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이름으로 적금통장 만들기
우리 가족 구성원 각자의 대차대조표를 그려본다면 단연 5살난 딸아이가 제일 부자이다. 부모인 우리는 자산보다 더 많은 부채를 지고 있어 자산이 마이너스인 것에 반해 본인 이름으로 빚이 없는 아이는 가지고 있는 현금이 오롯이 자산이 된다.
아이가 생기기 전부터 아이를 위한 저축을 해왔다. 매 달 받는 9만원의 직급보조비를 고스란히 '주니어를 위하여'라는 이름으로 적금에 가입했다. 1년이 지나 만기가 되었고 원금에 이자까지 더해진 금액을 다시 예금으로 묶어두었다. 그리고 동시에 '주니어를 위하여2'라는 이름의 적금도 가입했다. 그 사이 승진을 해 직급보조비도 12만원으로 올랐다. 두번째 적금을 붓고 있을 때 아이가 생겼다. 출산 후 육아휴직을 할 것을 고려해서 적어도 나의 1년치 연봉은 미리 모아놓겠다고 다짐했고 거의 연봉 근사치까지 모으고 휴직을 했다. 아이가 태어나기까지 필요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모으고 1년 후 아이의 돌잔치 비용을 위해 모았다.
출생신고까지 마친 아이에게도 이제 주민등록번호가 생겼다. 제일먼저 입출금통장과 청약통장을 만들어주었다. 입출금통장은 어른들이 아이에게 주시는 용돈 등을 모으기 위해 만들었고 청약통장은 바우쳐 혜택을 위해 만들었다. 청약통장은 조만간 해지 하고 만17세가 되면 다시 가입할 것이다. 입출금통장은 사실 이자도 붙지 않는 그저 작은 '기록장'의 역할만 하고 있다. 이 금액도 정산해서 아이 앞으로 주식을 사 두려고 한다. 올해 정리하려던 부분인데 예기치 못한 코로나의 여파로 은행은 커녕 집 앞 외출도 못하고 있다. 아이 이름으로 주식계좌 개설을 하게 되면 관련 글을 올려보도록 하겠다.
이 외에도 아이명의의 통장이 두 개 더 있다. 각각 연5.5%, 연5.01%의 정기적금이다.
5.5%짜리 적금은 2년 전 가입했는데 당시 정말 '핫한' 상품이었다. 오전 7시에 은행에 갔을 때 이미 선착순 마감이 되어 발길을 돌렸다가 조금 한가한 지점을 수소문해 겨우 가입했었다. 아동수당을 받는 아이만 가입할 수 있는 적금이었기 때문에 아동수당 금액인 10만원이 월 불입 한도 이다. 금액이 작은 것이 아쉽지만 기간은 5년으로 긴 편이고 이율도 높아 만기가 되면 세후이자만709,582원이 된다.
5.01%짜리 적금은 최근 가입한 상품으로 나와 남편도모두 가입했다. 3일간만 가입이 가능한 특판상품 이었는데 이 적금을 가입하려는 인원이 일시적으로 폭주해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이 모두 마비되기도 했었다. 나는 첫 날 수월하게 가입했고 남편은 몇 시간을 계속 시도해서 겨우 가입했다. 조건이 좋다보니 계좌 하나가 아쉬웠다. 마침 아이도 해당 은행의 입출금계좌를 가지고 있어서 모바일로 가입을 시도했지만 인터넷뱅킹 '조회'만 가능한 회원으로 가입이 되어 있어 영업점을 방문할 수 밖에 없었다. (모바일로 가입해야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던 상품이었다) 영업점에도 대기인원이 많았다. 영업시간 끝나기 몇 분 전에 겨우 도착했는데 대기인원이 27명이나 되었다. 꽤 긴 시간 대기끝에 인터넷뱅킹 가입을 정상적으로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모바일로 후다닥 가입에 성공했다.
수협은행의 것 보다 월 불입 한도가 30만원으로 더 많지만 기간이 1년짜리인 것이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세 식구 모두 가입해 원금 1,080만원에 세우이자가 총 24만여원이다.
이 외에 아이를 위한 적금과 예금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 아이 '명의'로 된 적금은 위 두 가지가 전부이다. 우리 집의 모든 돈 관리를 내가 하고 있고 현금흐름은 전부 내 손을 거쳐서 이루어진다. 때문에 대부분의 예적금 상품들은 내 이름으로 가입하고 관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벽부터 줄을 서고 타지역까지 원정 가입을 가면서까지 굳이 아이 명의로 적금을 가입한 것은 순전히 '금리 혜택'을 위해서이다. 아이 용돈을 모아주거나 혹은 미래의 교육자금을 대비하고나 예적금 등의 금융상품을 가입하고자 한다면 굳이 아이 명의로 가입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엄마나 아빠가 가입해서 관리하는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다만 나의 경우와 같이 고금리 혜택을 볼 수 있는 상품이 있다면 아이 명의로 가입할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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