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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민지 Jan 07. 2020

2019 곽카데미어워드

올해 나를 들었다 놓은 모든 것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온 곽카데미어워드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지각했어요^^ 유일하게 어김없는 것은 시간 어김^^)

올해도 여전히 공동 작업한 창작물(광고, 모바일 콘텐츠)은 시상에서 제외됩니다. 저와 함께 일해준 여러분 모두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쇼핑 부문



올해의 아이템 : 이브컵

생리컵. 해방촌 피우다에 싸장님 만나러 갔는데 싸장님이 없어 서성대다가 쏠랑 나가기도 뭐하고 이전부터 도전해보고 싶었던 것이어서 구입했다. 이전에는 나름 일회용품 안 쓰겠다고, 세탁하는 면생리대를 10년 정도 썼다. 생리컵이야말로 노동해방의 아이콘이다! (얼마 전에 면기저귀는 면 원가만 들어서 경제적이라고 한 사람 진짜 정신 똑바로 차려라. 끽해야 하루 2개 정도 쓰는 면생리대 세탁도 중노동인데 아이 기저귀 세탁을 감히 0원으로 쳐? 그런 글 쓰는 사람 정말 크게 망했으면 좋겠어. 양육자의 노동력은 소듕합니다.) 게다가 몸 거꾸로 뒤집고 빙빙 돌고 난리 치는 폴댄스를 하는데 새지도 않는다. 잘 때도 당연히 안 샌다. 생리를 내 질 안에서 다 해결할 수 있다니! 하의에 아무 변동 없이 이 기간을 보낼 수 있다니! 이것은 레볼루션... 생리컵 안 쓰던 시절의 나 정말 불쌍하다. 여러분 생리컵 쓰세요.




올해의 하객의상 : 자라 수트

Zara 제품. 각각 제품넘버 2761 064 800 / 8391 034 800! 야심차게 공답했는데 이제는 품절이다 ㅠㅠ

자라에서 상하의 따로 산 재킷이랑 팬츠. 지혜 결혼식 때 입으려고 산 건데, 진짜 너무 편했다. 원래는 캐주얼만 입고 힐도 안 신는 사람이 결혼식 때마다 적당한 옷을 찾느라 고심했고, 체형이 바뀌고 나서는 더 고민스러웠는데 편하기도 하고 나한테도 잘 어울리는 것 같다. 힐 신고 치마 입고 가서 운동화 갈아 신고 돌아오는 날도 있었고, 어쨌거나 1년 내내 안 입는 스타일의, 피트되는 옷을 입는 것 자체에 스트레스가 있었다. 하루 종일 불편한 옷을 입고 있으면 괜히 온몸이 긴장되는 느낌이어서 피로감도 심했는데 다리 쩍 벌리고 앉아도 돼서 참으로 좋았다! 사진 좀 찍어둘걸. 남의 결혼식에서 내가 더 오열하고 폭소하고 막 그르느라 못 찍었다. (사진을 찍어줬어야 할 동행인 4인이 다 나처럼 울고 웃고 해서, 얘네들도 다 여유가 없었다.) 어쨌거나 하나 있으면 포멀한 행사 다닐 때 입기도 좋고, 블랙수트는 상갓집에서도 입을 수 있어요!




올해의 지름 : 새 차

난생처음 신차를 샀다! 원래 차를 사면 천년만년 타기 때문에, 이번 차도 아마 10년은 탈 것이다. 첫차는 고등학교 때 뒷좌석에 타고 등교하던 오래된 차고, 두 번째 차는 첫 번째 차 상태가 안 좋아졌을 때쯤 너무너무 바빠서 실물도 못 보고 샀다. 그러다가 예약한지 1년을 기다려서 새 차를 받았다. 운전한지 이제 10년도 넘어가니까, 좀 더 꼼꼼하게 잘 아끼면서 타야지. 첫 차는 나를 고등학생에서 직장인, 작가 초년생으로 만들어줬고 두번째 차는 나를 내 이름 걸고 프로그램 할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줬다. 차 주인의 유난과 도전정신 때문에 배에 태워져 제주도도 가고 전국일주도 했다. 차들은 항상 사람 같아서, 떠나보낼 때는 언제나 눈물이 났다. 올해는 아빠의 20만 킬로 탄 차도 우리 가족을 떠났다. 우리를 스쳐가고 우리 세계의 일부가 되어준 것들에게 언제나 고맙다. 다 좋은 새 주인들을 만났기를 바란다. 나도 내 새 차에게 잘할 것이다.



