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기의 직장생활
수요일.
오전.
회사에서 파트장님이 사원들을 3~4명씩 모아서
스케줄을 맞춰 최근 업계의 동향과 관심 이슈들...
그리고 그에 대한 회사의 방향성과 방침 등을 설명하는
일종의 올해의 뉴스같은 소식들을 알려주고 교육하는 시간을 가졌다.
파트장님에게 전해들은 내용중에서 특히 신경쓰였던 뉴스가 있다.
어느 새 우리 주변에 와닿을정도로 상용화가 되어버린
의료물류업계의 기계화, 자동화 이슈를 다루며
파트장님은 사원들에게 기계가 사람의 자리를 대체해버릴 수 있는
어느 시점에는 분명 찾아올 디스토피아적인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언젠가 너희 역활이 기계에게 먹혀서 다 대체될 수 있다.
그러니 장차 기계가 못할 일을 할 수 있는 인재가 되어야한다는....
모종의 자각과 긴장감을 주는 뉘앙스의 이야기들...
나는 그에 대해 좌시할 수 없었다.
도무지 입이 근질근질 거려서 참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함께 교육에 참여한 직원들과 모든 인류를 대표해서
목소리에 신념을 담아 이렇게 이야기했다.
언젠가 기계가 인간의 자리를 대체할 날이 오겠죠.
하지만, 그게 오늘은 아닐겁니다.
공기가 잠시 멈춘 것 같은 짧은 정적.
그에 이어서 그 순간 마치 할말을 잃어버린 듯한 파트장의 멋쩍은 웃음과
그 자리에 함께한 동료들의 흐뭇한 미소를 조용히 바라보면서
나는 다시 한번 다짐했다.
내가 그 디스토피아를 미뤄주겠노라고.
내가 이 회사의 매버릭이자 존코너가 되어주겠노라고.
그 때 현장에 없었던 또 하나의 동료.
kys군에게 넌지시 그 자리에서의 영웅담을 들려주었더니
"그런 로봇들이 있다면 뚝빼기를 깨버리면 그만이죠." 라는 멋진 답변이 돌아왔다.
그래, 이렇게 미래를 밝혀줄 횃불이 이어지고있는한... 인류의 미래는 밝을 것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멸망이 언젠가 있더라도..
그게 오늘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