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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솔 Nov 19. 2022

나를 말하고 싶어요.

글쓰기에 대한 고민.

가끔 글을 씁니다.

그런데 더 많이 쓰고 싶습니다.

더 많은 생각을 꺼내보고 싶지만 참 어렵습니다.

무슨 글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매 순간마다 잡고 싶은 기억과 생각이 있습니다.

기승전결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고, 주제도 없는 순간의 단편적 이야기들을

어떻게 남기는 게 좋을까요.



날아가는 마음을 그저 안타깝게 바라보게 됩니다.

더 절절하게 나를 꺼내어 바라보고 싶습니다.

나를 생생하게 알고 싶습니다.

하지만 나를 모르기에 쓸 수 없는 마음을 아쉬워합니다.


Photo by Thought Catalog on Unsplash


무슨 이야기를 담고 있는 걸까요.

저도 알고 싶습니다.


나를 쓰지 못하는 고독한 밤이 지나갑니다.

바깥에서 서성대기만 하는 나를 바라봅니다.


왜 저는 쓰지 못할까요.

아무것도 아닌 저의 속내일 뿐인걸.

쓸쓸한 밤입니다.




카톡에 짧게 남긴 오늘의 기록을 봅니다.


나는 매일의 여러 순간 행복을 자각합니다. 가슴 저릿저릿하는 사랑의 마음이 피어남을 느낍니다. 저절로 지어지는 미소. 나를 뚫고 만족하며 나오는 지복감. 이 세계의 완벽함이 나에게 다정히 손 흔듭니다. 무엇이 되지 않아도, 나는 매일의 감동 안에 머뭅니다. 기쁩니다. 신의 마음이죠. 신인 내가 세상을 보고 기뻐하고, 감동합니다.  -스타벅스에서 싯다르타를 읽으며-



행복한데, 왜 행복하다고 말하기를 주저할까요. 기쁜데 왜 기쁘다고 말하기를 주저하나요. 슬퍼서 가슴을 치고 있는데 왜 슬픔을 말하길 주저할까요. 나는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는 사람인데, 왜 내게 주어진 것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할까요. 왜 단정한 글로 쓰기를 어려워할까요.



단정하게 나오는 글 앞에 서있는 무서운 검열자를 알고 있어요. 글에 숨은 의도는 없느냐고 제게 질문합니다. 순수하게 전달하고 싶은 것만 글로 옮긴 것이냐고. 그것을 통해 은근히 성취되길 원하는 다른 꿍꿍이가 진짜 없느냐고. 저는 늘 이 질문 앞에서 머뭇하게 돼요. 나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고 있지 않은가. 글은 진실한 내 것이 맞는지.



제 글은 숨이 막혀요. 늘 같은 잣대 앞에서. 얼마나 더 치열하게 순수한 동기로 발가벗겨져야 하는지 힘들어해요. 왜 이렇게 힘들게 굳이 글을 써야 하느냐고 하소연을 해보지만, 글은 제게 그런 것이에요. 그럼에도 표현하고 싶은 것. 저는 알고 있어요. 언젠가 결국 지금의 마음도 내려놓게 되면 가볍고 솔직한 글을 기쁘게 쓰게 될 거라고. 지금 제가 SNS에 불편하지 않은 마음으로 매일의 일상을 가볍게 올리고 있는 것처럼요. 그때가 오고 있는 거라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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