올해의 어색템 : 아이패드 프로

아이패드 드로잉을 또 배워보겠다고, 덜컥 장비부터 샀다. 어색해서 미칠 것 같다. 평생 안드로이드와 윈도우만 알고 산 사람인데... 갑자기 스마트폰을 처음 소개받은 100세 할머니의 기분으로 산다. 여러분 애플 정말 너무 힘드네요. 사기 전이든 후든 너의 모든 게 싫어, 왜냐면 나는 어색한 걸 싫어해... 언제쯤 친해질 수 있을까.






콘텐츠 부문


올해의 공연 : 심규선 소극장 콘서트, 환상소곡집 op.2 <ARIA>

언니네 영상관 휘피디가 같이 가자고 해서 아무 생각 없이 갔다가 엉엉 울고 나왔다. 심리상담에 버금가는 위로를 받고 온 공연이었다. 좋은 의미로, 충격적인 경험이 많았던 공연이어서 리뷰를 쓰고 있었는데 너무 길고 챙피해서 업로드를 포기하였다. 같은 곡을 부르더라도 라이브를 하는 가수와 음원으로 만나는 가수는 다른 사람이구나 깨닫게 되었다. 지금 힘드신 여러분, 심규선 콘서트에 가세요. (물론 피켓팅이 더 힘들 수 있)


올해의 영화 : 터미네이터 다크페이트

아. 내 인생에서 영화는 매드맥스가 1위고, 그 뒤로 2위 3위 4위 5위가 공석인 채로 쏘쏘 좋은 무비가 줄줄이 뒤를 이었는데, 공석이었던 2위가 채워졌다. 이 영화 개봉한지 한참 지나서 봤는데, 이 영화를 본 지인들이 내게 보라고 권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인생 잘못 산 게 아닌지 심각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여러분 제발 예고편만이라도 봐주시면 안 되나요... https://youtu.be/eE4GPPnG1Mw

그러나 #끝나버렸다난이유조차못듣고


올해의 팟캐스트 : 서늘한 마음썰, 말하는 몸

1) 서늘한 마음썰 :

성향이 다른 여성 3명이 심리와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특히 서늘썰이 좋았던 이유는 나와 다른 성향의 사람 이야기를 오랫동안 들으면서, 내 주변의 사람들을 이해하는 데 엄청난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사람은 모두 다양해서 누가 나와 비슷하다고 섣불리 말할 수는 없지만, 서밤 님이 이야기하는 성향 중에서 공감되는 것이 많기는 했다. 밖에서는 똑부러진다는 평을 듣지만 속으로는 너무 싫은 나를 못 참고(서밤님 죄송해요), 화를 못 참고(서밤님 죄송해요), 분노를 곱씹고(서밤님 죄송해요), 어떤 사건이 있을 때 가능하면 그것을 대화로 펼쳐내어 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불안해하는 타입(서밤님 죄ㅅ...). 그래서 블블님이나 봄봄님처럼 어떤 일이 있을 때 그것을 먼저 내면에서 많이 생각하고, 일일이 이야기하는 대신 어느 정도의 손해는 감수하거나 혹은 걱정과 자책을 많이 하는 사람을 잘 이해하지 못했었다. 그런 성향을 답답하거나 세상 물정 모르는 것이라 생각했던 적도 많았다. 서늘한 마음썰을 들으면서 발산형 인간인 나를 보듬어주고 참아준 친구들의 현명함을 알게 되었고, 내가 친구들과 어려워하던 문제에 대해서도 많이 도움을 받았다. 나이가 들수록 알게 되는 것이, 정말 좋아하는 사람과의 관계는 서로 절충해나가는 것보다 그 사람의 세계를 시간을 두고 깊이 이해하는 게 훨씬 유용하다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일면식 없는 세 사람의 이야기를 몇 년간 들으니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던 친구들에 대한 매뉴얼을 조금이나마 축적하게 되었다. 예전 같으면 왜 그러느냐고 캐물었을 것을 지금은 시간과 인내에 대해 고마워하며 가끔은 그 고마움을 말로 뱉을 줄도 알게 되었다. #그러나갈길이구만리 "우리는 공통점 때문에 친해지고 차이점 때문에 성장한다"는 심리학자 사티어의 말은 찐이다. 아직도 멀었지만 친구들아 내가 더 열심히 할게... 서늘썰 고마워요!


