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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수 Apr 23. 2023

<페스티벌, 지금> 특별한 봄 나들이 [공연]

특별한 봄 나들이

 냄새를 잘 맡는 편이 아닌데도 유독 잘 맡는 냄새가 몇 가지 있다. 비 냄새, 봄 냄새, 가 을냄새가 그렇다. 계절은 갑자기 온다. 그래서 그런지 봄 냄새와 가을 냄새를 맡을 때면 심장이 쿵쾅쿵쾅 뛴다. 전날은 봄이 아니었는데 오늘은 봄 냄새가 난다. 그러면 나는 '오늘부터 봄이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놀라는 걸 안좋아하지만 이때만큼은 뛰는 심장을 기분 좋게 진정시킨다. 


 그리고 봄 냄새를 맡으며 봄에 대해 생각한다. 벚꽃, 한강, 나들이를 생각한다. 봄 냄새는 이상하게 벚꽃이 지는 순간 사라진다. 봄 냄새는 사실 벚꽃의 향기였을까. 하지만 벚꽃은 향기가 없다고 하던데. 벚꽃을 보러 가고 싶다. 한강에 가서 벚꽃 아래 돗자리를 펴놓고 노래를 듣고 싶다. 노래는 처음 세곡은 Oasis의 노래를 듣고싶다. 


 이번 봄은 벚꽃이 너무 금방 졌다. 봄 냄새도 금방 사라졌다. 주말이 오기도 전에 벚꽃이 져버려서 아쉬운 만큼 특별한 나들이를 가기로 했다. 너무 빨리 져버려서 벚꽃은 없지만 한강, 돗자리, 그리고 음악이 있는 <페스티벌, 지금>이다. 4월 15일 난지 한강공원에서 열린 <페스티벌, 지금>은 돗자리를 펴놓고 여러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페스티벌이다.

 페스티벌 당일 아침에는 비가 왔는데, 돗자리를 펼 때가 되니 비가 그치고 첫 공연이 시작하니까 햇볕이 쬐기 시작했다. <페스티벌, 지금>은 시간여행을 컨셉으로 하여 학교 입학식처럼 꾸며져 있었다. 교복을 입고 오면 쿠폰을 주기도 했으며 포토존, 게임존, 푸드존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준비되어 있었다. 본 공연은 헤이즈를 시작으로 이펙스, 테이, 이석훈, 우원재, 이하이가 무대에 섰다. 


 돗자리를 깔고 공연을 보는 것도, 옆에 한강이 있는 것도, 따듯하게 내리쬐는 햇볕도 너무 좋았다. 거기에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최고의 음악까지. 최고로 봄을 즐긴 시간이었다. 공연은 해가 진 후 저녁까지 이어져 마지막 공연에서는 해가 완전히 졌다. 강가의 저녁 바람은 차가웠지만 전혀 춥지 않았다. 넘치는 만족감을 안고 조금은 특별한 봄의 나들이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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