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드로 플라스크 텀블러 , 클린켄틴 그리고 텀블러의 환경파괴 이야기
요즘 카페엔 머그컵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회사 사무실에서 텀블러 씻어 쓰는 사람들 보는 것도 흔한 일이 되었다. 게다가 21년부터는 카페에서 테이크아웃 고객에게 일회용 컵(종이컵) 무상 제공이 금지되고 식당, 카페 등에서 플라스틱 빨대, 스틱 등은 22년부터 전면 금지된다. 테이크아웃 고객이 일회용 컵 사용을 원할 경우에는 추가 비용을 내야 해서 주변에서 이제 텀블러를 더욱 자주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작년 10월 엠브레인에서 우리나라 19-59세 성인남녀 1,000명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쓰레기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되었다"라는 응답이 72.1%에 달했고, 환경보호 행동 중 텀블러 사용은 응답자의 30.1% 나 실전하고 있었다.
VSCO걸 되는 법을 알려주는 영상인데, 궁금하신 분은 참고하시길! (조회수가 50만에 육박한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18년 10월 EU(유럽연합)은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완전금지 법안을 통과시켰는데 여기도 21년부터 발효될 것으로 예상이 된다. 미국에서는 #VSCO걸(#비스코걸) 이라 불리는 10대 소녀들을 주축으로 #하이드로플라스크라는 브랜드의 텀블러가 열풍이다. 심지어 #텀블러계의 샤넬이라고 불리며 색깔, 사이즈별로 구매하여 인증샷을 올리기도 한다.
미국 수명 지구 사용 에너지양 분석 연구소(institute for life cycle energy analysis)의 연구에 따르면, 텀블러 사용으로 환경보호 효과를 얻으려면 유리 재질 텀블로 사용 시에는 최소 15회, 플라스틱 텀블러 사용은 17회, 세라믹 재질은 39회 사용해야 일회용 종이컵을 사용하는 것보다 환경을 보호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한다. (에코백도 사실 마찬가지다. 면 재질 에코백은 7,100번은 재사용해야 비닐봉지보다 환경을 보호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물론 해양생태계에 끼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비닐봉지 사용이 환경에 제일 나쁘다)
말하자면, 텀블러로 환경보호를 하고 싶다면, 텀블러 수집하기 등은 지양하고(누구나 집에 텀블러 2-3개쯤은 있잖아요?) 진짜(!) 친환경 텀블러 하나로 쓰고 또 쓰고 다회용품답게 사용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주장을 뒷받침해주는 한국 기후변화행동연구소의 연구결과가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텀블러의 온실가스 배출량(만들고 사용하고 폐기하는 모든 과정에서 배출된 배출량)은 671그램으로 플라스틱 컵의 13배, 종이컵의 24배이다. 아니 이게 무슨 소리야? 그러면 환경에 텀블러가 더 안 좋은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는 시점. 하지만 꾸준하게 사용할 경우 온실가스 배출량은 역전이 된다. 2년을 꾸준하게 텀블러를 쓸 경우, 꾸준하게 플라스틱 컵을 썼을 때보다 온실가스가 33배가량 감소한다.
텀블러 수집 그리고 구매만 하는 것은 환경파괴, 자원낭비이며 진짜 환경보호는 꾸준하게 텀블러를 잘 사용할 때 가능하다는 점을 명심해야겠다. 사용하지 않는 텀블러와 에코백이 너무 많다면? 가까운 지자체의 기부장터나 #제로마켓 같은 곳에 기부하는 것도 좋은 방법
만일 이 글을 읽는 당신이 한 에코백을 3년, 텀블러 하나를 2년 이상 사용했다면? 축하한다. 당신은 자타공인 환경보호 가이다. 어깨 피고 나 환경 보호 좀 하는 사람이야! 하고 우쭐대도 된다.
