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테스트기로 태아의 존재를 확인하고 난 다음 절차는 초음파로 태아의 심장소리를 듣고 임신확인서를 받는 것이다. 보통 임신 6주 정도 되었을 때 심장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한다. 그 전에 산부인과에 가봤자 정확한 출산예정일도, 임신확인서도 받을 수 없다. 마지막 생리일을 기점으로 4주 정도 지나고 임신테스트를 해보는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에(개인의 생리주기에 따라 다를 수 있음) 보통 1~2주 정도는 기다렸다가 병원에 가는 것이 좋다. 마음이 급한 우리는 6일이 지난 4월28일에 산부인과를 찾았다.
너무 일찍 와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면 어떡하지? 걱정도 했지만 정말이지 궁금해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정말이지 1년같은 6일을 보낸 우리였다.
다행히 0.5cm의 작은 아기집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시기에는 초음파 사진으로 태아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1주일 정도 지난 뒤에 다시 오면 심장소리를 들을 수 있고 임신확인서도 받을 수 있다고 알려주셨다. 산모수첩과 작은 초음파사진을 건네 받고 나니 기분이 이상했다.
병원을 나오며 하루종일 속이 메스껍고 배도 아프다고 말씀드렸더니 아직 입덧을 하기에는 이르다면서 웃으셨다. 임신테스트기로 임신을 확인 한 후 쪼르르 산부인과로 달려온 내가 유난스러워 보였을테였다. 너무 신경을 써서 그런것이라 생각하고 우리는 늦은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근처 돈까스집으로 갔다. 밥을 먹으면서도 손에서 산모수첩과 초음파사진을 내려놓지 못했다. 실감이 나지 않으면서도 너무 신기했다. 진짜 내 뱃속에 집을 지었다니.
그 날 저녁, 식사를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심한 복통으로 콜택시를 불러 집으로 돌아갔다. 그게 입덧의 시작인 줄은 알지 못했다.
2016.4.28. 4w5d (D-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