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브랜드와의 추억에 대해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를 생각하자니,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자연스레 생각해 보게 된다. 음식, 책, 문구류... 그리고 그 안에 세부적으로 들어가야만 한다. 돈가스, 에세이, 필기구처럼. 책이라고 하면 특정 작가나 출판사를 이야기할 수도 있겠다. 상품이 곧 브랜드가 될 수 있으니. 관련 제품을 꾸준히 소비하는 브랜드도 있지만, 동경하듯이 바라고 구경하는 브랜드도 있겠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가 될 수도 있고.
인스타그램을 통해 좋아하게 된 작가가 있다. 바로 슌(brunch.co.kr/@shun)이다. 인스타툰으로 처음 알게 됐는데 글과 그림을 바탕으로 꾸준히 자신의 영역을 넓히며 도전하는 과정을 그려낸 것에 서서히 공감을 얻었다. 딱히 정해진 것 없이 불안해하며 방황하는 나를 안심시키고 응원해 줬달까. 군대에 있으면서 브런치에 글을 쓰고 출간까지 이어진 길을 보면 탄탄대로 같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흔들림이 있었을 테다.
그렇게 그의 오프라인 전시도 보러 갔다. 홍대에서 했던 첫 번째 전시에서는 실제 그를 만나 인사하고 사인까지 받고, 사진도 찍었다. 책에 사인을 받으려고 미리 온라인으로 책을 구매해서 가져갔다.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찾아다니는 팬덤의 모습은 내게 멀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기분인가 하면서 신기해했다. 내향적인 데도 용기를 낸 것 같다. 여기까지 왔는데 보고 가야지 하면서.
목표를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면 시작조차 하지 못한다.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작은 것부터 꾸물거리며 시작해야 한다. 남들이 이미 오랜 시간과 고민을 들여 완성해 놓은 모습을 보며 비교하며 작아지지 말고, 내가 그려갈 큰 그림들을 기대하며. 또 그 과정 속에서 배울 것을 기대하며 나아갈 것이다. 그러다 보면 나의 브랜드도 탄생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