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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긴믈 Sep 15. 2023

삐걱대도 다시 한 번

2023년 9월 15일의 심정

나는 숫자 3을 좋아한다. 적당히 안정적이니까. 그래서 5도 좋아한다. 더하거나 덜기에 편해서. 그러므로 오늘 9월 15일은 의미가 있다. 3의 제곱, 그리고 3과 5의 최소공배수로 이루어진 날이기 때문이다. 아마 3월 5일이나 5월 3일 못지않게 좋아하는... 날이었을 것이다.


숫자와 산수, 수학을 매우 싫어함에도 불구하고 앞서 장황하게 숫자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오늘이 어떻게든 기념비적인 날이어야 했기 때문이다. 나는 깜냥 없는 완벽주의자이다. 그로 인해 무작정 시작해야만 하는 일, 무작정 회복해야만 하는 때를 수없이 놓쳤다. 병적 꾸물거림이라는 늪. 그러다 얼마 전, 무언가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바로 오늘, 그것을 실행에 옮길 몸과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그러니 이참에 정리를 좀 해보자.


첫째, 일기를 다시 써야겠다. 매년 다이어리를 새로 사고 온갖 계획을 기록해놓던 것이 얼마 가지 않고 흐지부지되었다. 나의 짧은 과거를 돌아보고 스쳐간 많은 인상과 생각을 최대한 복원하고 싶은데, 하루가 너무 지친다. 원래 손으로 기록하는 것을 좋아하여 수기를 고집하였으나, 그러다보니 어느새 일기 쓰기를 놓아버렸다. 접근이 편한 브런치에다 기록을 남기면 꾸준히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둘째, 책을 좀 읽자. 읽을 책을 너무 많이 쌓아두었다. 한 권을 꼭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야만 성이 차는 버릇으로 인해 요즘 들어 책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 조금씩이라도, 몇 줄씩이라도 읽자. 읽어 버릇 하자. 머리 속을 채우고 싶다는 욕심은 부글부글 끓는데, 그 욕심이 해소되지 않는다. 행동하여 가라앉히자. 뭔가를 채워야 또 쏟아낼 거 아니냐. 논문이 나오지 않는 이유가 있지 않겠는가.


셋째, 이제는 글을 좀 쓰자. 브런치도 논문도 다시 시작하자. 브런치는 그간 발행한 글을 재정비하는 시간을 좀 가지려 한다. 당장 논문 쓰기도 빠듯한데 무언가 새로운 글을 내놓기는 어려울 것 같다. 지울 건 지우고 수정할 건 수정하자. 논문... 지금 잡고 있는 울산의 초기 권력 이야기를 빨리 털어내야할 것 같다. 원래는 금호강의 초기 권력 이야기를 먼저 쓰려고 했는데, 생각이 바뀌었다. 이제 그만 생각하고 얼른 발표하자. 내년에는 다시 두 편 내야지.


넷째, 운동을 해야 한다. 제발. 올해 들어 새로운 일도 들어오고, 기존 회사 일도 바빠지면서 내 일상이 많이 훼손된 것 같다고 얘기하곤 했다. 사실 일은 핑계고, 내가 그걸 받아치면서 내 일상을 유지한 체력이 안 되었던 것이다. 제발. 제발. 나를 이대로 썩히기는 아깝다. 나를 사랑해주는 몇 안 되는 사람들은 그렇게 이야기하곤 한다. 그러니 다시 힘을 내어야지.


새긴믈 부흥 운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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