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내기용 vs 새치용

흰머리 염색, 나이 듦을 받아들이는 연습

by 이츠미

염색약은 멋내기용과 새치용으로 나뉜다.

어린 시절에는 노랗게 탈색도 해보고, 갈색으로도 해보고, 샤키컷도 해봤다. 20대에는 내가 하고 싶었던 다양한 머리 스타일을 시도해보며 나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아갔다. 그렇게 다양한 변화를 겪은 끝에, 지금은 10년 넘게 같은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

문제는 이제 흰머리가 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나이가 들면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 중 하나라고 하지만, 나는 유전적 영향도 있고 스트레스 탓인지 30대 후반부터 흰머리가 나기 시작했다.

처음엔 드문드문 나더니, 이제는 뿌리 전체에서 흰머리가 올라올 정도가 되었다.

내 또래 중 아직 흰머리가 없는 사람들도 많은데, 나는 한 달에 한 번씩 꾸준히 염색을 한다.

처음 흰머리 염색을 했을 땐 미용실에서 물었다. "멋내기 용이세요, 새치용이세요?"
그 질문은, 아마도 흰머리가 별로 없었기에 생긴 질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이제는 한 달에 한 번꼴로 꼭 미용실에 들른다. 흰머리 나는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당연히 새치용 염색약을 사용하게 된다.

세월엔 장사 없다고, 시간이 흐를수록 노화가 점점 진행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이젠 멋내기보다 새치용으로 염색을 한다는 사실에서부터 노화를 실감하게 된다.

조금만 더 나이가 들면 머리에 흰 눈이 더 많이 내려앉겠지...

멋내기용 염색은 하지 못하지만, 오늘도 나는 새치 염색을 하며 한층 더 젊게 살아보려 애쓴다.

노화가 슬픈 게 아니라,
세월의 흐름에 차분하게 스며들고 싶은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