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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달래 Jun 13. 2021

스웨덴 직장 문화 2

식사시간/휴식시간/휴가

1년 넘게 다닌 스웨덴 회사의 직장문화 그 두 번째를 공유해 보려고 한다. 


식사시간

식사시간도 딱히 정해져 있지는 않다. 보통 11시에서 1시 사이에 30분에서 1시간 정도를 점심시간으로 할애한다. 엄청 바쁜 시니어나 매니저들은 밥 먹으면서 미팅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주니어인 나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다. 아니면 점심시간에 잡힌 미팅들이 다 끝난 후 밥을 먹는 사람들도 있다.


팀 사람들끼리 점심을 같이 먹기도 하고 두 세명씩 모여서 먹기도 한다. 같은 언어 사용자끼리 같이 먹는 경우가 많아 보인다. 요새는 사람이 별로 없으니 팀끼리 다 같이 먹는다. 한 테이블에 4명을 초과해서 앉으면 안 되며 의자를 다른 식탁으로 옮기지 말라고 적혀있지만 제재하는 인원은 없다. 코로나 이전에는 팀 런치가 있는 팀도 있었다. 


만원 초반대의 구내식당들 음식

점심은 구내식당(유료)에서 먹거나 밖에서 점심을 사 오거나 직접 도시락을 싸들고 온다. 내 체감상 비율은 사 먹는 사람 반 싸오는 사람 반 정도이다. 점심을 사 먹을 경우 대충 한국 돈으로 만원 초반대이다. 구내식당은 매일 메뉴가 바뀌기는 하지만 돌려막기 느낌이었는데 요새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몰라도 새로운 음식을 시도하는 것 같다. 메뉴는 보통 평범한 파스타, 수제버거같이 생긴 햄버거에 감자튀김, 초리조 핫도그에 메쉬 포테이토, 구운생선에 메쉬 포테이토와 샐러드, 미트볼에 브라운소스와 링곤베리 잼, 대접에 주는 스웨디쉬 아시안식 포케볼 등등.... 맛은 사람마다 느끼기 나름이지만 먹을만하다. 도시락은 인터넷에서 보이는 아기자기하고 예쁜 도시락보다는 전 날 먹고 남은 음식, 조리시간 30분 정도 음식 정도를 싸온다. 


식사시간은 근무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 



휴식시간 a.k.a fika time

요새는 코로나로 많은 팀들의 fika 시간이 사라졌다. 코로나 전염 방지 때문에 재택근무하는데 회사 온 사람들끼리 삼삼오오 모여서 fika를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아서겠지? 온라인으로 fika를 하는 팀도 있다고 들었다. 잠옷 입고 집에서 일하는 인력들은 혼자 일하기 지친다고 하는데 온라인으로 fika를 하고 싶은 마음도 이해는 된다.

시나몬번

코로나 전에는 금요일 오후에 20-30분 정도 커피나 차에 빵을 곁들여 먹으며 담소를 나누었다. 커피는 회사에서 제공하는 무료 커피/차를 마시며 빵은 한 명씩 순번을 정해 돌아가며 사 온다. 팀을 떠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준비하기도 한다. fika는 참여하는 것이 예의이다. fika 용 빵 (시나몬 번 등)을 사 오기도 하고, 본국의 간식류를 사 오기도 한다. fika 시간도 회사나 팀마다 다른데 매일 10-20분씩 피카 시간을 가지는 팀도 있다. 남은 빵은 다른 팀 사람들도 먹을 수 있게 fika 테이블 근처에 둔다. 



fika 시간은 근무시간에 포함된다. 매일 fika를 하는 팀은 일주일에 최소 50분을 fika로 쓰는 셈이다. 그러나 fika를 매일 한다면 빵을 매일 사 오는 것 같지는 않고 모든 사람이 참여하지도 않는 듯하다.



휴가

collective agreement (단체협약)를 지키는 회사에서는 최소 25일의 법정 휴가일이 있다. 그리고 여름에 근로자는 연속 4주의 휴가를 쓸 수 있으며 회사는 이 요청을 거부할 수 없다. 협약을 따르지 않는 회사에서 일한다면 어떠한 제약이 따르는 듯하다. 은행에서 주택 담보 대출 상담할 때 물어봤으니 말이다. (도대체 왜..?) 이 부분은 회사마다 다를 듯한데, 내가 다니는 회사는 1년을 일했으면 20일은 무조건 써야 하며 나머지 휴일만 다음 해에 쓸 수 있다. 


flex time이 있는 회사에서는 매니저 재량으로 flex time을 휴가로 쓸 수 있다. flex time이란 정해진 시간보다 더 일을 많이 했을 때 그 시간만큼 휴식시간으로 쓸 수 있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하루에 8시간을 일해야 하는데 오늘 9시간을 일했다면 그다음 날 7시간 일하면 된다. 나는 이렇게 따지지 않고 너무 피곤하거나 날씨가 좋거나 하면 일찍 퇴근한다. 어차피 평소에 할 일이 많아서 정해진 시간보다 더 많이 일하기 때문이다.


1년 미만으로 일을 했어도 여전히 25일을 쓸 수 있다. 입사 날짜에 따라 본인이 얻은 휴가 일수가 정해지고 나머지는 회사가 빌려주는 형식이다. 5년 동안 일하면 상관이 없으나 그전에 퇴사하면 빌린 휴가 일수만큼 돈을 회사에 내야 한다. 회사에 휴가를 빌리기 싫다면 flex time으로 휴가를 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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