아무튼 이런 인식이 널리 퍼져서 기업이나 카페 브랜드 등에서 뭐 사면 텀블러 주고, 착한 기업 캠페인의 일환이다 뭐다 해서 텀블러 사라 기부해줄게 하는 마케팅 좀 지양되었으면 좋겠다. 차라리 텀블러 지참하면 할인을 더 해달라고요. 여러분 텀블러는 수집용품이 아니에요!
기존에 텀블러 갖고 계신 분들은 일단 2년 이상 꾸준하게 쓰시고, 나는 정말 오래 썼고 이제 바꿀 때 되었다 하시는 분들이나 텀블러가 아예 없어요! 하는 분들을 위한 진짜 환경에 도움되는 '친환경 텀블러' 소개 시간.
#1. 하이드로 플라스크 텀블러? 예쁘고 편하긴 한데...
Hydro Flask
앞서 잠깐 언급했던 #하이드로 플라스크 텀블러는 미국에서 대단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2009년 출시되어 아직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따끈따끈한 신생 브랜드임에도 11년도에 이미 백만병 넘게 팔았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직구로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았었는데, 얼마 전에 한국에도 공식 론칭을 했단다. 텀블러계의 샤넬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텀블러치곤 높은 가격대. 외국 유튜버들의 해당 텀블러 소개 영상을 보면 꼭 나오는 말이 '트렌디'이다. 그만큼 이걸 들고 다니면 '난 텀블러 써서 환경도 보호하지만 멋도 잃지 않는 핵인싸' 이런 느낌으로 여겨지는 듯하다.
하이드로 플라스크 텀블러의 공식 소개 영상
하이드로 플라스크 텀블러는 스트랩(Strap, 끈), 뚜껑(Cap), 병(Bottle), 병 보호용 고무(Boot) 등 총 4가지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7가지 사이즈, 14가지 색상을 텀블러를 구성하는 각각의 4가지 부분에 조합하면 무려 183,456가지의 조합(...)을 완성할 수 있다고 한다. 파우더 코팅이 되어 있어서 미끄러지지도 않고 컬러감도 고급스러운 편.
요즘 나오는 텀블러들이 대부분 그렇듯 BPA 프리 상품이며, 차가운 음료는 최대 24시간, 뜨거운 음료는 최대 12시간까지 온도를 유지한다. 그리고 와이드 마우스, 스탠다드 마우스 이렇게 나뉘어 있는데 와이드는 입구가 넓어서 세척이 용이하고 여름에 얼음 넣는 아이스 음료 마실 때도 좋을 것 같다. 스탠다드 마우스는 일반 텀블러보다 병 입구가 좀 작은데 덕분에 들고 다니면서 마시기에 좋더라. 밑에 boot를 끼면 텀블러도 보호되고 컵으로도 쓸 수 있고 색깔도 달리해서 패셔너블 해 보일 수도 있고 이런 점도 장점이긴 하다. 스테인리스 재질이라 물 맛 변질도 안될 거고.
가격은 앞서 말했듯이 좀 비싼 편인데, 18oz 텀블러는 현재 국내 공식 홈페이지에서 4만 7천 원에 팔고 있다. 21oz 사이즈는 5만 원, 밑에 끼우는 boot 하나가 1만 2천 원 정도. 그런데 딱히 텀블러 자체로서의 환경보호 기능? 외에는 친환경적인 브랜드는 아니다. 친환경을 위한 활동이나 연구나 그런 걸 한다기 보단 그냥 기능 괜찮고 스타일리시해서 들고 다니기 폼 나보이는 텀블러 느낌.
#2. 좀 덜 예뻐도 기능 면이나 환경보호 측면에서도 클린켄틴이 위너
Klean Kanteen
클린켄틴은 아마 캠핑하는 분들 외에는 우리나라에서 하이드로 플라스크보다는 인지도가 떨어지지만 요 근래 사용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났다. 미국 브랜드로 역시 가격은 하이드로 플라스크랑 엇비슷하다. 마찬가지로 한국에 공식 수입 업체가 있다.
