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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냥이 Jan 09. 2023

레저로서의 외로움

외로움.


연애를 하기 이전의 삶에서 때때로 찾아올 수 있는 센치한 감정이다.

난 내가 아직 솔로였던 때. 외로움과 관련된 이야기를하는 음악들을 접하며 

이성적, 감성적으로 공감하며 빠져들 수 있었던 때를 기억한다.


솔로였던 내눈에 비친 풍경들.

거리와 SNS, 화면안의 세계와 화면밖의 세계.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었고, 그들은 대체로 즐거워보였다. 


풍요속에 빈곤이라는 표현이 있듯.

혼자서 그런 광경을 가만히 보다보면 왠지모를 외로움을 느꼈던거 같다.


어쩐지 그많은 사람들 가운데 한명도 내 마음 알아주는 사람이 없는것만 같은 외로움.

한번도 완전히 해소된적 없었고, 해소되지 않고있으며, 해소되지 않을 것같은 외로움.


외로움이란 감정은 너무 심하게 외면하거나 부정하거나 방치해버리면 

나와 나의세계를 잡아먹고, 더 나아가 타인을 잡아먹을 수 있는 

잠재적 위험, 특성이 있다.


나이가 들어가고, 사람이 점차 성숙해지기 시작하면서

내 삶에서 외로움을 제거할 방법이 아닌 공존할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외로움과 조화롭게 공존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고민을 해야했고, 방법을 시도해야했다. 


외로움이란 감정과 상황을 자조하며 즐겨도보고, 같은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을 찾아

이 세상에 나혼자서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의식적으로 실감하며 연대감을 느끼기도 했다.


그런식으로 외로움이라는 풀,잡초가 항상 자라나는 마음에 스스로가 정원사가 되어서 

그런 풀이 자라날 때마다 다듬고, 가꾸고, 정리를 하는게 나의 내적인 소일거리였던거 같다.


특별한 보상이 없는 소일거리였지만 그렇다해도 

내 마음의 정원을 가꿔가는 일들을 피곤하거나 고단하게만 여기지 않았었고, 

어쩌면 오히려 제법 즐겼었던거 같다. 


외로움에 대해 이야기하는 세상의 많은 콘텐츠들에 

내가 더는 현재진행형으로 공감하지 못한다는 자각을 하게 되었을 때.

어쩐지 이유모를 아쉬움까지 느꼈던걸 보면 말이다.


혹자는 "이 인간은 별걸 다 아쉬워하네" 라고 할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기본적으로 나는 나라는 존재를 사랑해왔기 때문에 

내 삶에서 내가 느끼는 그 외로움마저 사랑했던거 같다.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나의 외로움을 즐기고 사랑하는 모습들이 

지금의 애인에게 좋은 의미로 어필되어서 

어느 순간 그녀가 더는 외롭지 않은 삶으로 나를 초대하게 되었고. 

그 때로부터 현재까지 행복한 연애를 하고 있다. 


이젠 내가 현재진행형으로 외로움이란 감정에 깊이 공감하고

그런 감성을 즐긴다는 이야기를 어디에서 한다면, 그건 완벽한 기만행위가 되겠지.


나는 이제 외로움에 대해 알고있는 사람이지만, 외로운 사람은 아니다.

그렇게 나의 전반적인 상황과 입장은 바뀌었지만 

그렇다해도 외로움에 대한 노래들을 여전히 즐기고있고,  앞으로도 찾을것 같다.


외로움에 대한 노래들은 그많던 나의 외로운 나날들을 

각자의 선율로 위로해주고, 공감해준 고마운 옛 동료, 친구이며

그저 음악 자체로서도 즐길 수 있는 여전히 좋은 컨텐츠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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