2) 말하는 몸 :

록산 게이의 책 '헝거' 일부를 인용하며 다양한 여성들이 자신의 몸 이야기를 하는 팟캐스트. 특히 내가 <말하는 몸>을 만나서 너무 행운이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아픈 몸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을 때다. 살면서 큰 수술의 경험이나 신체적 장애가 없는 나는 아픔에 있어서는 당사자성이 없는 편이었다. 아픈 몸으로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 당사자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었던 것은 너무나 귀중한 경험이었다. 천년만년 장수했으면 좋겠는데 곧 종영이라뇨 ㅠㅠ 아직 더 많은 몸들의 이야기를 나눠야 하는데요 ㅠㅠ 여러분 얼른 들으세요. 그러나 애껴들으세요. 한 편 분량이 짧아서 멍 때리고 듣다가는 더 이상 들을 것이 없어 광광 울게 됩니다.




올해의 시간도둑 : 내성발톱 교정 영상

유튜브 알고리즘 대단하다. 나는 내성발톱의 개념도 모르던 사람인데, 내가 이거에 빠질 줄 어떻게 알게 된 거죠? 특히 네일리스트 모아 님 유튜브를 굉장히 즐겨본다.

https://youtu.be/th6faabtWoo?t=490

이거 타고 타고 가서 보다가 할 일 못 해서 패가망신할 뻔한 것을 간당간당 해냈다. 개인적으로 저는 왕건이 빠지는 부분이랑 말린 발톱 교정하고 나서 수건으로 닦아가지고 파였다가 펴진 부분 보여주는 걸 제일 좋아해요. (모아님 저도 구독자, '칰이'에요...) 집중력 없는 내가 이거는 집중해서 봤다. 정신건강에 좋은 것 같다! 나의 길티 플레져지만 부끄럽지 않아!




올해의 직캠 : 프로듀스X101 김우석 <나의 사춘기에게>

프듀 전체를 보진 않았으나 어쩌다 레전드 회차 감상. 나춘기는 진짜다. 나춘기 김우석은 찐이야...

https://youtu.be/_nXl1k5g0mI

사실 이게 올해의 직캠이 된 데에는 김우석의 잘생김&노래존잘과 더불어, 원곡 가수 볼빨간사춘기의 안지영 님 가사가 한몫했는데

나는 한때 내가 이 세상에 사라지길 바랬어
온 세상이 너무나 캄캄해 매일 밤을 울던 날
차라리 내가 사라지면 마음이 편할까
모두가 날 바라보는 시선이 너무나 두려워

아름답게 아름답던 그 시절을 난 아파서
사랑받을 수 없었던 내가 너무나 싫어서
엄마는 아빠는 다 나만 바라보는데
내 마음은 그런 게 아닌데 자꾸만 멀어만 가

그래도 난 어쩌면 내가 이 세상에 밝은 빛이라도 될까봐
어쩌면 그 모든 아픔을 내딛고서라도 짧게 빛을 내볼까봐
포기할 수가 없어 하루도 맘 편히 잠들 수가 없던 내가
이렇게라도 일어서 보려고 하면 내가 날 찾아줄까봐

이게 연습생들 입장이랑 너무 찰떡이라 다들 눈물 그렁그렁하면서 들었던 것이다. 원작자 안지영 님도 이 노래 부를 때만큼은 자주 울컥하셔서 직캠에도 찍힘...

https://youtu.be/J_-T9h9ouvg

어쨌거나 보석 같은 곡이에요. 같이 들읍시다!