사진만 봐도 알겠지만, 디자인적인 측면에서는 확실히 하이드로 플라스크가 더 귀엽고 예쁨. 그래도 클린켄틴 텀블러만의 매력이 있고 요즘 하이드로 플라스크 때문인지 엄청 컬러풀해졌다. 입구에 흘리지 않고 마실 수 있도록 디자인된 텀블러도 있어서 만족.
클린켄틴도 당연히 BPA 프리 상품이고, 식품 등급의 스테인리스와 식품용 실리콘을 사용해서 인체에 무해하고, 재활용이 가능한 텀블러이다. NGO GREENSCREEN 최고 등급인 레벨 4의 친환경 코팅을 업계에서 유일하게 사용하는 브랜드이다. 그리고 여기서 텀블러를 만들기 위해 개발한 기술들은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게 특허 출원을 안 했다고... 클린켄틴은 차가운 음료는 최대 100시간(!), 뜨거운 음료는 최대 30시간까지 온도를 유지한다. 기능적인 측면만 봐도 클린켄틴이 더 나은 것은 사실. (보온보다는 보냉에 특화된 브랜드) 기능은 물론 환경보호 측면에서 모로 보나 클린켄틴이 더 나은 제품이라 외국 유튜버들도 클린켄틴과 하이드로 플라스크 비교하며 클린켄틴을 추천하기도 한다.
(환경보호 운동가의 하이드로 플라스크 vs 클린켄틴 비교 영상. 결론은 어텀클 (어차피 텀블러는 클린켄틴))
#3. 우리나라 친환경 텀블러는 없나요?
아쉬운 점은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친환경 텀블러 대표 브랜드가 없다는 것인데, 최근에 국내 텀블러 브랜드 강자인 락앤락에서 친환경 트렌드에 에 발맞춰 여러 활동들을 하고 있어서 소개해본다.
락앤락은 올해 6월 경인가에 오래된 물병, 텀블러 수거 캠페인 '바꾸세요 캠페인 시즌2'를 진행했다. '바꾸세요' 캠페인은 락앤락이 2004년부터 거의 매년 시행하고 있는 자원순환 캠페인이다. 사용하지 않는 오래된 주방용품을 가져오면 전문 수거업체에 전달해 재활용하고 소비자들에게는 새 제품을 최대 절반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하는데, 이번에 3,000여 명이 몰렸다고 한다. 안 쓰는 텀블러가 넘쳐나는 상황에 정말 좋은 캠페인인 듯. 락앤락 칭찬해!
디자인적으로도 날로 발전해가고 있고, 위에 이미지 속 텀블러는 보온 보냉이 각각 12시간이 최대로 기능적인 측면에서는 아쉽지만 가격대 3만 7천 원이어서 가성비 굿인 제품이다. 아마 락앤락에서 좀 더 친환경적인 소재와 보온/보냉 기능 개선을 하여 친환경 브랜드로서 포지셔닝 제대로 한다면 위에 있는 클린켄틴이나 하이드로 플라스크보다 더 잘 팔릴 텐데... 물론 가격대도 같아진다면 경쟁력은 잘 모르겠다. 그래도 현재 환경보호 캠페인 등을 진행하고 노력하는 모습과 가성비 + 디자인 + 국내 상품이라는 것이 충분한 구매의 이유가 되지 않을까? 아무튼, 락앤락 포함하여 국내 텀블러 브랜드들 힘 내주세요! 국내 환경도 세계 환경도 보호하려 노력하는 그런 브랜드 나타나 주세요!
아무쪼록 텀블러 있는 분들께선 갖고 계신 텀블러 잘 사용하시다가 내후년쯤에 더 좋은 친환경소재와 기능을 갖춘 텀블러가 나타나면 바꾸시는 걸 강력히 추천드리며, 아직 텀블러가 없으시다면 친환경 텀블러 (이자 친환경 활동을 하는 브랜드의 텀블러라면 금상첨화) 하나 구매하셔서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작은 발걸음 동참해보시면 어떨까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