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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원 Jun 14. 2024

이작가가 읽어주는 작법책 03

베스트셀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3(완결)

*** 이제부터는 이곳 브런치에 풀랭쓰 원고를 올리겠습니다. 알림이 오면, 이곳에 왔다가 얼룩소로 넘어가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곳에서 편하게 읽으시고, 좋아요와 댓글도 이곳에 남겨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게 받겠습니다. ^^; ***



8. 신은 위대한가?(God is Great, or is He?)


12권의 베스트셀러 작가 중 대부분은 종교를 회의론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고 소설 속 주인공들은 모두 어느 정도 신에 대한 의심으로 괴로워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놀라운 것은 독실한 신앙인이 다수 포함되어 있을 수백만의 독자들이, 기독교의 상징주의가 틀렸음을 이렇게 줄기차게 폭로하고 신앙이라는 개념 자체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소설에 매혹됐다는 것이다. 


위의 인용문처럼 순수하게 신의 존재에 대한 의구심을 갖는 내용이 들어간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신의 존재'를 묻는 내용이 나오는 스토리에는 또 다른 이면이 있다.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보면, 대개 주인공이 한 인간으로서 도저히 해결하기 힘든 절대적인 한계에 봉착하는 부분이 나온다. 그때 주인공은 하늘에 대고 신의 존재를 묻는 식으로 절망감을 토로하기도 한다. 


"신이시여! 저를 왜 이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뜨리셨나이까!"


하지만 결국, 그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빠져나오는 것은 주인공 그 자신이고, 그 방법은 그 혼자 힘이어야 한다. 신은 결코 도움을 주지 않고, 줄 수도 없다. 


이런 이야기는 신만이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 어려운 상황을 주인공이 해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이런 이야기는 대중들의 몰입도가 매우 높은데, 그 이유는 이야기의 파고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9. 아메리칸 드림 / 아메리칸 악몽 (American dream/American nightmare


미국인들은 어떤 낙관론을 믿길 갈망하면서도 그와는 정반대의 아야기에서 음울한 만족감을 얻길 원하는 것 같다. 미국인은 미국의 국가 신화가 벽에 부딪히고 그 내재적 한계와 약점, 때로는 공허함이 낱낱이 드러나는 것을 보길 좋아한다. 


이것은 결국, 정정당당하면 성공한다는 이야기와 반칙을 하면 실패하는 이야기를 말하는 것이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고 미국으로 이민을 온 많은 사람들이 믿었던 것은 사회적 신분 이동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때문에 이를 대리만족하게 하는 석세스 스토리가 엄청나게 양산되어 욌다. 


하지만 지금은? 미국 사람들은 사회적 신분 이동이 지금도 가능하다고 믿고 있을까?


그 대답은 석세스 스토리가 거의 나오지 않는다는 것으로 대신하고 싶다. 그것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석세스 스토리가 꽤 나왔었는데, 요즘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반면, '아메리칸 악몽'에 해당하는 드라마들은 제법 나오는 편이다. 여기서 재미있는 것이 대중들은 정당하지 않은 세상에서 성공하기 위해서 온갖 술수를 마다않는 주인공을 응원하긴 하지만, 그가 종내에 성공하는 것을 그다지 바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아마도 주변에 있는 주인공과 같은 인물들이 성공함으로서 그 피해를 고스란히 자신이 보고 있던 피해의식의 발로가 아닐까 한다. 때문에 앞서 인용했듯이 '아메리칸 드림'의 '내재적 한계와 약점, 때로는 공허함을 낱낱이 드러나는 것'을 오히려 즐기는 것이리라. 


요즘 스토리를 보면, 정통파(?) 석세스 스토리는 찾아보기 힘들다. 일단 대중들은 현실 속에서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으며, 또한 픽션 속에서도 개연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것은 판타지가 아니라, 그냥 '뻥'으로 치부하는 것이다. 


웹소설은 특히 더 심하다. 


웹소설 주인공은 자신의 능력을 계발하고, 노력해서 성공으로 다가가기 보단, 어느 순간 초능력이 생겨서 일터에서의 난관을 극복한다. 


따라서 아메리칸 드림보다는 아메리칸 악몽 쪽을 그리는 것을 추천 드린다. 그게 요즘의 추세인 것 같다. 