올해의 넷플릭스 작품

1) 시리즈 부문 : 테일 오브 더 시티

https://www.netflix.com/kr/title/80211563

제목 잘 지은 것 같다. 정말 동화 같은 이야기. 샌프란시스코에 처음 갔을 때,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채로 공원에 나와 지내는 모습들을 보고 느꼈던 동화적 기운이 충만한 드라마. 한국 기준으로는 SF 드라마나 마찬가지지만. 저런 가족형태와 주거형태로 살면 좋겠다 싶어졌다. 마음 맞고 서로를 불편해하지 않으면서 내가 나일 수 있게 해주는 사람들이랑 옹기종기 모여서.


2) 에피소드 부문 : 그레이아나토미 시즌15 에피19

 https://www.netflix.com/kr/title/70140391

무리 시즌을 거듭할수록 개막장 파티를 하고 있어도, 그레이아나토미는 놓질 못하겠다. 한 번씩 레전드 에피가 나온다. 에피소드 부문 수상작은 그레이아나토미 시즌15 에피19!

성폭행 피해자 여성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다뤘는데, 성범죄 피해자를 대하는 방식이 어때야 하는지를 가슴 저리게 잘 남아냈다. 남성에게 받은 트라우마 때문에 도저히 어떤 남성도 마주할 수 없어서 수술실까지 가지 못하는 환자가 등장하는데, 그 환자를 위해 병원 전체(물론 남성 의사들도!)가 협업해 수술실까지 가는 짧은 길을 여성만으로 채워준 장면, 그리고 그걸 의사가 아닌 환자의 구도에서 촬영한 씬은 영원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모든 직업군에 많은 여성이 필요한 이유를 느끼게 해준다. 그레이아나토미는 가끔 분명 실제 경험이나 증언을 기반으로 썼을 것 같은 에피가 등장하는데, 이 에피도 그런 것 중 하나였다. 누군가의 아픈 증언을 통해 꿈꿀 법한 이야기이다. 성폭행 피해자의 이야기를 다룬 에피 중 가장 신선했고 가장 사려 깊었다. 안 본 사람 없게 해주세요.







인물 및 고영 부문


올해의 룸메 : 에바

8년 전 내가 보낸 쪽지 하나만 믿고, 내게 아일랜드 더블린 방 한 칸을 내어주었던 에바가 서울에 1년간 살았다. (<원스  더블린> 읽으신 분들 중에서, 설마  에바인가 하고 계신 분이 계시다면 맞다! 나의  카우치서핑 호스트.) 그러다가 마지막 1달을 우리집에서 보냈다. 서로에게 힘든 이별이었지만 그래도 마지막을 함께할 수 있어 좋았다. 에바가 1년간 서울 생활을 하면서 보여준 용기, 또 오랜 관계를 대하던 방식에서 정말 많은 걸 배웠다. 생글생글 웃으면서, 때론 엉엉 울면서 언제나 자신에게 옳은 선택을 하는 에바가 너무 멋졌다. 바라보는 것만으로 새로운 인생관을 심어주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에바가 출국할 때 내가 국내에 없어서 마지막 인사를 하지 못했고, 에바는 손편지를 남기고 떠났다. 준 편지를 냉장고에 붙여놓았고, 그래서 자주 읽는데 읽을 때마다 눈물이 나서 얼른 문을 열어버린다. 어떤 사람은 너무 좋은 사람이어서 이 사람과 스친 것이 행운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그런 친구였다. 그런 친구를 한 달간 우리 집에 둘 수 있어서 행복한 해였다.


