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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쌀밥한공기 Apr 16. 2021

재무제표, 꼭 알아야 하나요

재무제표란 무엇인가

'ㅇㅇ은행 출금 안내. ㅇㅇ식당, 출금 5,000원 잔액…. '카드를 긁으면 당연하다는 듯 메시지가 날아온다. 카페에서 커피를 사든, 식당에서 밥값을 내든 우리는 매일같이 돈을 쓴다. 이렇게 쓰기만 하다가는 통장에 구멍이 나겠다는 위기감이 들 때쯤, 원의 메시지가 등장한다. '급여가 입금되었습니다.'

문득 예금 잔고가 궁금해지면 은행 앱을 열어보면 되고, 들고 있는 주식과 펀드의 수익을 보고 싶으면 증권사 앱을 열면 된다.


이렇게 흩어져 있는 정보들을 잘 모아서 정리하면, 그게 가계부가 된다. 가계부를 쓰게 되면 내 자산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보고 수입에 따라 지출을 통제할 수 있게 된다. 이제 막 고정적인 소득이 생긴 사회 초년생들에게 가계부를 만들라고 권장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자, 그럼 기업은 어떨까. 동네 카페를 보더라도 원두나 재료를 사야 하고, 원두를 갈아 만든 커피를 팔아 수익을 낸다. 그 수익으로 직원들에게 급여도 주고, 관리비도 내고, 사장님도 일부를 가져간다. 생각해보면, 혼자 쓰는 가계부를 만드는 것도 끔찍하게 어려운데, 하루에도 수십수백 건씩 거래하는 기업의 자산은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재무제표란 무엇인가


투자를 한다면 재무제표를 보라는 말을 무수히 듣지만, 정작 재무제표가 뭔지 명확히 아는 투자자들은 의외로 많지 않다. 재무제표란 기업의 재무상태나 경영성과 등을 보여주는 문서를 말한다. 주로 기업의 성과 파악을 위해 내부적인 목적으로 사용되는데, 우리가 주로 투자하는 상장기업은 매 분기마다 사업보고서를 통해 재무제표를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회사 내부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거래들은 '전표'를 '타고 '분개'를 거쳐 내부 회계시스템에 입력된다. 회계담당부서는 시스템에 입력된 거래들을 모아 재무제표를 만든다. 가계부가 개인이 만드는 장부라면, 재무제표는 기업이 만드는 장부라고 할 수 있다. 단, 개인이 쓰는 가계부는 만드는데 정해진 규칙이 없이 만드는 사람마다 저마다의 생각에 따라 거래와 자산 현황을 정리하면 되지만, 재무제표는 정해진 규칙에 따라 기업의 거래와 자산현황을 정리한 장부다.


작성된 재무제표는 경영진, 정부, 채권자, 투자자 등 회사의 다양한 이익 관계자가 이용한다. 따라서 모든 관계자가 공통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재무제표의 작성을 위한 규칙이 정해져 있고, 재무제표를 만드는 기업은 이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 이러한 회계규칙은 현재 국제적인 표준이 정해져 있으며, 대한민국의 상장법인은 2009년부터 순차적으로 국제회계기준(IFRS, 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에 따라 제정된 K-IFRS에 따라 재무제표를 작성, 공시하고 있다.


재무제표, 하나가 아니다


흔히 재무제표라고 하면 한 개의 장부를 떠올리기 쉽지만, 사실 재무제표는 하나가 아니다(그만큼 봐야 할게 많다는 뜻이다). 상장법인의 사업보고서에 공시되는 재무제표는 재무상태표, (포괄) 손익계산서, 자본변동표, 현금흐름표 네 가지가  있다. 이중 투자자들이 주로 봐야 하는 건 재무상태표손익계산서, 그리고 현금흐름표이다.


세 가지 재무제표의 구조는 꼭 알아두자


재무상태표(Statement of Financial Positon, Balance Sheet)는 간단히 말해서 기업의 재산상태를 나타낸 표다. 예전에 대차대조표라고 불렸다. 회사가 어떻게 자금을 조달(부채와 자본)해서 자산을 형성했는지를 보여준다. 보통 자산과 부채, 자본으로 구분하며 자산의 총계는 부채와 자본의 합과 동일하다.


