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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냥이 Aug 19. 2022

중재자의 재능

오늘 하루도 금요일치고 꽤나 쿨하고 스무스하게 마무리 했고

이제 주말을 포함해 6일간의 휴가가 시작되는 저녁이다.


꽤나 FRESH한 기분으로 집에 들어왔는데

집에 오자마자 보게된 풍경이 가관이었다. 


술에 만취하신 아버지가

모종의 이유로 부엌에서 일하고계신 엄마에게 

음~뭐랄까... 


지X염X을 하고 계셨으니까.


아버지는 기본적으로 꽤 괜찮은분이시지만. 

안좋은 상황 & 알코올의 조합을 능가할만큼 괜찮은 분은 못된다.


그나저나, 지X염X이라... 

윗사람에게 무례한 표현이지만 

실질적 분노의 제공자도 아닌 본인의 배우자에게 

그러는 모습을 보고있자니 일종의 "신사력"이 발동해서 

아무리 내 아버지라고 해도 달리 좋게 표현할 방법없는거다. 


난 일단 방으로 들어가 엄마와 언성이 오고가는걸 가만히 들어봤다. 

아버지는 술기운덕에 한-껏 격양이되었는지

집안에 자신의 목소리가 닿지않는 공간이 없을정도로

한창 높은 볼륨의 멘트를 쏘아대고계셨다.

그덕에 대충 상황의 자초지종을 파악하는게 가능했다.


요약하자면~ 

엄마의 요청으로 아버지가 엄마에게 도움이 되고자 

한번 좋은 일을 해보려고 시도했던게

모종의 이유로 과정에서 심히 틀어져 파토난것이다. 


아버지는 그에 대해 이해받고 싶었고

누군가의 위로와 공감, 혹은 격려가 필요했던건데

그게 뭔가 마음과 다르게 

꽤나 X같은 방법으로 표출되는거다.


모종의 상황으로 인한 

분노와 서운함과 억울함이라....

따지고보면 세상 누구나 다 그런게 있는거지. 


자식이자 관전자 입장에서 아버지가 나이도 있으시니 

적당히하다가 알아서 그만하시겠지~라는 작은소망이 있었는데... 


젠장 바랄걸 바래야지. ㅋㅋㅋ


방밖에서 기물을 파손하는걸로 추정되는 소리가 들릴즈음 

안되겠다 싶어서 바로 개입했다.


내가 어떤 중재자 역활에 재능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뭐 없으면 어쩔건데, 상황이 악화되는걸 계속 구경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일단 아버지를 진정시키는걸 최우선 목표로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충분히 공감하고

완전히 이해한다는듯이 메소드연기를 했다. 


그리고 다행히도 내 연기는 효과가 있었다.


효과가 있었는지는 어떻게 알았냐고 묻는다면

아들칭찬 인색한 아버지 입에서 "니가 엄마보다 낫다" 소리가 나왔으니까. ㅋㅋ

이정도면 효과가 있는걸로 간주해도 되겠지싶다.


아무튼, 엄마에게 아버지가 거의 2시간 지X염X 할 수 있는거

내가 한 20분정도로 단축시킨거다.


내가 이번에 중재를 시도한 이유는 

당연 "가족이니까" 도 있지만, 다른 이유도 있었다.

요전번 엄마로부터 얻은 빚을 청산하기 위해서다. 


얼마 전 내가 고가의 소비를 했던건에 관하여 

엄마는 어른스러우면서도 특유의 개성있는 방법으로 

먼저 나를 용서해주셨다. 


나는 그게 꽤나 고마웠다.


그러니까 오늘 내가 아버지의 염X타임을 단축시켜준게 

엄마에게 조금이나마 보답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제 6일간의 휴가를 속편한 마인드로 

진짜 시작해볼까 한다. 


레츠기릿, 휴우우우우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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