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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mple Feb 12. 2022

호기롭게 시작했던 스타트업 창업을 되돌아보며..


서비스 기획자로 10여 년간 일을 하면서,

회사에서 주어지는 프로젝트나 정해진 업무가 아닌

내가 정말 하고 싶고, 주도하는 서비스를 론칭해보고 싶었다.  


대표가 되고 창업을 해서 유니콘 기업이 될 거야  라는 큰 목표보다는 작아도 내가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어!!


결과부터 얘기하면,

그래서 정말로 나만의 서비스를 기획했고, 게다가 정부지원사업으로 선정되어 지원금을 받으며 1년 동안 서비스를 구축했으며 1년 동안 간간히 유지하다 지금은 문을 닫는다. ㅠㅠ


실. 패.라고도 할 수 있지만, 프로젝트의 경험을 통해 지금 다른 회사로 이직을 성공하였고 해당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서비스를 창. 조 하고 있다. (기존 있던 서비스를 벤치마킹이나 답습이 아닌, 최초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어 창조라 하고 싶다)


처음 시작했던 그 시간을 다시 되돌아보며.. 잘했던 부분, 아쉬웠던 부분, 팁 등을 공유하면서

지금 스타트업 창업이나 정부지원 사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글을 시작해 보려고 한다.




2020년 2월.

코로나가  한참 이슈가 되고 있었지만, 장기화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상황.

1년 반이 넘는 긴 프로젝트의 마무리 단계였고 회사일에 지칠 대로 지쳐서 다른 돌파구를 찾고 싶었다.

10년 동안 한 회사에서 특정 서비스만 깊게 진행을 해왔고, 그다지 업계에서도 교류가 없었기 때문에 회사 밖이 너무 궁금했다.  

사이드 프로젝트로 내 서비스를 직접 만들어 창업을 하고 싶은 욕망이 엄청 컸던 시기였던 것 같다. 일단 회사를 다니면서 해야 할 텐데 어떻게 앱을 만들지? 난 기획자이고 개발자도 아닌데..

음.. 어떤 걸 만들지 아이디어부터 스케치를 해보았다.


[IDEA 1]

PAIN POINT

인테리어를 할 경우 보통의 인테리어 업체는 작은 규모는 하려고 하지 않고, 비싼 견적을 준다.

그래서 나는 레몬테라스나 셀인사를 보며 내가 하고 싶은 인테리어를 구상한 후에 네이버 인기통 카페에서 목수, 페인터, 타일러 등 직접 기술자를 섭외하며 셀프 인테리어를 진행했다.

인테리어 순서에 따라서 기술자들을 섭외하여 스케줄링하고 직접 재료를 고르고.. 결과는 만족스러웠지만 불편한 점이 한 둘이 아니었다.


불필요한 수납장을 철거하고 싶은데 인테리어 업체는 200만원을 불렀다. 그래서 철거업체를 통해 수납장을 철거하고, 철거 후 드러난 마루를 메꾸는 건 마루업체에게,  시멘 벽은 목수를 불러서 석고보드를 대고, 마지막으로 도배업체를 통해 도배를 했다. 그러면서 견적은 8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철거된 우리 집 수납장]


인테리어를 알아가는 과정도 어렵고, 정말 믿을 만한 기술자를 찾는 건 더 어렵다.
나처럼 인테리어를 부분적으로 하려는 사람과 기술자를 연결할 수 있는 플랫폼 서비스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서비스 콘셉트

서비스 시안

[프로토타입으로 만든 샘플 시안]

서비스 콘셉트를 정의하고, 기능들을 도출하면서 핵심 비즈니스를 선정하여 프로토타입으로 진행해보려고 했다. 하지만 아주 큰 문제가 있었다. 인테리어는 우리 집을 고치면서 몇 번 해봤던 정도인데 하다 못해 아는 인테리어 업체나 기술자 등 네트워크가 아무것도 없었다. 앱을 만든다 하더라도 공급자를 영입할 자신이 없었고, 인테리어는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것이 아닌 삶의 공간이기 때문에 하자나 문제 발생 시 처리에 대한 부분을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지 엄두가 나지 않아  선뜻 시작하기가 어려웠다. 아마 이쪽 업계에 아는 사람이 1명이라도 있었으면 실행해보았을 텐데..

