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드림별 Jun 17. 2024

웜뱃의 영웅담은 사실일까?

시드니에서 만난 웜뱃

호주는 오랫동안 다른 대륙들과 떨어져 존재해 온 지형적 특징 때문에 호주 내에서만 볼 수 있는 동물(식물)이 다양하게 분포한다. 나 또한 시드니를 여행하며 평소엔 보기 힘든 독특한 동물들을 여럿 만났는데 내가 봤던 것 중에 기억에 남는 종을 다섯 가지 고르라면 다음과 같다.


1번 코알라 Koala, 

2번 캥거루 Kangaroo, 

3번 웜뱃 Wombat, 

4번 호주 흰 따오기 Australian White Ibis, 

5번 호주 숲 칠면조 Australian Brush Turkey다. 


(마지막에 칠면조 대신 호주 앵무새 Cockatoo를 넣을까 말까 막판까지 고민했다.)


웜벳이 자고 있다 보니 사진으로 남긴 건 소개글 뿐


코알라와 캥거루 그리고 웜뱃은 시드니 타롱가 동물원에서 봤다. 쓰레기를 뒤지는 새 Australian Garbage Bird로 더 유명한 흰 따오기와 칠면조는 시드니의 공원에서 봤다. 앵무새도 마찬가지다.


이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웜벳이었는데 이유는 생각했던 것보다 몸집이 훨씬 컸기 때문이다. 생김새를 보기를 고대했으나 얼굴을 파묻고 자고 있어 엉덩이만 봤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웜뱃은 야행성이다.) 


나는 꽤 오랜 시간 둘째의 웜뱃 인형에 익숙해져 있었다. 그것은 크기는 성인 남성 손바닥만 하며 생김새는 토끼 같기도 하고 생쥐와 비슷하기도 하다. 


그러나 실제 웜뱃은 이와는 크게 다르다. <론니 플레닛 베스트 호주 편>에 따르면 웜뱃은 코알라의 가장 가까운 친척이며, 다른 유대목에 비해 큰 뇌를 가졌다고 한다. 체중은 35kg까지 증가하며 굴을 파며 살아가는 초식 동물 중 가장 크다고 한다.  



웜뱃은 네모난 똥을 누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나는 아쉽게도 이것을 확인하지 못했다. (웜뱃은 예상했던 것과 같이 수면 중엔 배변활동을 하지 않았다;;;;) 웜벳을 둘러싼 이야기 중에는 영웅담도 있다. 이달 작가의 <별일 없는 마을에 그냥 웜뱃>에도 나오는 이야기다. 



숲이 어느 날 갑작스러운 화재로 불길에 휩싸였을 때 웜뱃은 동물 친구들을 자기 굴로 피신하라고 한다. 웜뱃은 동물 친구들을 구하다 지쳐 그만 쓰러지지만 한 꼬마에 의해 발견되어 운 좋게 살아남는다. 



그림책 책의 초판 연도가 2021년 3월인 걸로 봐서 이 책은 2019년-20년 호주 산불 당시의 웜뱃 영웅담이 모티브가 된 게 맞는 것 같다. 그런데 웜뱃은 정말로 다른 동물들을 구했을까?


출처: YTN 뉴스


출처: 위키피디아 <2019-2020 호주 산불>



뉴욕타임스의 <How Wombats May Save Other Animals From Wildfires> 기사에서 호주의 Charles Sturt University의 생태학자 Dale Nimmo는 산불이 났을 당시 웜뱃이 영웅처럼 다른 동물들을 자기 굴로 불러들이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화재 당시 웜뱃의 굴은 유의미한 역할을 했다고 했다. 대체 웜뱃의 굴이 어떻길래 그랬을까? 웜뱃의 굴 입구는 여러 개고, 방도 많다. 그것들은 넓으며 땅속에 위치하기 때문에 바깥 온도보다도 낮다. 외부 온도가 뜨거워도 굴 안의 온도는 서늘하다. 



또한 웜뱃은 몸길이는  91cm, 무게는 40킬로 이상으로 자랄 수 있다. 웜뱃이 다른 동물로부터 공격을 받을 땐 포악하게 행동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무서운 포식자는 아니다. 때문에 작은 포유류나 도마뱀과 같은 동물들에겐 함께 지내기 안전했을 거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웜뱃은 초식 동물이다!)



웜뱃의 굴은 수십 년간 유지될 수 있으며 여러 세대에 걸쳐 피난처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웜뱃이 19-20년도 호주 화재 때 슈퍼 히어로의 역할을 한건 아니지만 그들이 열심히 파놓은 굴이 다른 생명체들에게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하니 어쩌면 지구를 온난화의 늪에서 구하는 건 인간이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저나 웜벳을 얼굴을 못 보고 온 게 더욱 아쉽다. 웜뱃 보러 다시 호주를 가야 하나... (론리 플래닛에서 말하길 빅토리아의 윌슨스 프로몬토리 국립공원 Wilsons Promontory National Park에 웜뱃이 많다고 한다. 다만 멜버른에서는 제법 거리가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겠다.) 





출처: 뉴욕타임스


출처: 뉴욕 타임스 기사 How Wombats May Save Other Animals From Wildfires










작가의 이전글 테일러 스위프트를 피해 간 키아마 여행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