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기준 디즈니씨가 더 재미있었다네요
지금이야 코로나 19로 저가 항공사 이용이 어렵지만 다들 그리워하던 그 시절이 있다. 할인 이벤트를 잘만 노리면 왕복 10만 원도 안되는 가격으로 일본을 왔다 갔다 할 수 있던 시절 말이다.
나는 그 행운을 걷어찬 적이 있다. 중학교 때부터 굉장히 친했던 친구들과 일본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는데, 어떤 이유로 인당 7만 원에 구한 비행기를 놓쳤다. 그때 하도 충격이어서 가격도 전부 기억한다. 그리고는 엄마에게 전화해서 엄청난 욕을 먹고는 인당 16만 원에 다시 표를 구해서 떠났다.
그 금전적으로 어마어마한 여행의 메인 포인트가 일본의 디즈니랜드와 디즈니씨였다. 미래에 곧 확장된 디즈니랜드가 일본에 열린다는 소식이 최근 들려오는데, 아무리 겨울왕국 테마가 추가된다고 하더라도 디즈니 씨가 더 재미있을 것 같다.
그 정도로 디즈니가 만든 테마파크만 생각하면 아쉬운 기분을 떨칠 수가 없다. 조금만 더 스릴 있게 만들 순 없었을까? 전체적으로 너무 10대 초반 청소년들을 위해 만든 것 같다. 그렇지만 그런 청소년들이 혼자서 오진 않고 분명 성인들과 함께 올 텐데, 그 성인들도 가끔 즐길 수 있는 것을 만들어 뒀다면 어땠을까?
앞서 이렇게 아쉬운 점만을 말했지만 그래도 디즈니랜드는 한 번 쯤은 가볼 만 하다. 우리가 품는 동화 속 판타지 일부는 디즈니가 재창조한 애니메이션에서 나온 것 아니겠는가. 신데렐라부터 잠자는 숲속의 공주, 인어공주 등등 ‘공주’라는 단어가 주는 다양한 이미지를 지금껏 만들어 온 건 디즈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동화 속으로 출발하는 미키마우스 열차는 아기자기한 매력을 곳곳에 담고 있었다. 디즈니랜드에 도착하면 이 열차를 타고 디즈니랜드 입구로 가게 되는데 천장에 달린 손잡이도 이런 귀여운 미키마우스 모습이다. 열차 창도 미키마우스 모양으로 뚫려 있는데 그 너머로 보이는 디즈니랜드의 모습이 나를 두근거리게 했다.
도착한 디즈니랜드는 구역이 여러 개로 나뉘어있다. 게 중에서 추천할 만한 게 분명 있을 텐데, 곰곰이 생각해봐도 유령의 집 앞에서 차례를 기다리다가 이상해씨 컨셉 샷을 찍은 게 가장 재미있었던 경험이라고밖에 결론이 나지 않았다. 같이 갔던 친구는 두 명인데, 한 명이 정말 10년 이상 포켓몬스터를 너무너무 좋아하는 덕후였다. 그 친구가 귀엽고 작은 피규어를 몇 개 가져갔는데 그중 하나가 500원 동전 크기의 이상해씨였다. 기다리는 줄이 약간 정글처럼 꾸며진 곳이었는데, 거기에 커다란 이파리 밑에 이상해씨를 두고 거리감을 잘 조절해서 사진을 찍는 게 재미있었다. 우리 셋 다 짜릿하고 스릴 있는 놀이기구를 좋아해서 디즈니랜드의 어떤 놀이기구도 인상 깊게 와닿지 않은 것 같다. 그렇지만 객관적으로는 대다수가 재밌다고 했으니 너무 주관적인 이 후기를 믿지 않길.
디즈니랜드에서 이상해씨의 인생샷을 찍어준 우리는 바로 디즈니씨로 향했다. 디즈니씨도, 디즈니랜드도 다녀온 경험상 일본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디즈니랜드를 다녀왔다면 그냥 일본에서는 디즈니씨만 가는 걸 추천한다. 디즈니씨에서 가장 추천하는 테마는 머메이드 라군이다. 커다란 인어공주 테마로 지어진 벽이 있는데, 그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 정말 동화 같다.
게다가 디즈니씨 가운데에 있는 커다란 화산도 크기가 정말 크다. 센터 오브 더 어스라는 롤러코스터도 탈 수 있는데, 그 롤러코스터도 한국의 롤러코스터처럼 빠르고 스릴 넘치니 나와 같은 사람들이 재미있게 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재미있는 놀이기구니만큼 기다리는 줄도 정말 어마무시하게 길다. 얼마나 오래 기다렸는지 기다린 시간도 기억한다. 4시간 기다렸다. 디즈니씨 개장 시간에 맞춰 들어가서 여기로 뛰어가야 1시간 기다릴 정도로 인기가 많다.
디즈니씨에서 다시 디즈니랜드를 통해 나가려는 데에 부다페스트 호텔처럼 웅장한 호텔 외관을 가진 건물이 보였다. 그리고 그전에 본, 디즈니씨에 있는 거대한 호수까지.
여러모로 눈 호강은 제대로 할 수 있는 디즈니랜드와 디즈니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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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샷을 위해서라면 한 번 쯤은 방문할 만한 디즈니랜드!
이미 다녀왔다면 디즈니씨 방문을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