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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쌀밥한공기 Mar 25. 2021

은행에 저금할까, 은행주를 살까

주식을 들고 있으면 배당을 받는다

아침에 이번 달 적금 만기가 돌아온다는 메시지가 떴다. 작년 이맘때 전세 대출을 받을 때 대출이자 좀 낮춰보겠다고 울며 겨자 먹기로 가입했던 적금이 그새 만기가 아왔다.


마치 계절이 바뀌어 꺼낸 옷에서 까맣게 잊고 있던 지폐를 발견한 기분이었다. 하지만 설렘도 잠시, 원금의 1%에 훨씬 못 미치는 이자를 보니 입맛이 썼다. 그나마 목돈을 모았다는 사실을 위안 삼기로 했다.


그래, 이자가 적어도 괜찮다. 4월 말에 받을 배당이 있으니까. 연말, 연초에 배당 공시를 일일이 조회해가며 예상 배당금을 계산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받을 때가 됐다. 벌써부터 이번 배당금을 어떻게 쓸지 고민이다.




주식으로 수익을 내는 두 가지 방법


주식으로 수익을 내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주식을 사고팔면 된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팔면 당연히 수익이 난다. 이렇게 해서 얻은 이익을 자본소득이라고 한다. 둘째, 회사가 주주에게 1년 동안 낸 이익의 일부를 돌려주는 배당금을 받는 방법이 있다. 이를 배당소득이라고 한다. 배당을 받으려면 회사의 회계연도 결산시점에 주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


단, 어느 주식이든 들고만 있으면 배당을 받는 건 아니다.


주식회사가 주주에게 배당을 주려면, 당연히 회사가 이익을 내야 한다. 안타깝지만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모든 회사가 매년 이익을 내지는 못한다.


설령 이익이 나더라도 법률에 명시된 여러 적립금을 우선 적립하면서 배당할 수 있는 재원이 남지 않을 수도 있다. 또는 다음 해를 위해 새로운 투자를 기 위해 배당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배당수익을 얻으려면 최소한 배당을 주는 회사의 주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


좋은 배당주 고르기


장기간 높은 배당을 주는 회사의 주식을 배당주라고 한다. 검색 엔진을 통해 '배당주'를 검색해보면 당장 많은 배당주 목록을 확인해볼 수 있다. 이렇게 배당주를 고르는 기준은 무엇일까.


우선, 장기간에 걸쳐 꾸준히 배당을 한 회사를 골라야 한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배당을 꾸준히 지급했다는 건 지속적으로 배당을 지급할 만큼 이익을 냈다는 의미인 동시에 미래에도 배당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걸 의미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https://dart.fss.or.kr)에서 회사의 사업보고서를 찾아보면 된다.

삼성전자는 창사이래 지금까지 얼마나 배당을 했을까? 전자공시에서 2020년도 사업보고서를 통해 확인해보면, 삼성전자는 52년 동안 결산배당 40번, 분기(중간) 배당을 30번 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출처 : 삼성전자 2020년 사업보고서


둘째, 배당성향이 높은 회사를 고르는 게 좋다. 배당성향이란 회사의 연간 총배당금이 당기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 회사가 벌어들인 이익을 얼마나 주주들에게 환원하는지 추정해볼 수 있는 지표이다. 즉, 배당성향이 높을수록 회사가 적극적인 배당정책을 펼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2020년 당기순이익이 26.1조 원이고, 연간 총배당금은 20.3조 원이다. 이를 나누어보면 삼성전자의 2020년 배당성향 77.9%를 계산할 수 있다. 굳이 계산해보지 않아도, 사업보고서에서 최근 3년 동안의 배당금과 당기순이익, 배당성향을 모두 공시하고 있으니, 직접 확인해보자.


배당성향 = 연간 총 배당금 ÷ 당기순이익 × 100


셋째, 배당수익률이 높을수록 좋다. 배당수익률은 1주당 연간 배당금을 현재 주가로 나눈 값으로 1주당 배당금의 비율을 의미한다. 낮은 가격에 주식을 사서 높은 배당금을 받는다면 당연히 유리하다. 

