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최근 물욕이 사라졌다. 이래도 되나 싶을만큼. 예전에는 갖고 싶은 것들이 많아 그걸 사기 위해 악착같이 살았던 것 같다. 운이 좋게도 여유가 생겨 갖고 싶은 걸 다 가질 수 있었다. 몽블랑 한정판 만년필부터 8개월 동안 매일 재고 확인하며 겨우 구매한 라이카 카메라까지. 아, 그리고 주변 좋은 사람들도. 집만 빼고 다 가졌다. 다행인 건 차나 시계엔 관심이 없다는 점. 요즘은 그래서인지 안 쓸 물건은 사지 않는다. 예전에는 조금 귀엽거나 참신하단 생각이 들면 일단 사서 써봤는데 그렇게 산 대부분의 것들이 이사와 함께 용도가 변경됐다. 쓰레기로. 그 경험치 덕분인지 이제는 보기만 해도 앞으로 내가 유용하게 쓸 물건인지 아니면 집 구석에 방치해 두다가 이사할 때 '이런 것도 샀었나?' 할 물건인지 파악이 된다. 사람들은 자꾸 새로운 물건을 사길래 '나는 어떻지?' 생각해보며 끄적거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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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스비 580AL EF닙 만년필
잉키웨이 냥젤리 만년필 잉크
동백문구점 에피파니 하드커버 노트 공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