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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손 Aug 08. 2022

백보드, 넥스트타임.

무릎수술하고 몇 년만에 농구장에 돌아가서 느낀게 있다.

나는 다시 농구를 할 수 없을 줄, 전력으로 달릴 수 없을 줄 알았으나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고작 두 게임 뛰고 하루종일 절었으나, 바로 다음날부터 아프지만 절지않고 걸을 수 있게 되었다. 심지어 온갖 보호대를 겹겹이 차고 그날 밤에 다시 농구장에 제 발로 걸어나갔다.

마지막 슛이 기억도 안날만큼 오래되어 다 잊어버렸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역시,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첫 날 두 게임에서 단 한골도 못넣었지만 바로 다음날 부터 손 끝에 감각이 돌아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골대 바로 밑에서부터 시작해서 조금씩 거리를 늘려나가 불과 몇 시간만에 '짧다, 길다' 손끝에 느껴져 조절 할 수 있을만큼 감각이 살아났다. 


사실, 나는 단 한번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었던 적이 없었다는 것을 몇 년만에 농구장에 돌아가서 느꼈다. 이틀만 절뚝거리면, 한 게임만 망치면, 나는 아직도 속옷까지 적실만큼 열정적으로 뛸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해보지도 않고 아플꺼라고 지레 겁먹었을 뿐, 오래되었다고 외면하려 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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