 않았어?"


받아들이기 나름이지만,

그 말이 아픈 걸 보니 스스로 쇠약해져 있음을 느낀다.


마음이 무너지면서 또 무너진 게 하나 있다.

방.

마음처럼 어지럽혀져있다.

평소에도 깨끗한 편은 아니었지만 책상에 쓸모 없는 게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감당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그래, 오늘은 방부터 치워야겠다.







작가의 이전글아빠와 물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