2020년 삼성전자의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은 2,994원이다. 언제 얼마를 주고 샀던지 주당 배당금은 동일하다. 그렇다면, 주가가 5만 원일 때 매수한 사람과, 8만 원일 때 매수한 사람의 배당수익률은 각각 5.99%3.74%가 된다. 배당수익률이 높다는 건 그 해 연말에 주식을 보유하기만 해도 얻을 수 있는 수익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그래서 배당수익률은 주가가 저평가되어 있는가를 판단하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배당수익률 = 주당 배당금 ÷ 주가 × 100


참고로, 배당률이라는 지표도 있다. 배당률은 주식의 '액면가액'에 대한 배당금의 비율을 의미하며, 배당수익률과는 다르다. 헷갈리지 말자.


은행에 예금을 할까, 은행주식을 살까


여러 차례 말했듯이, 은행의 예금 금리는 매우 낮다. 그렇다면 은행의 배당수익률도 예금처럼 낮을까?


주식시장에 상장한 은행이 있다면 직접적으로 비교해볼 수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대형은행들은 금융지주사가 상장되어 있고, 은행주식은 거래되지 않는다. 하지만, 금융지주사도 은행의 비중이 8~90%를 차지하고 있으니, 금융지주사의 배당수익률로 비교해봐도 좋을 것이다.


2016년부터 최근 5년 동안 평균 예금금리와 4개 금융지주회사(KB, 신한, 하나, 우리)의 배당수익률을 비교해보았다. 5년 평균을 내보면 예금금리는 1.5%, 배당수익률은 4.1%로 배당수익률이 훨씬 높다.

각 연도별로 비교해봐도, 금융지주사의 주식을 사서 보유하는 게 예금보다 유리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은행이나 증권사 등 금융사는 대표적인 배당주에 속한다. 일정 수준의 배당성향과 상대적으로 높은 배당수익률 등 꾸준히 배당을 받기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요소가 많다.


출처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이렇듯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배당주 투자도 몇 가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배당주 역시 주식시장에서 매일 가격이 변동한다. 즉, 주가에 따라 내 투자원금이 늘어나거나 줄어들 위험이 있다. 팔지 않고 계속 들고 있겠다고 한다면 크게 부담은 없지만, 결혼을 한다거나 집을 사는 등 목돈이 필요한 상황이 와서 주식을 팔아야 할 때 내가 산 가격보다 주가가 낮다면, 투자원금에서 손실을 입을 수 있다.

또는 회사의 배당성향과 기대 배당수익률을 보고 배당주에 투자했는데, 배당성향이 감소하거나 회사의 이익이 줄어서 배당금이 적어질 수도 있다.


이런 위험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 배당주에 투자할 때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여유자금을 투자하거나, 적금을 하듯 매월 조금씩 매수하는 게 조금 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상장회사들은 배당에 소극적인 편이었다. 따라서 배당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자연 적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외국인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배당 확대 요구와,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정부차원의 압박, 주주들의 권리 요구에 힘입어 최근 몇 년 동안 배당 규모를 확대하고 있어 배당주는 매력적인 투자 수단이 되고 있다.


다만 배당주 투자는 지루하다. 언제든 가격이 오르면 팔아서 이익을 낼 수 있는 매매와 달리 진득하게 기다려야 한다. 대부분의 상장회사들은 분기배당보다는 연배당을 하는 편이라 배당을 받기 위해서는 연말까지 그 주식을 팔지 말아야 한다. 특히 연초에 배당주를 샀다면 길게는 1년을 기다려야 배당을 받을 수 있다.


그래도 배당은 투자자에게 중요하다. 배당성향이 일정하고 꾸준하게 배당하는 금융회사의 주식은 매년 예금보다 훨씬 나은 수익을 돌려주는, 이른바 캐시카우의 역할을 한다. 또한 배당을 하는 회사의 주식을 사서 혹시라도 가격이 떨어졌다 하더라도, 적어도 배당수익률 수준의 손실만큼은 견딜 수 있는 심리적 방파제의 역할을 한다.


하루하루 바뀌는 주가를 보고 매매하는 스트레스는 최대한 피하고 싶다면, 앞으로 오랫동안 보유하면서 은행보다 높은 연 수익률을 얻고 싶다면 배당주는 훌륭한 투자 수단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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