올해의 슈퍼스타 : 김이나

‘김이나 작사가’라고 쓰려다가 이나님은 작사가로만 한정되기엔 너무 넓은 인물이고, 나도 작사가로서의 김이나만 좋아하는 것이 아니기에 김이나로 표기한다. 2019년 이나님과 함께 일할 기회가 있었고 2020년에는 심적 육체적 건강상의 문제로 모든 프로젝트에서 하차하게 되었다. 이나님을 가까이서 만날 기회가 사라지는 것은 슬펐지만 이제 대놓고 덕질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행복해졌다. 나에게 이나님은 별 같은 존재라 가까이 가면 내가 막 타버릴 것 같아가지고 개인적인 친분은 오히려 갈망하지 않고,(아니 진짜 너무 떨리기때무네) 멋대로 객석에서 사랑의 직사광선을 뿜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커다란 위안이다. 전부터 막연히 동경하던 존재와 일을 해본 후 본격적으로 입덕하는 것 자체가 김이나님의 폭풍 같은 매력을 알려주는 것이다. 진짜 일어날 확률이 낮은 일인데 그것이 실제로 벌어졌습니다. 여러분 제발 우리 함께 김이나해요! 토니오빠 이후로 이런 덕심 품는 거 오랜만이다. 김이나에게 윤상 이후 데이브레이크가 있다면 나에게는 H.O.T. 이후 김이나가 있는 것이다! 롤모델 같은 말은 상대에게도 너무 큰 부담이 되기 때문에 함부로 하면 안 되지만, 김이나님을 보고 있으면 '나도 저런 상황에서 김이나처럼 대처하는 사람이 되어야지', '김이나적인 면모를 조금 가진 40대로 성장해야지' 생각할 때가 많다. 그런 순간들을 수집하는 것이 즐겁다.


올해의 작사가 : 김이나

아니 솔직히 그렇잖아요.



올해의 수트왕 : 김이나

출처 : 방언니 유튜브 고막메이트

미스틱 선생님들 우리 작사가 선생님 천년만년 수트박제 증말 부탁드리는 부분입니다.



올해의 브랜드 : 김이나

객관적으로다가 2019년 12월 17일에 전문가엔터테이너 부문에서 퍼스트브랜드상을 받아버리신 그분



올해의 방송인 : 김이나

고막메이트를 비롯해 나왔다 하면 덕후몰이하는 올해의 방송인



올해의 덕후 : 김이나

출처 : 방언니 유튜브 고막메이트

이 언니가 덕잘알인 이유 : 덕후라서.




올해의 DJ : 김이나

신인상 매일 드려야 한다. 왜냐면 매일 짜릿해 늘 새로워...




올해의 작가 : 김이나

올해 리커버본 나온 거 아시지요? 문학동네 북토크는 300석 규모였는데 2200명 응모해서 난리 버거지가 났다는 거 아니겠어...


올해의 집사 : 김이나


올해의 카운셀러 : 김이나


올해의 선빵러버 : 김이나



...그렇게 되었습니다.





어쨌거나

올해의 11관왕 김이나님,


다음. (잠시 형식이 흐트러졌다.)




올해의 영화배우 : 맥켄지 데이비스

아. 동양에 김이나가 있다면 서양에는 맥켄지 데이비스가...  터미네이터 다크페이트의 그레이스. 현재 내 배경화면 잠금화면, 프사 등을 점령하고 있다. 나는 비혼의 헤테로지만 맥켄지가 결혼하자고 하면 할 것이다(?)




올해의 캐나다인 : 맥켄지 데이비스

단풍국에 이런 분이 태어나실 줄 알았으면 워홀이라도 가볼걸...




올해의 외국인 : 맥켄지 데이비스

나 해방촌 사는데 왜 이런 언니 없는지...




