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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랑한삐삐 Dec 18. 2023

우는 학교

여름에 우리

펄펄 끓는 아스팔트에 기꺼이 앉아

어디서도 못 본 커다란 직사각형을 이루어

떠나간 이를 추모하고

교실의 실제를 토로하고

학교의 민낯을 통곡하였


그 여름은 아무것도 아니었을까


겨울에 우리

바쁜 시절

텅 빈 나날들

떠나간 이는 말이 없고

교실은 소란하며

학교는 조용하다


이 겨울이 지나면 무엇이 올까


교육은 서비스인가

그렇다면 손님 맞는 마음은 쉬워질 테다

당신을 그저 기분 좋게

허공에 대롱진 칭찬의 말로 당신을 춤추게

오호라, 미슐랭 쓰리스타가 머잖았다  

그러나 교육이 진정, 서비스인가


골든타임의 소매자락이 우리 손가락 끝을 벗어나려해


갈라진 꿈의 숲

이어 붙일 수 있을까

묘연하다

우리의 파닥이는 생기는 어디로 갔을까

여름의 우리를 보았다면

겨울의 우리는 어떠한지


잊지마, 학교는 아직 살아있


너의 여름은 어땠어

각자의 한 때는 참 치열도 하지

북극 한파가 몰려온대

겨울에도 지지 않길

네가 매일 오가는 그곳이 평안하길

각자의 세상은 결국 이어져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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