손익계산서(Income Statement)는 회사가 자산을 활용해서 제품과 서비스를 얼마를 팔았고, 그중 비용을 제하고 얼마를 벌었는지를 보여준다. 최상단에는 제품과 서비스를 팔아서 얻은 매출(영업수익)이, 최하단에는 매출에서 모든 비용과 세금 등을 제한 당기순이익이 표시된다.


마지막으로 현금흐름표(Statement of Cash flow)는 회사가 이번 회계연도 동안 어떤 형태의 현금유출입이 있었는지 보여준다. 기업의 활동에 따라 영업활동, 투자활동, 재무활동에 대한 현금흐름을 정리해 보여준다. 기업은 이익을 창출해 현금을 벌어야 한다. 하지만 재무상태표나 손익계산서는 실제 현금이 어떻게 드나들었는지 모두 설명하지 못한다. 그래서 현금흐름표가 중요하다. 투자자는 현금흐름표를 통해 회사의 실제 현금흐름이 어떻게 되는지 파악할 수 있다.


세 개의 재무제표를 공통적으로 연결하는 건 바로 당기순이익이다. 각 재무제표를 다루면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지금은 우선 이걸 기억하자. 각 재무제표는 당기순이익으로 연결된다.


연결재무제표, 별도재무제표, 개별재무제표


IFRS에 따라 상장법인은 여러 가지 형태로 재무제표를 작성하게 된다. 삼성전자의 사업보고서를 열어보면 연결재무제표와 별도재무제표가 따로 만들어져 있다.


2. 연결재무제표, 4. 재무제표에 표시된 수치가 다르다.


연결재무제표란, 한 개 이상의 종속법인을 갖고 있는 회사가 종속법인의 재무상태와 손익 등을 모두 연결해서 작성하는 재무제표이다. 회계기준에 따라 종속법인을 갖고 있는 지배기업은 의무적으로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해야 한다. 별도재무제표는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할 의무가 있는 기업이 자기의 개별재무제표를 만든 걸 말한다. 개별재무제표는 말 그대로 종속기업이 없는 회사가 작성한 재무제표를 말한다.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는 기업을 분석하고자 한다면 연결재무제표를 중심으로 봐야 한다. 꼭 명심하자.




어떤 이들은 주식투자를 하면서 재무제표를 보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재무제표는 회사의 과거를 보여주는 자료일 뿐이고, 주식은 회사의 미래를 보고 투자해야 하므로 과거는 필요 없다.', 라는 게 그들의 논리다. 정말 그럴까?


우리는 기업의 전망에 대한 뉴스를 듣고, 앞으로 그 회사가 성장할 거라 믿으며 주식을 산다. 기업의 미래를 전망하기 위해서는 당장 회사가 무슨 일을 하고 있고,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회사의 과거와 현재의 상태를 보며 분석을 해야 하고, 분석을 통해 비로소 회사의 미래를 어렴풋하게나마 전망해 볼 수 있다.

회사를 가장 잘 아는 경영진들도 회사의 운영 방향을 정할 때 재무제표를 활용하는데, 투자자인 우리는 재무제표는 보지 않고 뉴스만 듣고 소위 희망회로를 돌려가며 주식을 사면 성공할 수 있을까.


재무제표는 회사의 외부자인 투자자가 회사의 구조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이다. 재무제표의 이용자들은 재무제표에서 나온 수치들을 활용해 각종 지표를 산출하고, 이를 통해 회사에 필요한 게 무엇인지, 앞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지 예측해볼 수 있다. 투자자는 반드시 재무제표를 읽어야 한다.


재무제표를 활용한 분석, 재무분석은 재무제표의 내용이 많은 만큼 범위가 넓고,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나 역시 여전히 공부하고 있는 내용이므로 전문가인양 자세하게 쓸 수는 없지만, 공부한 내용을 정리하면서 기회가 닿는 대로 열심히 공유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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