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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미영 Jan 07. 2022

극적인 실화의 매력

어드리프트: 우리가 함께한 바다

영화 ‘어드리프트: 우리가 함께한 바다’ 포스터./ 사진제공=㈜이수C&E

아름다운 섬 타히티에서 태미(셰일린 우들리 분)는 기약 없는 여행을 하고 있다. 태미는 여행 경비가 될 만큼만 일하고 남은 시간은 서핑을 하는 등 구속받지 않는 삶을 산다. 어느 날 그녀는 ‘수평선을 넘는 자’라는 뜻의 마얄루가호를 탄 리처드(샘 클라플린 분)를 만난다. 태미는 리처드가 직접 만든 요트에 초대받으면서 점차 가까워지고 함께 전 세계를 항해하는 청사진을 그리게 된다.


리처드는 지인인 노부부로부터 그들의 요트를 미국 샌디에이고로 옮겨 달라는 솔깃한 제안을 받는다. 그러나 태미는 행선지가 자신의 고향인 샌디에이고라는 사실에 머뭇거린다. 리처드는 1년 치의 여행 경비가 걸린 솔깃한 제안이지만 태미가 원치 않는다면 접으려고 한다. 그의 그러한 진심이 태미의 마음을 움직인다. 샌디에이고까지 무려 6500km에 달하는 긴 항해가 시작된다. 그런데 남태평양 한복판에서 무시무시한 허리케인이 그들의 요트를 집어삼키려고 달려든다.


발타자르 코루마퀴르 감독의 ‘어드리프트: 우리가 함께한 바다’(2018)는 1998년 태미 올드햄 애쉬크래프트가 쓴 ‘슬픔의 붉은 바다(Red Sky in Mourning: A True Story of Love, Loss and Survival at Sea)’를 원작으로 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그녀의 러브스토리가 스크린으로 옮겨지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긴박하면서 처절한 41일 간의 표류는 ‘JFK’(1991), ‘휴고’(2011), ‘헤이트풀8’(2015)의 촬영감독 로버트 리처드슨이 선연하게 담아냈다.


영화는 긴박한 조난보다 깊은 사랑을 더 크게 그리고 있다. 관객이 그들의 사랑에 온전히 물들려면, 그들의 감정선에 함께 젖어들어야 한다.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구조를 취한다. 문제는 과거와 현재의 시간이 물리는 접점이 다소 모호하면서 몰입을 깨트린다. 극적인 실화는 이미 그 자체로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매력을 지녔다. 그 장점을 십분 살리지 못한 선택은 아쉽다.


[박미영 작가 miyoung1223@naver.com

영화 시나리오 ‘하루’ ‘빙우’ ‘허브’, 국악뮤지컬 ‘변학도는 왜 향단에게 삐삐를 쳤는가?’, 동화 ‘꿈꾸는 초록빛 지구’ 등을 집필했다. 한겨레교육문화센터 스토리텔링 강사와 영화진흥위원회 시나리오 마켓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했고, 텐아시아에 영화 칼럼을 기고했다.]   





https://entertain.naver.com/read?oid=312&aid=0000346282

*텐아시아에 실린 리뷰를 다듬어서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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