올해의 어깨왕 : 맥켄지 데이비스

폴 타기 시작한 이후 어깨 열심히 키웠는데 이 언니(나이는 언니 아님, 멋있으면 언니일 뿐) 보고 나니 더 키우고 싶어졌다. 하지만 안 될 거야 아마...




올해의 유튜버 : 박막례할머니

이건 구글이랑 유튜브 사장도 인정할 것이다. 연말 시상식에 할머님이 나오셨을 때, 할머님이 어떤 말을 하든 그 도전 자체가 너무 벅차서 지켜보는 내가 다 행복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얼마나 많은 박막례들이 그저 할머니라는 이름으로만 살고 있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박막례 할머니, 밀라논나님, 모델 김칠두 님 등 다양한 노년의 삶을 보여주신 분들에게 정말로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 '나이 먹으면 저렇게 되고 싶다'는 대상은 아동기 소녀에게만 필요한 게 아니라 서른 중반에게도 필요하다. 우리에게는 2~30대의 모델뿐만 아니라 7~80대의 모델도 필요하다. 또한 7~80대의 친구도 필요하다. 우리와 비슷한 생각과 농담을 향유하는 노년이 많이 많이 필요하다.




올해의 고양이 : 해방촌 주민 망이

좌측에 있는 느낌 있는 고영

해방촌 사는 술메이트 람기자님네 고영희다. 집사 친구들이 자기네 고영 안 뽑았다고 욕하는 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망이 너무... 너무 차별화되게 내 스타일이다. 집 들어서자마자 라이온킹처럼 소파에 서 있던 당당함, 쓰다듬어줄 때 절대 멈추지 말라는 듯 보여주는 근엄한 꿈뻑임, 그리고 독보적인 비쥬얼... 친구들아 미안해(#골든벨) 차애는 우정으로 정할 수 있지만 최애는 그렇게 되지 않은 법이야.

사진출처는 망&난이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mangnanis/




여가활동 부문




올해의 수다 : 아가리제책소 @ gaga77page

글이 하도 안 써져서 이럴 거면 밤새서 이야기나 하자고 토크 행사를 열었다. 그런데 그것이 새벽 4시까지 가게 되고 가가77페이지의 레귤러 행사가 되었다! 지금까지 했던 최장 북토크는 제주 금능 책방 아베끄에서의 새벽 3시였는데, 가가에서 갱신되었다. (그러나 아베끄에서 한 북토크는 시작이 7시였다는 점에서 더 길다!) 처음에는 미루는 창작자 모임으로 시작했는데, 밤이 깊어갈 때쯤에는 몰랐던 BL 세계관을 배우질 않나 정말 아무말대잔치의 정수가 되었다. 새해에도 간간이 하기로 해요. 여러분 놀러 오세요! 다음 행사는 1월 11일이랍니다 :) 업로드일 기준 이번주 토요일!

https://smartstore.naver.com/gaga77page/products/4775442771



올해의 운동 : 폴댄스

말이 필요 없는 폴댄스. 폴댄스 덕분에 세계관도 바뀌고 내 몸에 대한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 그래서 책도 썼다. 여전히 잘하지 않지만 더 이상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졌다. 이 운동이 나에게 준 메시지가 훨씬 중요하고, 우수한 폴댄서가 되는 것보다 오래 동행하는 운동을 가진 사람이 된 것이 더 의미 있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 폴댄스 에세이를 썼거든요. 텀블벅 1월 31일까지니까 밀어주세요 :)

https://tumblbug.com/poledance


나 왜 자꾸 홍보해...

그런데 어쩌겠어요. 2019년에 시작해서 행복했던 일들이라 2020년에도 이어오는 중이어서 그런 걸요. 티히.



