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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환 Jan 25. 2024

Generalist가 되자

대체불가능한 인재가 되기

늘 고민이 많았다. 한 기술에 정통하는 전문가인 specialist 그리고 다양한 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generalist 중 어느 길을 선택해야 할지. 언뜻 생각하면 ‘당연히 한 분야에 정통한 specialist가 더 전문성이 있는 게 아닌가?’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다양한 기술이 발 빠르게 발전하고 진입 장벽이 낮아지는 지금, 특정 기술에만 집중하는 직무는 쉽게 대체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미래에 수요나 희소가치도 중요하지만 결국엔 내 성향과도 맞아야 하는 것인데, 나는 기술도 좋지만 비즈니스나 다양한 분야를 넓게 아는 걸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서 generalist에 계속 관심이 갔다. 관련해서 주변 분들께 조언도 많이 얻고 스스로 고민도 많이 해봤다. 그리고 오늘 부로 이 고민에 대한 결론을 냈다.


미래에는 Generalist가 더 필요할 거야.

Generalist가 되자.


크게 확신을 얻게 된 계기는 세명의 영향력 있는 사람들의 조언이었다.


나의 상사이자 은사님이신 우리 회사 전무님께서 예전에 이렇게 말씀하신 적이 있다. '나는 이 업무 담당이고 이 업무를 잘하니까 이 일만 담당할 거야'라는 사람은 미래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지금 고집하는 그 기술이 또는 업무가 미래에는 도태될 기술 또는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업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미래의 업계 수요에 맞게 빠르게 직무나 기술을 전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축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듣고 전무님의 말씀이 옳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클라우드가 보편적으로 사용되면서 아주 쉽게 보안 설정, DB 설정을 클릭 몇 번으로 뚝-딱 끝낼 수 있다. 예전에는 네트워크를 제어하기 위해서 이것만 담당하는 방화벽 엔지니어, DB를 설치하기 위해 DB 엔지니어를 모두 따로 불러야 했다면, 이제는 클라우드 서비스 웹페이지에서 클릭 몇 번으로 네트워크 트래픽을 제어할 수 있고 원하는 DB를 설치할 수 있다. 이렇듯 지금 클라우드 엔지니어가 예전에 필요했던 여러 개의 직무를 대체하게 된 것이다.  


며칠 전 한 기업의 CTO께서 직무 멘토링을 해주시는 자리에 갔는데, 같은 이야기를 하시는 게 아닌가. CTO님은 우리 전무님의 조언과 무척 비슷하지만 다른 예시를 이야기하셨다. 예전에는 'C 개발자', 'Java 개발자'처럼  '개발자' 명칭 앞에 프로그래밍 언어 이름이 붙었다고. 그렇지만 지금은 기술의 발전 그리고 정보의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개발자들이 몇 개의 언어를 동시에 커버하기 때문에 특정 언어 개발자가 아닌 프론트앤드 개발자 또는 백엔드 개발자로 통칭한다는 것이다. 이렇듯이 IT 업계 인력들은 다양한 정보와 도구를 바탕으로 점점 더 넓은 기술 범위를 담당해나가고 있다.


그리고 오늘 유명한 연사분의 영상을 보면서 나의 오랜 고민에 대한 대답을 얻었다. 예전에는 평생직장이라는 개념 아래서 다양한 직무를 경험한 사람들이 고위직으로 승진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 시절에는 generalist가 중요했다. 그렇지만 오늘날은 조금 다른 이유로 generalist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 말 화두였던 ChatGPT를 비롯해서 우리의 생산성을 향상해 주는 도구가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때 우리는 이런 도구를 잘 활용해서 부족한 지식이나 능력을 보완하고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는 인프라가 생겼다. 이런 인프라는 모두에게 주어졌으니 인재의 차별성을 두게 하는 것이 의사결정 능력,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능동성 등인 것이다. 이때 말씀 하신 게 'fungable 한 사람'이었다. ’ 대체가능한 ‘이라는 뜻인데, 다양한 기술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업무를 능동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그런 generaliast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위 세분의 이야기를 잘 들여다보면 구체적인 예시는 다르지만 모두 같은 의미이다. 우리는 원하는 정보를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고, 어려운 기술들도 다양한 툴로 손쉽게 처리할 수 있는 시대에서 살고 있다. 새로운 기술들이 생겨나면서 기존의 직무를 대체하고 또 새로운 직무가 생겨날 것이다. 그때 내 흥미를 일으키는 기술과 그 안에서의 내 역할을 빠르게 파악하고 날개를 펼치고 싶다. 나는 generalist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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