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사랑하는 도시에 대해
그동안 다녀온 여행지들을 떠올려봤다. 당시 여행을 갔을 때의 마음, 풍경, 나의 컨디션 등도 기억나는 만큼 떠올려봤다. 모두 진심이 아닌 곳이 없었다. 그 순간만큼은 여행에 온전히 집중하며 즐기고 있었던 것이다.
서울이 고향이지만 아직 못 가본 곳이 더 많은 나는 일명 '서울촌사람'이다. 우리 동네만 해도 모르는 곳이 많다. 그래서 틈틈이 검색을 해보거나, 발품을 팔아 동네에서 멀리 나가보기도 한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처럼, 가까운 곳을 오히려 잘 모르는데. 매력적인 곳이 없는지 앞으로 자주 찾아봐야겠다.
최근에는 친구들끼리 배드민턴을 치러 갔었는데, 모이기로 한 체육관이 알고 보니 우리 집에서 약 20분 정도 걸어 나가면 갈 수 있는 거리였다. 마침 지난달에 그쪽 길로 우연히 가본 적이 있어 익숙했다. 앞으로 자주 이쪽 길을 다녀볼 것 같다. 카페나 식당 등 궁금한 곳들이 있었는데 언젠가 한 번씩 가봐야겠다.
지금 글을 쓰며 떠오른 곳은 일본 도쿄다. 대학생 때 1년 남짓 어학연수를 다녀왔던 곳. 동갑내기 한국인 룸메가 있긴 했지만 가족들과 떨어져 처음으로 혼자 살던 기간이었다. 말 그대로 문만 열면, 아니 눈만 뜨고 숨만 쉬어도 외국이었던 곳. 나름 말이 통하니 처음 3개월은 모든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하지만 이곳도 사람 사는 곳이어서, 현실적인 살림과 학업을 해내다 보니 익숙해지며 조금씩 무뎌지곤 했다.
그렇다고 공부만 하지 않았다. 그곳에서 다닌 한인교회 공동체 덕분에 일본의 다른 도시들도 가보고, 문화생활도 즐길 수 있었다. 후지산, 디즈니랜드, 디즈니씨 등 랜드마크들도 가보고. 혼자 돈을 모아 야간버스로 칸사이 지역(오사카, 교토, 나라) 여행도 다녀와보고. 가이드북을 들고 가서 그 안에 있는 스폿들도 돌아보고. 지금 아니면 언제 또 와볼까 싶어 부지런히 다녔던 기억이 난다.
약 10여 년이 지난 지금. 그때보다 정보를 얻기도 쉽고 모든 게 더 편리해졌지만. 그때 나름의 불편함 덕분에 더 즐겁게 다녔던 기억이 난다. 지금 서울도 그렇게 한번 다녀볼까. 지금 아니면 언제 또 와볼까 하는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