올해의 작업실 : 해방촌 서울앤쏘울

폴댄스책의 많은 부분을 해방촌 서울앤쏘울에서 썼다. 아예 병 하나를 시켜놓고 오며가며 썼다. 원래 놀러 다니던 곳인데 워낙 아늑하고 음식도 맛있어서, 밥+술+집필을 함께 하기 정말 좋았다. 갈 때마다 일 한다고 챙겨주신 주모(자칭)님들 감사합니다! 와인 좋아하고 맛난 거 좋아하고 여행 좋아하시는 여러분, 설쏘울에 가보세요 :)





돼지력 부문


올해의 케익 : 통영 각굴케익

동네 주민 나영언니가 통영에서 각굴을 사서, 일일이 씻어서, 쪄서, 자정에 서프라이즈로 가져왔다! 목에는 인간화환 띠까지 두르고. 고등학교 때 만난 18년차 좋은 친구. 해방촌 증말 사랑의 동네. 김치통 만한 글라스락에 담아온 걸 그 자리에서 절반 먹었다. 너무 맛있었어 엉엉...

https://www.instagram.com/p/B58C6m6hbxP/?utm_source=ig_web_copy_link



올해의 맥주존 : 신흥시장 노가리공장

을지로 맥주집 갈 필요가 없다. 신흥시장 레전드 맥주집, 노가리공장. 소주도 안 팔고 생맥 하나만 판다. 가장 비싼 안주는 3천 원인데, 군라면! 스낵면을 불에 구워서 분말스프와 함께 주신다. 데려간 모든 친구들, 심지어 우리 아빠도 인정한 생맥주 맛집!




올해의 요리 술집 : 경리단길 여수식당

출처 : 네이버 블로그 '나면'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수상. 여수식당을 이길 한식 식당이 있을까? 최근에는 서대구이에 엄청 꽂혀있다. 가오리찜도 맛있다. 그렇게 다니면서 제대로 된 사진 한 장이 없다. 맨날 허겁지겁 먹느라고... 하이라이트는 사장님께서 "기분 좋아지는 거~" 하고 쓰윽 밀어주시는 서비스, 설탕 바른 떡구이! 탄수에 당이라니 사장님 배우신 분... 2020년에도 잘 부탁해요!




올해의 캔맥주 : 그레벤슈타이너 (Grevensteiner Original)

여러분, 홈플러스에서 이 맥주를 발견하시면 일단 사시는 겁니다. 아시겠지요? 오래 제일 많이 먹었으니까! 너무너무 제 스타일이었어요. 구수하면서 막 고급지면서(본인 기준) 어쨌거나 맛있다구요. 홈플러스 말고 다른 판매처 아시는 분이 계시다면 꼭 알려주시고요!



올해의 안주 : 계란찜

올해 그렇게 만취하면 계란찜을 찾았더랬다. 2020년에도 이어져 이미 한 세 번 먹음. 집에 와서도 먹고 해장용으로도 먹고...






감정/모먼트 부문



올해의 기쁨 : <걸어서 환장 속으로> 출간

걸어서 환장 속으로는 우리 가족에게는 보석 같은 책이다. 이 책 덕분에 만나게 된 사람들도 많고, 이 책과 관련된 모든 행사와 에피소드가 즐거웠다. 순전히 내 입장에서 써 내려간 이야기를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신 엄마 아빠에게 언제나 고맙고, 아가리가이드로 매도되면서도 화내지 않아준 언니에게도 고맙다. 여행 당시 2살이었던 준이가 지금 6살인데, 책 대부분의 내용을 읽고 할머니를 놀리기도 하고 뒷이야기를 물어보기도 한다. 가족의 역사가 책으로 담긴 것도 좋은데 생판 모르는 사람들이 읽어주고 좋게 봐주고 막 그른다니 인생 진짜 모를 일이다. 못된 마음이 올라올 때마다 그걸 기억해야지.




올해의 환장 : 7월의 다낭

썬구리처럼 시커멓게 타들어가던 우리 셋ㅋㅋㅋㅋㅋㅋ

예, 하지만 여러분 여름의 다낭 가족 자유여행은 안 돼요. 아 그냥 안 돼요. 안 된다고요. 특히 더위 많이 타는 부모님과 다낭, 정말로 안 돼요. 안 된다고 했어요. 안 됩니다 예...