 

10. 이단아 기질 (A dozen Mavericks)


미국 소설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영웅은 "문명에 속하지 않아 원래 타고난 본연의 기질을 드러낸다. 도덕관념이 없거나 무자비하지만, 자신에게 힘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때로는 리더십을 갖고 있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사회에서 거부를 당한다."


전에 내가 원 <포인트 레슨 : 주인공>편에서 썼던 적이 있는데, 그 내용이 바로 이 책의 이 챕터에서 대부분 발췌된 내용이다. 


저자는 모든 주인공은 '매버릭'이라 말하고 있다. 


매버릭은 서부시대에 목장 주인이었던 새뮤얼 매버릭에서 유래된 용어이다. 그는 다들 키우는 소에 낙인을 찍어 소유를 표시할 때 혼자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래서 낙인이 없는 소를 보게 되면, 모두들 그 소의 주인이 매버릭의 것임을 알았다고 한다. 


매버릭은 이렇듯 남들 다 하는데 혼자서 삐딱선을 타는 사람을 뜻한다. 


영화 <탑건>의 주인공 별명이 '매버릭'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속편 제목이 <탑건 : 매버릭>인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고. 


보통 매버릭은 다음과 같은 사람들을 포함한다. 


반역자, 보헤미안, 개척자, 반항아, 외톨이, 불복주의자, 극단주의자, 불평분자, 독립투사, 반란군, 괴짜, 자유로운 영혼, 아웃사이더, 은둔자, 이방인, 왕따, 유배자 등등


자신이 만들고 있는 이야기의 주인공이 어디에 속하는지 생각해 보기 바란다. 




11. 무너진 가족(Fractured Families)


미국의 역대 최고 베스트셀러 중에서 뽑은 12권 소설에서 전통적이고 완전한 가족은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우리의 주인공들은 그들에게 닥친 극한의 상실과 타협하는 방법을 찾아나간다. 


베스트셀러에만 주인공들이 '무너진 가족'의 일원일까?


대부분의 대박난 드라마들의 주인공의 집안은 '무너져' 있다. 고아이거나, 부모와 의절을 했거나, 학대를 당했거나, 편부 편모로 갖은 고생을 했거나, 부모가 진 채무를 갚아야 하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왜 그런 것일까? 


그것은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시키기 위한 것이다. 멀쩡한 집안 출신의 주인공에게 대중들은 그저 관찰의 대상일 뿐이다. 마음이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하지만 어딘가 결함이 있는 집안, 주인공에게 해를 끼치는 집안이 나오면, 대중들은 주인공을 안쓰러워 하면서 감정이입을 하게 된다. 


즉, 연민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때론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대부분의 대중들의 가족도 다소 간 차이가 있을 뿐, 그리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대중들은 착한 사람들이다. 착한 사람들은 나보다 처지가 불우한 사람을 불쌍하게 여기고, 잘 되길 바란다. 그런 마음은 소설이나 드라마의 주인공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12. 결정적 의미를 갖는 성적 접촉(The Juicy parts)


불세출의 드라마 <소프라노스>의 크리에이터 데이비드 체이스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대중들은 폭력, 유머, 섹스에 반응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세 가지 요소가 번갈아 나오도록 구성을 했습니다."


19금 드라마에선 과감한 베드씬이 가능하겠지만, 보통 드라마에서는 성적인 긴장감만으로도 충분하다. 가령, 좋아하는 이성과 단 둘이 밤길을 걸을 때,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 여행을 가다가 차가 고장나 둘이 노숙을 해야할 상황이 생기거나 말이다. 


그리고 대부분 드라마에서 성적인 접촉은 다소 순화된 버전(?)으로 성적인 끌림을 묘사되는데,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안 하는 것과 하는 것은 커다란 차이를 보인다. 



12가지 요소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서두에서 말했지만, 이야기를 만들 때는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해서 만들어야 한다. 영웅서사도 활용하고, 각종 연표, 신문 기사, 인터뷰, 그리고 챗지피티 같은 에이아이까지 다 써야 한다. 

그리고 초대형 베스트셀러의 공통분모인 12가지 요소도 활용해야 한다. 


처음부터 자기 이야기에 12가지를 끼워넣으면 부자연스러워지기 쉽다. 그 보다는 이야기를 얼추 만든 뒤 12가지 요소를 대입해 보면서 빠진 것, 채워야 할 것을 찾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다. 


망생이 여러분의 글쓰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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