 

여하튼 셀프 인테리어 매칭 서비스를 생각한 게 2019년이었는데, 2022년 지금 오늘의 집, 숨고, 당근 마켓이 너무 잘 되고 있으니.. 그냥 만족스럽게 서비스를 이용하는 유저로 남았다.


[IDEA 2]

그렇다면 두 번째 아이디어는  내가 15년 이상 몸을 담고 있는 여행서비스를 생각해봤다. 사실 나는 항공 백오피스(내부 직원 업무용 시스템)와 back-end(처리 로직, 프로세스)가 주 업무였기 때문에 front 서비스(고객이 이용하는 화면)에 필요한 부분을 한번 새롭게 고민해봤다.   

PAIN POINT

항공권은 왜 어느 사이트나 비슷한 프로세스에 고객 후기조차 볼 수 있는  플랫폼이 없지?  

항공권 기종과 좌석/기내식 등 공급자가 주는 단순한 정보 말고, 사용자들이 남긴 후기를 보고 싶은데..  특히나 경유지가 있는 구간은 환승방법에 대해 상세히 알려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매번 voc 가 올라오는 내용들을 보며 생각해 보았다.


현재 대부분의 여행사에서는 직관적으로 항공권을 빠르게 검색해서 최저가를 찾아 주고 있다.
반대로 여행에 대한 영감을 통해 항공권을 검색하고, 스토리를 같이 이어갈 수 있다면 어떨까?


이번엔 일단 그냥 그림부터 그려봤다.

 서비스 시안

가칭 airgram (air + instagram)


앱에서 바로 사진을 찍어서 내 여행 일기장에 사진을 올릴 수 있고, 항공정보 제공에도 같이 체크하면 해당 노선의 항공권 검색 시  사진과 콘텐츠 정보가 나 올 수 있도록 했다.


[나의 여행기록] / [항공사에서 올리는 항공정보]

내 마이페이지에서는 내 여행정보와 깃발을 꼽은 '여행지도'도 만들 수 있다.

중요한 건, 일반 고객뿐만 아니라 항공사에서도 일반 유저처럼 콘텐츠를 자유롭게 올려서 일반 사용자들과 소통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건 그냥 덮을 수밖에 없는 생각이었다.

항공시스템은 내가 사이드 프로젝트로 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니니까..

2년 동안 내 하드디스크에만 저장되어있다가 그나마 브런치를 통해 꺼내보았는데 부끄럽기도 하고

참 내가 쓸데? 없이 이것저것 소득 없는 일을 많이 했구나 라는 생각도 든다.   


머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혼자 고민만 했었는데,

우연히 아는 분과 창업 얘기를 하다가 정부지원 사업을 알게 되었다.


그분도 직장을 다니고 있지만, 평생직장은 없으니 다른 걸 준비하고 싶던 찰나인데, 정부지원사업은 알았지만 개발에 대해서는 잘 모르다 보니 막연히 어려웠던 상황. 반려견을 키우고 있었는데 반려인 입장에서 불편한 게 너무 많다고 한다. 그런 걸 해소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 보고 싶어 했다.


그러면 우리 같이 해보면 어떨까?


먼저 제안을 주셨다.

나는 여행 쪽 서비스를 오래 해왔는데 그러면 반려견과 함께 여행할 수 있는 앱은 어떨까? 나는 전반적인 구축을 담당하고, 언니는 마케팅을 해보았으니 운영과 마케팅을 맡아서..

나는 반려견을 직접 키우진 않았지만, 반려견 이모쯤은 되니까.. 해볼 수 있지 않을까?

2020년 2월 고양시 삼송에 있는 한 카페에서, 의지를 불태우며 도전해보기로 결심했다.


 어차피 이번은 안 되겠지만 경험 삼아 서류 넣어보며 준비를 해보자 생각하고, 아이디어를 조금씩  구체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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