우와 진짜 너무 더웠다. 돈 없으면 추울 때 추운 데 가고 더울 때 더운 데 가게 된다더니 네... 진짜 난리도 아니었답니다. 특히 팀 특성상 해외에 있더라도 언제나 원격으로 일은 해야 하고, 써야 할 대본도 있었는데 거기에 폭염이 더해지니 나 그냥 서울 가서 에어컨 틀고 누울래 소리가 절로 나왔어요. 더위 많이 타는 우리 엄마 아빠는 저보다 훨씬 고생했고요! 엄마 아빠, 우리 더운 날엔 같이 뭐 안 하기로 해요. 차라리 우리 집에 오세요.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주고 밥도 시켜줄게요...




올해의 유난 : 책 입고하러 제주 우도까지 간 일

만든 독립출판물을 입고하겠다고, 집 앞에 있는 책방부터 수원, 천안, 대전, 청주, 대구, 전주, 부산을 직접 운전해서 돌았다. 제주도까지 가서, 특히 제주도는 우도까지 진출하여 전기스쿠터를 몰고 밤수지맨드라미까지 찍고 왔다. 정말 즐거운 경험이었다. 또 하고 싶다!




올해의 개이득 : 체중관리를 그만둔 것

먹성돼지가 몸무게에 대한 집착 버리게 된 거 진짜 너무 행복하다. 연애고 나발이고 이것만큼 행복한 것이 없지. 스무 살 이후부터 지금까지 중 꽤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쪽에 속하는데, 인생 최대 몸무게 같은 소리는 안 하련다. 언제든지 더 나갈 수 있고 실제로 그래도 된다.




올해의 빅결심 : 휴식 결정

프리랜서 방송작가로서 한 팀에 3년 넘게 일하는 일은 흔치 않은데, 온 마음을 쏟아서 했다. 그리고 2020년 1월부터는 일단 쉬기로 했다. 마음이 나아질 때까지 쉬다가 다시 새로운 방송을 할 것이다. 워낙 오래 일한 팀이어서 충분히 준비할 시간을 드리고 싶었고, 서로 마음 아픈 대화지만 10월에 이미 뜻을 전달한 후 번복하지 않았다. 1월 17일을 마지막으로, 방송 일을 시작한 후 처음으로 모든 것을 놓는다. 멀리 가지 않고 지내면서 좋아하는 사람들을 잔뜩 만나고, 혼자서 할 수 있는 활동을 통해 나 자신하고도 만나면서 조용히 혹은 시끄럽게 겨울을 보내려고 한다. 3개월을 준비하고 준비시킨 이별이지만 쉽지는 않겠지. 그래도 잘했다고 생각한다.




올해의 분노 : 설리, 구하라님의 슬픈 소식

정말로, 이 감정은 더 이상 슬픔이 아니다. 화가 난다. 지금도 화가 나 있다.

https://brunch.co.kr/@gwakminji/4






자화상 부문



올해의 셀카 : 남지혜가 사준 손거울이 쏘아 올린 내 이목구비

침대에 걸터앉았다가 기절할 뻔했다.




올해의 내 영상 : 제주도 드론짤

휘피디가 나 찍어준다고 저 멀리 가서 서라길래 수정 메이크업도 막 하고 그랬는데...









그 어느 때보다 길었으나 마지막은 용두사미인 곽카데미어워드, 드디어 마감합니다!

원래 네이버 블로그에도 올려두려고 했지만 옮기다가 또 2021년이 올 것 같아서 브런치를 본진으로 둘 것 같아요. 2019년 개인적으로 굉장히 많은 걸 배웠고 좋은 사람들을 많이 얻어서 행복했어요. 올해도 잘 부탁드립니다.


모두 마음도 몸도 아프지 마시고, 자책하지 말고, 소진되지 말고, 적당히 웃으면서 평온하게 지내기로 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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