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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가포르직장인 Dec 13. 2024

10대 딸은 쉽지 않다  

싱가포르에 사는 워킹 대디의 현실 라이프 

난 싱가포르에 사는 직장인이다. 아내는 9월에 승진을 해서 한국으로 돌아갔고, 나는 10대 초반의 딸을 싱가포르에서 키우고 있다. 6년 전 싱가포르에 올때는 내가 먼저 와서 자리를 잡았었고, 계속 한국과 싱가포르를 번갈아 다니다가 아내가 코로나로 출입국이 어려워지자, 아이를 데리고 아예 싱가포르로 살러 들어오면서, 우리 가족의 싱가포르 라이프가 시작되었다.


아내는 오면서 휴직을 하고 왔었고, 1년간 쉬면서 아이와 시간을 보낼 예정이였지만, 다행히 회사의 싱가포르 오피스에 좋은 자리가 생겨, 그 자리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렇게 우리는 싱가포르에서 5년 정도 함께 살며, 아이의 어린 시절의 추억을 이곳에서 쌓을 수 있었다.


아내의 한국 귀국은 가족들에게는 쉬운 결정이 아니였지만, 아내의 커리어를 위해, 그리고 결국 언젠가는 우리 모두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았기에, 나는 '가서 기회를 잡아' 라고 말해주었고, 아내는 망설이더니, 한국으로의 귀국을 결정하였다.


그렇게 나와 딸은 싱가포르에 둘이 살게 되었다. 이제 10대 초입인 딸은 아직 내눈엔 아기 같지만, 이제 고집도 있고, 예민한 면도 있고, 친구와의 관계가 아빠보다 더 중요한 나이가 되었더라. 나는 딸의 아침부터 저녁 잠자리까지 챙겨주며, 아이가 엄마의 빈자리를 느끼지 않게 해주기 위해 노력 중이다. 


가장 첫 난관은 머리 묶어주기 였다. 그간 머리를 빗어줄줄만 알았지 머리를 묶어준 적은 없었는데, 이게 은근히 어려웠다. 계속된 실수로 아이는 바쁜 아침에 그냥 머리를 풀고 가기로 결심을 했는지, 그냥 나가고, 나는 유튜브를 보면서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주 아침에는, 아침부터 저기압인 딸이 툴툴대며 등교 준비를 하더라. 나는 아이가 웃으며 학교에 갈 수 있도록 내 마음을 다 잡았다. 내가 같이 짜증을 내면, 아침 등교길이 지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아이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마음을 다 잡은 것이다. 


나는 우리의 아침식사로 샌드위치를 준비했다. 샌드위치를 본 딸은 드디어 앵그리 모드로 나에게 말을 쏟아냈다. 

"아빠, 나 샌드위치 안좋아하는거 몰라? 나 토스트 먹고 싶어"

"알았어, 조금만 기다려 금방 해줄께"


빠르게 토스트를 준비해서 잼과 함께 준비를 해줬더니, 금새 먹고는 등교를 하는 딸, 나는 그 등 뒤에서 소리쳤다.

"딸, 학교 잘 다녀와! 이따 오후에 보자!"

"응"


그래도 대답을 해주고 가는 딸. 그래 오늘 아침도 무사히 넘어간 것에 안도했다. 나는 곧 딸에게 문자를 보냈다.

"사랑하는 딸, 학교 잘 다녀오고, 친구들이랑 재밌게 놀아!" 딸이 곧 답장을 해줬다. "알았어. 아빠" 


짤막한 답장이지만, 딸의 빠른 답장이 고맙다. 

이렇게 나와 10대 딸의 싱가포르 생활은 진행 중이다. 부모로써 내가 잘해야하는 부분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깨닫고 있고, 이 생활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겠지만, 딸과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


딸과의 뎀시힐 나들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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