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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엠찌 Apr 08. 2020

[3월 결산] 총 지출 385,777원

그리고 가계부 이야기

·가족구성원 : 아빠, 엄마, 5살 딸

·한 달 기준일 : 25일

·기간 : 2/25(토) ~ 3/24(월)

·변동비 예산 : 450,000원

·변동비 항목 : 식비(장보기,간식), 외식(식당,카페), 생활용품, 의류미용, 아기용품, 문화비

·규칙 : 주간결산은 매주 일요일, 월 결산은 매월 24일 







매주 주간결산 글을 올리며 1주일의 이야기를 적다가 한동안 주춤했다. 지출이 적은 주에는 따로 글을 올리기에 민망할 정도로 내용이 빈약했던 것이 그 이유였다. 이 참에 주간결산을 하지 말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사실 그런 시도를 몇 번 했었다) 다시 찾게되는것이 주간결산이었다.


가계부는 반드시 월 단위로 써야 하는 것은 아니다. 주 단위로 쪼개서 '주계부'를 써도 괜찮다. 나의 경우 월 다위 가계부를 쓰고 있지만 결산은 주간결산과 월간결산을 모두 한다. 주결산의 좋은점이 참 많다. 3월은 1주차에 지출이 많았다. 예산 45만원을 가지고 5주를 쓴다고 할 때 단순하게 계산하면 매주 9만원 정도를 쓰는 것이 적당하다. 1주차에는 많이 초과했었다. 아마 코로나19 여파로 강제 자가격리 생활을 한 것이 한 달을 넘어가 스트레스가 많았던 것도 있었고 주말이면 늘 외식을 했는데 오랫동안 그러지 못하니 풍선효과처럼 식비와 간식비만 늘어난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1주차 주간 결산을 하고 지출이 약간 많았음을 알게 된다. 그러면 어김없이 그 다음주는 착하게(?) 산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학습에 의한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해야 할까? 그리고 2주차 주간 결산. 좀 적게 쓴 걸 단번에 알아차린다. 그리고 3주차에 약간 고삐가 풀린다. 4주차쯤 되면 마감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곧 달이 바뀌고 생활비가 새로 들어오기 때문에) 잘 참을 수 있는 알 수 없는 힘이 생긴다. 여기까지 왔다면 한 달 마감때 잔액사수는 그렇게 어렵지 않다. 정말 당장 사야하는 것이 아니면 다음달로 미루는 것 쯤은 가능해진다.


물론 매일 가계부를 쓰며 생활비 잔액을 알 수 있지만 5조각 낸 파이를 첫 날 2조각 먹었다면 이튿날엔 먹지 않거나 조금만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주간결산만에 주는 장점이다.


4월부터는 한 달 변동생활비 예산을 40만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생활비의 잔액은 늘 대출상환으로 들어가는데 나의 복직을 기준으로 이 시스템을 조금 손봤다. 3년 휴직기간동안 나의 수입이 0인 상태로 외벌이 생활을 했다. 특히 휴직 2년차에 가계에 큰 재정위기가 닥치게 되고 나의 인생이 휘청할 정도였다. 그러다 가계부를 쓰기 시작하고 절약생활을 하게 되니 오히려 맞벌이일때보다 저축도 늘고 대출상환도 제법 할 수 있었다. 이미 나의 수입이 없는 상태로 생활을 하는 것이 가능한 상태가 된 것이다.


지난 2월부터 소액이지만(시간선택제 근무인데다가 재택근무라 급여가 일부만 나온다) 나의 근로소득이 다시 생겨났다. 그리고 이 돈이 없을 때도 잘 살아왔기 때문에 계속 없는 셈 치기로 했다. 급여일이 되면 1원도 남기지 않고 전액 대출 중도상환을 한다. 평소엔 생활비 잔액으로 찔끔찔끔 하던것이었다. 사실 생활비를 많이 남기면 그만큼 대출상환액이 커지기 때문에 생활비 예산에는 약간의 여유가 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었다. 빡빡하게 해서 딱 맞춰 쓰거나 마이너스가 나는 것 보다야 여유있게 잡아서 일부 남기고 대출을 갚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생활비가 아니고서도 대출상환의 명목으로 쓰일 돈이 매 달 입금되고 있기 때문에 생활비로 대출을 갚는 것에서는 조금 자유로워지기로 했다. (물론 지금도 남는 돈은 대출을 상환한다)


4월 한 달 살이가 시작된 지난 3월25일부터는 40만원의 예산으로 생활하고 있다. 딱 보름째인 현재 기준으로 39.3%를 사용해 그리 나쁜 성적은 아니다. 남은 기간동안에도 물론 잔액사수를 위해 애쓰겠지만 이제는 잔액은 가능하면 남기지 않고 일부러라도 지출을 하려한다. 0에 가까운 잔액을 남기는 것이 나의 계획이다. 그럴 일이야 있겠냐만은 혹 정말로 (필요한 것을 다 사고도)일부러 지출을 해야 할 일이 생긴다면 가족을 위해 쓸 것이다. 1년 하고도 4개월째 이어지는 절약생활에 여러가지로 협조를 해주고 때로는 불편을 겪어야 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이번 달 말에는 빵 좋아하는 빵순이 딸래미 데리고 빵집에 가는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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